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이 좋아하는 숫자를 꼽자면 단연 ‘八(8)’이다. 큰 돈을 번다는 의미의 파차이(发财)의 发[fā] 파가 八[bā] 빠와 발음이 비슷해서다. 이들의 숫자 ‘8’에 대한 집착과 사랑은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개막시간을 보더라도 대충 짐작이 간다. 베이징 올림픽은 지난 2008년 8월 8일 오후8시 8분 8초에 막이 올랐다. 중국 IT매체 테크노드의 김민지, 유채원 기자가 현지에서 직접 중국인과 부대끼며 얻은 꿀팁을 8가지로 정리해 봤다.
- 위챗(WeChat)에 대한 개념 자체를 바꿔야 한다. 위챗은 중국에서 카카오톡이나 라인 같은 단순한 메신저가 아니다. 더 큰 범주로 보는 게 옳다. 차라리 소셜 네트워크인 페이스북과 결합됐다고 보는 게 현실적이다. 중국에서는 구글을 비롯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대부분의 소셜 네트워크 기반의 인터넷 서비스가 막혀 있다. 인터넷은 국경이 없다지만 중국은 여전히 국경이 존재한다는 점을 명심하자. 따라서 국내에서 여전히 먹히는(?) 전형적인 광고/마케팅툴을 중국 현지에서 사용하기란 쉽지 않다. 치밀한 현지화가 필요하다. 위챗에서 자신의 QR 코드를 생성해 서로 스캔하면서 번호 교환하는 게 중국에서는 일상이 된지 오래다. 따라서 이메일, 명함에도 QR 코드를 반드시 삽입하라고 그녀들은 조언한다.
- 위챗 모멘트로 자신을 알리자. 위챗 모멘트(moment)는 굳이 카카오를 예로 들자면 카카오스토리와 비슷한 서비스다. 페북에서 친구 맺으면 그 사람의 타임라인을 훑어 보듯 위챗 모멘트는 상대방에게 첫인상을 남기는 중요한 장소이자 PR 도구다. 단, 전제조건이 있다. 가급적 중국어로 쓸 것, 영어 역시 종종 써야한다. 그녀들은 중국어와 영어의 혼용(!) 비율을 약 8:2 정도로 하라고 레서피까지 귀뜸해줬다. 요즘 중국에선 영어를 잘 하는 것 또한 상대방에게 호감을 얻는 방법 중 하나라고 한다. 중국 본토에서 영어 배우기가 인기인 것도 같은 이유다. 그리고 게시물 발행 전에 반드시 중국 현지인에게 검토 받을 것. 아무리 번역기의 힘을 빌리더라도 어색한 표현이 있을 수 있고 우리가 모르는 금기시 되는 행동을 은연중에 포함했을 지 모르니까. 무엇보다 꾸준하게 쓰는 게 중요하다. ‘어제 고기를 먹었다. 친구를 만나 술을 마셨다.’처럼 단순하고 시시콜콜한 내용이라도 일기처럼 업데이트 주기가 일정해야 한다. 반대로 상대방의 위챗 모멘트를 통해 중국에서 있기 있는 분야나 트랜드, 상대방의 취향까지도 동시에 알 수 있다.
- 위챗 서치 기능 활용해 소개받기. 위챗 서치는 중국 휴대폰 번호를 등록해야만 가능한 서비스다. 위챗 모멘트에 있는 키워드를 검색해 지인의 네트워크에서 일괄 검색해 원하는 네트워크를 빠르게 찾거나 매칭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해준다. 예를들어 찾고자하는(혹은 원하는) 회사나 대표의 이름을 넣고 위챗 서치를 통해 위챗에 포함된 지인들의 네트워크를 통해 검색이 가능하다. 만약 찾고자 하는 업체를 A라는 위챗 지인이 알고 있다면 그에게 연락해 컨택 리스트를 공유하게 되는 것. 위챗 서치의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 가능한 많은 위챗 친구가 필요하다.
- 위챗 단체방에서 홍빠오(紅包) 쏘기. 홍빠오란 세뱃돈을 말한다. 우리가 부담없이 음료 기프티콘을 상대방에게 쏘는 것과 비슷하지만 단체방에 홍빠오를 던지면 먼저 클릭해 여는 사람이 그 안에 들어있는 돈을 본인 계좌로 챙기는 게 다를 뿐이다. 중국에서 홍빠오는 모바일 쿠폰처럼 다양한 곳에 쓰인다. 가까운 지인끼리 운을 시험하거나 심지어 비즈니스로 만난 사람과도 분위기 전환삼아 소액으로 하는 편이다. 이런 인기를 반영해 킥스타터에 홍빠오를 빨리 누르는 기계까지 팔릴 정도다.
- 네트워킹에 힘을 쏟자. 미팅 후 헤어지기 전에 함께 셀카 찍기도 이젠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지 오래다. 함께 찍은 사진을 위챗으로 공유하며 서툴더라도 중국어로 한두마디 써서 보내자. 완벽하게 한문장 구사가 어렵다면 영어를 섞어 써도 무방하다(이유는 2번에 있다). 그녀들은 미팅/인터뷰를 영어로 진행 했더라도 만남 이후 메일이나 문자로 인사를 할때는 가급적 중국어를 사용한다고 한다. 굳이 이렇게 행동하는 이유의 속내엔 ‘나는 2개국어를 할 줄 안다’가 숨어있고. 상대방은 ‘이 사람이 중국을/중국문화를 이해하려고 하는구나’라고 생각하게 된다고.
- 공유경제는 중국에서 요즘 가장 핫한 키워드다. 에어비앤비는 물론이고 공유 자전거인 oppo, 심지어 우산이나 농구공 마져도 공유경제를 통해 소유의 개념에서 공유의 개념으로 바뀌는 중이다. 곰곰히 생각해 보면 아직까지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서 개인 소유의 개념은 우리와 약간 괴리가 있다. 차라리 함께 쓰는 공유 개념이 그들에겐 잘 먹히는 방식일지 모른다. 하지만 이런 공유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결제나 보증을 위한 은행 계좌가 필요하다. 그녀들은 중국가서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이 은행 계좌를 만드는 것이라 말한다. 언어 소통에 지장이 없는 중국인 친구와 함께 여권 들고가서 만들면 된다. 중국 현지 휴대폰 번호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중국은 이제 거의 모든 인증 절차를 휴대폰 번호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곧장 위챗페이나 알리페이를 앱으로 다운받아 은행계정과 연동할 것. 참고로 중국은 일요일에도 은행 문이 연다. 이런 중국의 모바일 결제 시스템은 이제 편의점 뿐만 아니라 산골 구멍가게에서도 QR 코드를 통해 결제가 가능한 세상으로 탈바꿈시켰다. 조만간 거지도 QR 코드로 구걸을 하게될지 모를 일이라고.
- 중국에선 함께 식사하는게 비즈니스의 시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이 없어도 식사하고 일이 있으면 먼저 식사하고…”란 말이 있을 정도다. 미국같은 서구와는 완전히 다른 문화다. 식사 자리에서 비즈니스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반드시 식사를 함께 하라고 조언한다. 밥정(情)이 이렇게 무서운거다. 한마디로 중국가선 ‘혼밥할 생각마라’. 그렇다고 우리나라 식사 문화를 고스란히 접목하는 것 또한 그리 좋은 방법은 아니다. 밥만 먹지말고 식사자리에선 들으려 하지 말고 말할 것. 당장 모든 대화를 못 알아 듣더라도 듣는척 추임새(?)라도 넣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이 대화가 끝나면 어떤 화두를 던질지는 계속 생각해야 한다. 대화에 끼는 건 어려우니 차라리 대화를 자신의 페이스로 주도해 갈 것.
- 마지막은 중국어다. 앞서 말한 내용에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현지 언어의 구사 능력은 어느 나라에서 비즈니스를 하건 중요한 부분이다. 진정성 있는 대화를 진행할 수 있는 정도로 능력치를 올려야 한다. 점점 상위 직책자를 만날 수록 앞에서는 QR 코드를 공유하지만 나중에 친구 추가를 안 시키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그 사람이 나에게 흥미를 갖게하려면 첫인상과 대화만으로도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는 수준이 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