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피부암을 진단하려면 조직검사를 해야 했다. 문제는 검사 결과를 얻기까지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고 피부 조직을 떼어내야 하는 탓에 흉터가 남는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조직 검사가 필요한지 아닌지를 사전에 확인하는 장비도 사용되지만 진단 정확도가 60%로 낮아 활용도는 크지 않다.
스파클립스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직검사를 하지 않고 피부에 레이저를 쏘는 것만으로도 피부암을 실시간으로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실시간으로 대상물질을 분석하는 레이저 분광 기술을 활용했다.
“레이저 분광 기술을 피부에 적용해 조직검사와 같은 수준의 진단 정확도를 보이는 솔루션을 개발했습니다. 저희 기술은 피부 조직을 직접 채취하지 않기 때문에 흉터도 남지 않고 진단 결과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요.”
스페클립스 변성현 대표는 스탠포드대학교에서 기계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보스턴컨설팅에서 경영 전략 컨설턴트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전략 컨설턴트로 일하며 조언자 역할을 하던 그는 좀 더 주도적인 일을 하고자 한국기계연구원 플라즈마 연구실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며 기회를 찾는다.
“연구실에 했던 프로젝트 중 하나가 스페클립스에 적용된 레이저 유도 플라즈마 분광 기술이었어요. 이 기술은 레이저를 발사해 실시간으로 대상물질을 분석하는 것인데요. 이 유용한 기술을 일상에서도 이용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을 많이 했었죠. ”
마침 연구실이 의대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 ‘레이저 분광 기술을 이용한 인체조직 분석’을 실험해 볼 수 있었다. 실험 결과가 좋아 의학 심포지엄에서 발표도 했다. 그때 발표를 지켜본 분당 서울대 병원 허창훈 교수가 큰 관심을 보여 레이저 분광 기술을 피부에 적용시켜 사업화 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게 된다. 스페클립스의 출발이었다피부암은 동양인보다는 멜라닌 색소가 적은 서양인에게 더 빈번하게 발생하는 질환이다. 자연스럽게 스페틀립스는 창업 초기부터 해외시장을 염두에 두고 사업을 진행했다. 미국은 피부 질환 의료 시장이 크지만, 피부암 진단 비용이 비싸다. 스페클립스는 별도 레이저 없이 기존 피부미용에 사용되는 레이저에 부착해서 사용하기 때문에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차별점을 내세웠다.
“처음에는 무작정, 미국 의료기기 잡지에 나온 미국 벤처캐피탈 100개 업체 웹사이트를 찾아다녔어요. 그중 저희와 비슷한 스타트업에 투자한 벤처캐피탈을 찾아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사실 이런 접근 방법은 효과적이지 않더라고요. 스타트업이 독자적인 능력으로 해외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는 쉽지 않아요.”
스페클립스의 해외 네트워크 구축은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도왔다.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 추천으로 보스턴에서 열리는 벤처경연대회인 ‘매스 챌린지’에 참가하게 됐어요. 대회 참가 전 사전 교육을 받았는데 그때 만난 멘토가 보스턴 대학 병원 피부과 학과장을 소개해줘서 현재 협력사로 관계를 맺을 수 있었죠. ”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 전담기관인 SK도 스페클립스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SK그룹 미국 법인 SK 이노파트너스의 도움으로 세계 3대 피부미용 레이저 기업에 스페클립스 제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 변 대표는 “직접 유통채널을 발굴해야 했다면 해외 시장 진출은 그만큼 어려워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클립스는 지난해 10월 소프트벵크벤처스 등 3개 국내 벤처캐피탈로부터 30억 원의 투자를 받아 본격적인 해외판매를 추진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임상 데이터 수집을 위해 미국 보스턴 대학 병원 피부과와 협력해왔고 현재 호주에서 임상 데이터 수집을 위한 병원을 물색 중에 있습니다. 2018년까지 유럽 및 호주에서 인증을 받고 본격적으로 판매에 나설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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