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에도 인공지능 쇼크를 안겨줬던 알파고 대국 이후 코이케 마코토(Koike Makoto)라는 일본인이 구글 텐서플로우로 딥러닝을 이용한 오이 판별기를 개발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젠 전 세계 취미 애호가가 머신러닝을 이용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연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스웨덴 양봉가이자 발명가이기도 한 비요른 라거맨(Björn Lagerman)이라는 사람이 동료의 도움을 받아 비스캐닝(BeeScanning)이라는 앱을 개발했다. 이 앱은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에 컴퓨터비전 기술을 적용해 봉군을 위협하는 바로아 진드기 징후를 찾아낸다.
바로아 진드기는 벌에 기생해 말 그대로 벌의 생명을 갉아먹는다. 벌과 양봉가에선 악몽 그 자체인 것. 방치하면 봉군 전체가 붕괴된다. 이를 막으려면 꾸준한 관찰이 필요하지만 지금까지 바로아 진드기를 발견하는 방법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힘들었다. 바로아 진드기는 기하급수적으로 증식하는 탓에 초기에 발견하고 퇴치해야만 한다.
바로 여기에서 머신러닝 지식과 기술이 도움이 된다. 붉은색 진드기는 검은색인 벌과 등이 대비되기 때문에 객체 인식 알고리즘을 이용하면 벌 이미지에서 해충을 빠르게 찾아낼 수 있다.
연구팀은 전 세계 봉군 1만 개에서 4만 개에 달하는 이미지를 모았다. 수작업으로 일일이 진드기 수를 세고 직접 개발한 모델을 이용해 계산한 값과 비교하며 모델을 개선했다. 이 귀찮고 시간이 많이 드는 과정에는 벌을 알코올로 씻어 바로아 진드기와 분리하는 작업까지 포함되어 있다.
비스캐닝은 양봉가 입장에서 보면 바로아 진드기 존재 여부를 빠르게 점검할 수 있는 방법이다. 동시에 연구원에겐 바로아 진드기 연구를 위한 새로운 도구이기도 하다. 연구팀은 현재 화학 약품을 이용한 처치 방법은 장기적인 지속성이 없는 데다 저항성을 지닌 벌을 찾을 방법도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비스캐닝은 최근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를 통해 자금을 모으기도 했다. 연구팀은 다음 달까지 5,000달러를 모금하고 장기적으론 35만 달러를 모금하는 걸 목표로 세우고 있다. 초기 자금은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대중의 관심을 높이는데 사용할 예정. 라거맨은 올해 12월 마감인 유러피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European Innovation Program) 같은 곳으로부터 추가 지원도 받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비스캐닝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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