저 같은 개미도 자산 관리받으며 여유자금 모을 수 있나요? “물론입니다” 에임 이지혜 대표는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확신에 찬 목소리로 답했다. “혼자 하면 힘들고요. 저희와 함께하면 가능해요. 그런 분들을 위해서 에임 서비스를 만든 겁니다.”
이 대표는 인터뷰 내내 ‘고객’이란 단어를 입에서 떼지 않았다.
에임은 고액 자산가의 전유물이던 자산관리 대중화를 목표로 설립된 로보어드바이저 스타트업이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과 투자전문가의 합성어로 투자자의 자산운용과 자문 및 관리를 해주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사실 로보어드바이저 형태로 자산관리를 하는 일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이미 해외에서는 보편화돼있고 최근 국내에서도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들이 쏟아져나오면서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에임이 다른 국내 로보어드바이저와 비교해 특별한 이유는 100% 비대면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비대면 자산 일임 운용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기존 금융사를 통해야만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
“비대면 자산 일임은 규제 대상이지만 비대면 투자 자문에는 규제가 없어요. 그래서 투자자문 라이센스를 받고 앱을 만들어서 에임은 투자 자문만 하고 투자 승인은 사용자가 직접 버튼을 눌러 허락할 수 있게 만들었었어요. 규제를 넘기 위해 방책이었죠. 규제를 풀기 위해 자문 라인선스를 받는 데만 6개월이 걸렸어요.”
현재 기관을 통하지 않고 직접 고객과 만날 수 있는 로보어드바이저는 에임이 유일하다. 기관을 통할 필요 없이 모바일로 모든 것이 가능해지니 수수료도 낮출 수 있었다. 직구 서비스처럼 중개인이 없는 것이다.
◇ 수수료 0.5%, 닫힌 문을 여는 일= 에임의 목표는 일반인도 자산관리를 통해 자산을 증식하고 원하는 꿈을 이룰 수 있도록 가속 페달을 달아주는 것이다. 에임은 실제로 고객의 꿈을 함께 이룬다는 의미에서 가입시 ‘아름다운 결혼식 하기’ 등 각자의 목표를 설정하는 설문을 진행한다. 이를 위해 수수료를 업계 최저인 0.5%까지 낮췄다. 사실 투자 수익률에서 수수료를 빼면 진짜 고객이 가져가는 이익은 많지 않다는 것이 이 대표의 말이다. 고객을 위해 수수료를 낮추는 작업은 수많은 닫힌 문들을 여는 일이었다.
“증권사 35개 중 단 하나라도 열렸으면 했어요. 여러 증권사로부터 서비스는 좋은데…라는 말을 들었지만 수수료 부분을 포기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
다행히 증권사 한곳이 긍정적인 의견을 전했다. 한국투자증권이 에임과 함께 할 의사를 밝힌 것이다. 한투와 시스템 연계를 하는 데만 약 9개월이 걸렸다.한투는 에임 앱을 통해 매매 건마다 고객의 의견을 묻고, 주문을 하게 된다. 현재 에임은 클로즈베타 중이며 고객이 맡긴 자금은 77개국 1만 2,700여 개 종목에 분산투자되고 있다.
업계 최저 수수료, 비대면 외에도 에임이 가진 강점은 에임의 전문성에서 나온다. 이 대표는 미국 씨티그룹과 아카디안에서 100조 원 규모 운용자산을 운용하며 투자 알고리즘 개발을 담당한 알고리즘 투자 전문가다. 뉴욕에서 고액 연봉을 받으며 안정적인 생활을 하던 그녀가 주변에서 미쳤다는 소리까지 들으면서까지 스타트업으로 나온 이유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사실 투자는 알고리즘이 하고, 사람은 관리 감독하는 역할을 해요. 반복되는 일에 갈증이 생겼죠.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 그리고 정말 고객을 위한 금융회사를 만들고 싶었어요. 5년 동안 내 모든 것을 바쳐서 일해도 후회하지 않을 일인가? 그리고 이걸 꼭 내가 해야만 하는가? 에임을 설립하기 전에 끊임없이 했던 질문이에요.”
그렇다는 판단이 서자 미련 없이 회사를 나왔다.
◇ 싱가포르 진출로 아시아 시장 잡는다= 에임은 현재 영국 액셀러이터인 스타트업부트캠프가 싱가포르에서 운영하는 핀테크 전문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애초에 글로벌 회사로 설립된 에임은 해외 진출의 시작을 핀테크 허브 중 하나인 싱가포르에서 할 예정이다.
“에임 시즌 1의 목표는 첫 번째 도시인 서울에서 에임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서비스를 만들어 고객의 손에 쥐여주는 것이었어요. 핀테크 관련 규제가 많아 그것을 푸는 것이 시즌 1의 과제였는데 창의적으로 풀어 고객을 확보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었죠. 이제 다른 국가의 고객을 만나러 갈 계획입니다”
에임이 첫 글로벌 진출 국가로 싱가포르를 선택한 이유는 아세안 지역으로의 확장을 위해서다. 아시아에 고객 자산관리에 대한 니즈가 있다고 판단했다.
“아시아 자산 관리 허브는 싱가포르예요. 싱가포르에서 자리를 잡으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주변 아세안 지역까지 확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이곳에서 생각지도 못한 기회도 많이 만나고 있는데 국내 은행 규모의 몇 배나 되는 글로벌 은행에서도 저희 서비스에 관심을 보인다는 것도 신기하고 에임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에임은 양질의 자산관리를 낮은 수수료로 관리해 주는 금융 미디어 회사를 꿈꾼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제가 지금까지 해오던 일이이요 특별할 것이 없는 것이죠. 시장에는 양질의 자산관리를 해주는 알고리즘이 다양하게 많아요. 에임이 그 알고리즘 중 하나를 가지고 있는 것이고요. 에임이 되고자 하는 것은 우리만의 자산 관리 역량을 자산관리가 필요한 사람들과 연결해주는 미디어 같은 기업이 되는 것이에요. 더 큰 목표는 에임을 통해 자금을 모은 고객이 소비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에요.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소비가 이뤄지는 것이죠. 소비와 연계되는 투자 에임이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에임은 7월 초 싱가포르 법인을 설립하고 투자자문 라이선스를 획득한 후 정식 서비스를 런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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