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오의 재팬 스타트업] 자산 운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보어드바이저 웰스나비(WealthNavi)가 4월을 기점으로 운용 자산 100억 엔, 1만 8,000 신청 계좌를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7월 서비스를 런칭 이후 불과 9개월 만에 이뤄낸 성과다.
은퇴 시기가 빨라짐에 따라 퇴직금이 감소하고 연금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자산 운용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누구나 쉽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웰스나비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끈 것으로 보여진다. 투자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개인이 투자를 통해 자산을 운용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100세 시대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15년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 13.1%로 2030년에는 24.3%, 2060년에는 40.1%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55세 이상 고령자가 재취업에 나서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는데 단순히 일하는 즐거움보다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취업에 뛰어든다는 답변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만큼 노후 준비가 중요해지는 건 물론. 노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다양한 상품이 존재하는데 아직 우리나라는 국민연금에 대한 의존도가 대단히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국민연금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음에도 이미 받은 연금을 반납하거나 경력이 단절되어 납부를 중단했던 이들의 추납(추후납부)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웰스나비는 사용자가 설정한 리스크 수준과 자금 계획에 맞춰 해외 ETF(Exchange Traded Fund)를 이용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 기본적인 리밸런싱은 물론 절세(DeTAX), 장기 투자 지원 등 특허를 보유한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로보 어드바이저라는 이름에 맞게 포트폴리오 구성, 매매, 리밸런싱을 모두 자동 처리한다. 고객은 자산을 맡기고 성과를 살피며 옵션을 조정하는 것 외에 특별히 만질 일이 없다.
지난 2016년 사이버에이전트벤처스가 개최한 도쿄라이징엑스포2016에서 그랑프리도 수상한 바 있는 웰스나비 시바야마 대표는 미국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하고 프랑스에서 MBA를 수료, 국제 변호사 생활을 하다 일본 재무성에서 9년간 근무하며 국가 예산과 세금, 금융 정책 등을 만들어왔던 인물이다.
시바야마 대표는 웰스나비의 탄생 배경과 필요 이유로 “경제 상황의 악화로 일본 내 퇴직금 수준은 지속해서 떨어지고 있다”며 “현재 35살 직장인이 20년 뒤 퇴직한다고 했을 때 충분한 노후자금 확보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앞날이 창창한 젊은이들의 노후를 위해 창업했다는 것이다.
노후에 대한 불안과 자금 운용 필요성은 우리도 크게 다르지 않다.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시기가 미국보다도 빨라질만큼 사회 구성원의 변화가 빠른 탓이다. 국내에도 많은 로보 어드바이저 스타트업이 등장하고 있다. 다만 고객을 직접 만나지 않고 자금 운용을 진행하는 비대면 자산 일임 운용을 금지하고 있어 완벽한 로보 어드바이저를 서비스하기에 제약이 큰 상황이다.
웰스나비는 자체 서비스를 통한 고객 확보뿐 아니라 ‘SBI 증권’ 및 ‘주신 SBI 넷 은행’ 등과 업무 제휴를 통해 서비스 보급을 계속해서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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