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오의 재팬 스타트업] 일본 정부는 지난 3월 24일 개최한 미래투자 회의에서 2017년부터 대학교가 학교 내에서 만들어진 스타트업 주식을 일정 기간 보유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혁하기로 했다. 대기업들의 대학생 창업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점차 활발해지고, 금융기관이 나서 벤처캐피털을 만드는 등, 대학생 창업에 대한 기대가 점차 높아진 것에 따른 결과로 보여진다.
‘평생 누구나 한번은 창업을 해야 하는 시대’ 지난 5월 23일 개최된 글로벌 스타트업 컨퍼런스 2017:봄에 참여한 고영하 회장의 발언이다. 삶은 길어지고, 평생직장의 개념이 옅어지며 창업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는 얘기다.
벤처인 벤처통계시스템에 따르면 2015년 국내 스타트업, 벤처기업 수는 3만 527개로 2010년 이후 매년 1,000여 개씩 증가하고 있다. 특히 대학생 창업이 크게 증가했다. 과거 정부의 창업 지원 정책이 큰 역할을 했고, 9.4%에 달하는 청년 실업 문제도 이유 가운데 하나다.
3만여 개에 달하는 스타트업 가운데 ‘대학교에서 설립된 스타트업은 총 747개’라고 한다. 대학생의 창업이 긍정적인 변화라는 의견이 많지만, 한편에서는 이러한 창업 열풍이 대학의 ‘과도한 실적주의’와 학생들의 ‘무분별한 스펙 쌓기’가 낳은 ‘비정상적인 결과’라 우려한다. 창업 3~4년 후 생존율이 20%를 밑돌고 대학 내 스타트업에 대한 관리가 매우 부족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 대학생 수는 2015년 기준 360만 명이다. 반면, 지난해 총무성의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일본의 대학생 수는 276만 명 수준이다. 우리나라 수치에는 방송통신대학교와 사이버대학교가 포함되어 있으나 ‘기타’로 분류된 수치를 빼더라도 국내 대학생 수는 일본을 크게 웃돌고 인구를 고려하면 대학 진학률은 더 큰 차이를 보인다.
일본 조사업체 ‘제국 데이터뱅크‘가 2017년 4월을 기점으로 국가 기업 데이터베이스, 신용정보 등을 통해 대학생 스타트업 데이터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대학에서 탄생한 스타트업의 수는 모두 858개로, 한국의 앞서는 규모다. ‘세상 마지막 종신고용의 세상’, ‘딱딱한 비즈니스의 표본’이라던 일본이지만 스타트업 붐은 한국에 뒤지지 않는다. 취업 빙하기라 불리던 시절부터 취업률 98%라는 사상 최대 취직 호황기인 현 상황까지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와 더 큰 차이가 있다.
동경대 출신 스타트업이 전체 10%로 가장 많고, 토호쿠 대학, 오사카 대학 등 상위 11개 대학 가운데 10개가 국립 대학이었다. 공립, 사립 대학 가운데는 게이오 대학이 26개 기업으로 선두고 와세다 대학이 18개 기업으로 그 뒤를 잇는다.
업종별로는 소프트웨어와 의료 관련 등 서비스업이 411개로 가장 많았고, 제조업(292개, 34%), 도매유통업(120개, 14%)순이며, 상위 3개 분야 스타트업이 전체 9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세부 업종을 살펴보면, IT기술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패키지 소프트웨어 제공 기업이 가장 많았으며, 의료기기나 약품 등을 연구하는 바이오 스타트업도 상위 업종으로 나타났다.
2015년 기준 매출 실적이 발표된 817개 스타트업을 살펴보면 5,000~1억 엔 미만의 기업이 377개로 가장 많고, 1억~10억 엔 수준의 스타트업이 260개 수준이다. 그 밖에 145개 기업은 연간 5,000만 엔 미만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벤처 기업 실적은 지난 2008년 리먼 쇼크 이후 주춤했지만 2011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여 2015년에는 1,848억 엔으로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적도 준수하다. 대학에서 시작한 스타트업 가운데 절반 이상이 흑자를 내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5년 실적이 발표된 기업 510개 기업 가운데 58.4%가 흑자다. 다만 5년 미만 기업의 경우 전체 61.7%가 적자로 기업 전체 적자 비중보다 20.1포인트 높은 수준인데, 이는 많은 기업이 연구 개발비 같은 투자가 선행된다는 점과 창업후 사업 모델 안정화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조사결과를 발표한 제국 데이터뱅크는 “일본은 제5기 과학 기술 기본 계획(2016~20년도)’을 통해 인재와 자금의 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학 기술 혁명에 힘을 쏟고 있다”고 밝히며, ‘대학에서 탄생한 벤처기업의 상당수가 흑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들의 수익이 대학으로 환원되어 더 나은 기업 환경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전했다.
한편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아이디어 스타트업의 경우 초기 투자 비용에 대한 큰 부담과 실제 판매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폐업하는 일도 많다”며, “정부와 지자체의 기업 지원이나 대학의 경영, 홍보 지원 등 초기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2017년부터 대학교가 학교 내에서 만들어진 스타트업의 주식을 일정 기간 보유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혁하기로 했다. 대학이 교내 스타트업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장려하기 위해서다.
대학정보사이트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대학생이 세운 스타트업은 747개’라고 한다. 한편에서는 이런 창업 열풍이 대학의 ‘과도한 실적주의’와 학생의 ‘무분별한 스펙 쌓기’가 낳은 ‘비정상적인 결과’라 지적한다. 창업 3~4년 후 생존율이 20%를 밑돌고 대학 내 스타트업에 대한 관리가 매우 부족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You must be logged in to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