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디지털 창업과가 주최한 서울창업포럼 상반기 총회가 서울창업허브에서 30일 개최됐다. ‘스타트업 허브도시 서울로서의 발전방향’을 주제로 열린 이번 총회는 학계 전문가, 투자자, 스타트업 대표, 관계자가 한데 모여 스타트업 허브도시로서의 서울을 진단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논했다.
◇ 서울, 글로벌 스타트업 허브로 도약하려면?=첫 번째 순서로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이 ‘스타트업 허브도시 서울로서의 발전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임 센터장은 “지난 4년간 스타트업 생태계가 빠른 성장을 이뤘다”며 “서울이 한국의 스타트업 허브라는 점은 누구도 의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마따나 테헤란로를 중심으로 팁스타운, 마루180, 스타트업얼라이언스 등 스타트업 커뮤니티가 포진해 있으며 매일 다양한 행사가 펼쳐지고 있다.
하지만 생각해 볼 점은 세계 속 스타트업 허브로서 서울의 위상이다. 임 센터장은 “서울은 스타트업은 활성화 되고 있지만 아직 글로벌라이제이션까지는 도달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진단하며 글로벌스타트업 생태계 2017 리포트 내용을 소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스타트업 글로벌 허브 도시 순위는 실리콘밸리, 뉴욕, 런던, 베이징 순이다. 20위까지 발표한 순위에 서울은 포함되지 않았다. 평가요소는 ▲퍼포먼스 ▲펀딩 ▲시장규모 ▲인재 ▲스타트업 경험 총 5가지다. 스타트업이 많이 생기는 도시일수록(퍼포먼스), 스타트업이 투자 받을 환경이 조성되어 있고 좋은 벤처투자자가 많을수록(펀딩) 시장규모가 크고 해외 시장과 연결성이 좋을수록(시장규모) 높은 점수를 받았다. 또한 스타트업을 경험해본 엔지니어가 많거나 해외 유명 엔지니어가 선호하는 지역일수록(인재) 스타트업을 크게 키워본 창업가가 많을수록(스타트업 경험) 유리했다.
서울은 퍼포먼스, 펀딩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인재, 스타트업 경험, 시장 규모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임 센터장은 “서울은 스타트업이 많으나 엑싯한 스타트업이 많지 않고 해외시장과 단절되어 있다는 약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한 “서울이 해외 인재가 일하고 싶어 하는 곳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며 ”비영어권인 이스라엘 텔아비브, 독일 베를린이 좋은 점수를 받은데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독일 베를린은 최근 유럽 스타트업 수도로 급부상하고 있다. 영어 사용이 편리하고 외지인이 워킹 비자 발급이 편한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 물가가 싸고 대기업이 많지 않다. 임 센터장은 “유럽 시장은 물론 전 세계를 상대로 하는 글로벌 스타트업이 베를린으로 본사를 옮기는 경우가 많다”며 “베를린처럼 젊은이가 둥지를 틀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조성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스타트업 허브로 나아가기 위해 서울은 어떤 강점을 살려야 할까. 먼저 서울은 천만 이상의 인구를 가진 거대도시다. 모바일망과 대중교통 등 사회 인프라가 비교적 잘 정비되어 있다. 서울창업허브, 위워크 등 공공스타트업지원센터와 코워킹 플레이스가 마련되어 있다. 게다가 벤처투자자 90% 이상이 서울에 몰려있고 한국을 대표하는 주요 대학도 서울 소재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경쟁도시와 비교해 물가가 비싸고 상대적으로 외국인에게 배타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다. 내국인 위주의 지원, 한국 스타트업에게만 투자하는 관행, 적은 엑싯 사례, 스타트업 경험이 풍부한 인재가 많지 않다는 점은 극복해야 할 부분이다.
임 센터장은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가 해외스타트업 유치를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한다. 예컨대 해외 유학생이나 해외 인재가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매칭프로그램을 개최하고 스타트업 비자를 제공하는 것이다.
나아가 임 센터장은 “스타트업 선순환 생태계를 만드는 일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 대학의 인재가 지리적으로 인접한 곳에서 긴밀한 생태계를 만들어나가는 미국 팔로알토 지역이 대표적인 예다. 임 센터장은 “우리나라도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대학과 스타트업을 더 가깝게 연결해 인재를 확보하고 경험위주의 창업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스타트업 문화 확산 ▲벤처투자자 생태계선진화 ▲스타트업 중심이 되는 정책 ▲규제 선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서울창업허브, 창업특별시 서울을 위한 전진기지=두 번째 순서로 김혜경 서울창업허브 창업보육팀장이 ‘서울창업허브 운영계획’에 대해 발표했다.
김 팀장은 서울창업허브를 “창업을 희망하는 이들이 모든 기회를 만날 수 있는 곳, 창업특별시 서울을 구현하는 CPU”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서울창업허브는 창업생태계활성화 촉진자, 창업 전주기 지원자로서의 역할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창업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전략은 ▲시 창업센터 지원서비스 연계확산 ▲대학 대학생 창업활동 촉진 지원 ▲민간 중앙정부 연계사업 강화 ▲창업문화 저변 확선 ▲창업정책 정보 플랫폼 구축 제공 크게 5가지다. 이 중 시 창업센터 지원서비스 연계 전략의 경우, 시 산하 창업센터가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해외마케팅 지원, 보육 매니저 역량 강화 등 기존 연계가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창업정책 정보 플랫폼도 구축한다. 김 팀장은 “정보가 많아도 산재되어 있어 정보를 찾고 활용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창업성과 공유 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기업과 투자자, 고객 정보를 통합해서 제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를 통해 창업에 관심 있는 일반 시민과 스타트업이 자유롭게 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창업 전주기에 따른 단계별 지원 전략도 소개했다. 예비창업자의 경우 연간 우수 예비창업자 300팀을 선발, 사업성 검증을 위한 4개월 집중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초기창업기업은 서울창업허브 2층에 위치한 프리 IR 센터에서 컨설팅 지원을, 성장 기업에는 매출증대와 글로벌 진출을 위한 멘토링, 컨설팅, 해외 현지 지원 등의 지원도 이뤄질 예정이다.
김 팀장은 “서울창업허브에서 민관, 중앙과 지방 기관이 함께 힘을 모아 창업지원에 온 힘을 쏟겠다”며 “스타트업 지원은 물론 창업가가 모이고 교류하는 장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 스타트업, 로켓이 되기 위한 3가지 조건=세 번째 순서로 김종윤 야놀자 부대표가 ‘스타트업 허브 도시 서울에 대한 바람’에 대해 이야기했다. 김 부사장은 유니콘 스타트업이 되기 위한 고민,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해야 할 일에 대해 전했다.
김 부대표는 로켓 발사 영상을 통해 서문을 열었다. 그에 따르면 스타트업과 로켓은 유사한 점이 많다. 김 부대표는 “로켓을 발사하고 나면 성공과 실패, 두 갈림길에 서게 되는데, 로켓이 성공하는 것과 스타트업이 성공하는 것이 비슷한 선상에 있기 때문”이라며 “결국 어떻게 유니콘 스타트업이 될 것이냐에 대한 답은 로켓이 성공적으로 궤도에 도달하기 위한 조건을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부대표가 말하는 로켓발사 성공 조건은 세 가지다. 첫 번째로 천장이 없어야 한다. 두 번째 요건은 충분한 연료가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고장이나 폭발이 발생하면 안 된다. 로켓을 스타트업으로 치환하면 다음과 같다.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는 매력적인 시장이 존재해야 하고 충분한 펀딩과 지원이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수한 기술과 인력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김 부대표는 먼저 매력적인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 “스타트업 시장에 존재하는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비용적인 부분에서 구조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스타트업 사업 모델에 대한 규제 개선이다. 더불어 김 부대표는 테스트가 용이한 환경을 조성하고 스타트업이 사업성을 시험해볼 수 있도록 도와주길 당부했다. 스타트업이 지속적으로 마케팅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지원도 필요하다. 그는 O2O 얼라이언스를 예로 들며 “다양한 서비스 연결을 통해 고객을 모집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두 번째 요건인 펀딩은 원스톱 서비스로 이뤄져야 한다. 스타트업을 위한 금전적, 비금전적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김 부대표는 “서울창업허브와 같이 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원스탑 서비스를 강화하고 다양한 펀딩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며 “스타트업이 자체적으로 체계적인 펀딩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멘토링 기회 확산을 통해 스타트업이 실질적인 노하우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성공한 스타트업을 배출하려면 서울시와 플랫폼 사업자, 스타트업으로 이어지는 전체 스타트업 생태계 시스템 강화가 필요하다. 김 부대표는 이를 통해 “스타트업 창업자뿐 아니라 많은 수의 인력이 스타트업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기꺼이 스타트업에 들어올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스타트업 종사가 경력단절로 치부되지 않고 단계별로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성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발표 후에는 창업포럼 우수 연구과제 발표와 서울창업포럼 교육 ▲재창업 ▲브랜드 ▲마케팅 ▲글로벌 ▲투자 ▲창업지원 7개 분과의 2017년 연구 발표 시간이 이어졌다. 행사에 참여한 조희배 서울창업포럼 지원분과위원은 “올해 포럼은 실현 가능하고 구체적인 연구주제를 통해 서울시 창업정책에 더욱 많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유관 산업과 연계해 실효성 있는 창업생태계를 만들어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창업포럼은 학계와 연구기관, 투자자, 컨설턴트 등 창업생태계에 속한 100여명이 모여 활동하고 있는 단체로 창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제안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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