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승호의 베타테스트] 로봇에 미친 창업자와 분야별 로봇 전문가들로 구성된 럭스로보(Luxrobo). 럭스로보는 로봇 및 사물인터넷(IoT) 스타트업으로 전문 지식 없이도 장난감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사물로보틱스(RoT, Robotics of Things) 플랫폼을 개발한다.
럭스로보는 팀 구성원이 수십번의 국내외 로봇 경진대회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을 정도로 전문성을 갖췄다. 퓨처플레이 보육팀으로 최근엔 카카오로부터 40억 원을 투자받으면서 전도유망한 로봇 기업으로 미디어 노출도 많이 됐다. 크게 성장할 회사라는 것은 많이 알려졌지만 럭스로보가 만드는 로봇 플랫폼은 어떤 제품인지, 왜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사용되고 있는지, 정말 쉽게 만들 수 있는지가 궁금했다. 럭스로보가 만든 로봇 모듈을 조합하면 누구나 쉽게 원하는 장난감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럭스로보의 박휘재 프로덕트매니저를 만나 코딩에 어떤 지식도 없는 사람이 얼마나 쉽고 재밌게 제품을 만들 수 있는지 직접 확인해봤다.
먼저 모디(MODI) 박스를 받았다. 모디는 럭스로보가 만드는 모듈의 이름. 판매되는 제품은 두 가지인데 큰 세트를 받았다. 모디 박스 안의 구성을 살펴보면 서로 다른 기능을 가진 모듈 13개와 장난감 조립을 위한 레고 블록, 바퀴 등이 빼곡히 들어있다.
각 모듈을 살펴보면 보라색은 입력(INPUT)모듈이고 주황색은 출력(OUTPUT)모듈이다. 모듈은 서로 다른 고유 기능을 갖고 있다. 입력(INPUT) 모듈은 자이로코프 모듈, 버튼 모듈, 마이크 모듈, 초음파 모듈, 다이얼 모듈 등이며 말 그대로 신호를 주는 기능을 한다. 스피커 모듈, LED모듈, 디스플레이 모듈 등으로 구성된 출력(OUTPUT) 모듈은 인풋 모듈을 통해 일어나는 결과를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모디라는 이름도 귀엽지만 가로 세로 길이가 약 2cm 정도 되는 정사각형 모듈은 더 귀엽다. 각 모듈은 방향과 관계없이 자석으로 연결할 수 있는데 손에 착착 감기는 느낌이라 이리저리 뗐다 붙였다 자꾸만 조몰락하고 싶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모디 모듈을 본 사람들 열에 아홉이 이게 뭐냐며 만져볼 정도다. 2017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수상작이라는 모디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가지고 놀기 좋은 장난감 같다.
모디를 사용해 보기 전에 가장 먼저 할 것은 럭스로보 사이트에서 코딩 프로그램인 모디스튜디오를 내려받는 일. 맥버전, 윈도우버전 두 가지를 제공한다. 윈도우버전을 내려받아 깔았다. 이제 직접 코딩을 해서 모듈에 넣어볼 차례. 기자의 코딩 지식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아두이노 키트로 제품을 만들어본 경험이 한번 있으니 글을 읽고 컴퓨터에 숫자와 글을 입력할 수 있는 수준인 초등학생 정도라고 해두자.
프로그램을 열고 뉴프로젝트에 이름을 만들어 넣으면 준비완료. 왼쪽에는 코드 에디터 창이 뜨고 오른쪽에는 모듈맵이 있어 연결된 모듈 모양이 그대로 나타난다. 코딩 방법은 직접 코딩을 하는 방식이 아닌 IF, WHILE, LOOP 등 코딩 문법들을 코드 에디터 창에 끌어와서 하는 형태다. 지식이 없어도 쉽게 코딩을 할 수 있는 이유다.
IF 조건을 이용해 불을 켜고 끄는 가장 기초 단계의 코딩을 한번 해봤다. 왼쪽 코드 에디터 창에 text 가 2일 때 파란불이 LED 모듈에 자동으로 나타나도록 코딩을 했다. 불이 켜지고 꺼지는 범위를 정해서 넣고 켜져 있는 시간을 1초로 맞추니 아래 영상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인풋 모듈인 다이얼 모듈을 끼우고 다이얼을 돌리면 불이 켜지고 꺼지는 것도 해봤다. 설명을 듣고 해본 단 한 번의 테스트로 사용 방법이 쉽고 직관적이란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번엔 레고블록과 바퀴를 모듈에 조립해 RC카를 만들어봤다. RC카를 만들기 위해 먼저 베터리모듈, 콘트롤 모듈, 모터모듈, 자이로축 모듈, 네트워크 모듈을 준비했다. 네트워크 모듈이 연결됐는지 확인한 후 스피드, 축 수치를 코딩해 넣고 업로드 하니 콘트롤러로 조종해 앞뒤로 움직이는 자동차가 순식간에 만들어졌다. 코딩 예시를 참고하면 약 5분 정도밖에 걸릴지 않을 정도로 빠르고 쉽게 하나의 장난감을 만들 수 있다. RC카를 만들기 위한 코딩 예시는 럭스로보 커뮤니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직 정시 출시된 것은 아니지만 로보럭스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으면 스마트폰으로도 자동차를 컨트롤 할 수 있다.
아두이노 키트로 제품을 만들어본 경험과 모디 사용 경험을 비교해보면 모디는 손이 많이 가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좋다. 키트에 직접 전선을 연결하는 번거로운 과정도 없고 사용 방법이 쉬워 무언가를 만드는데 오래 걸리지도 않는다는 점. 코딩도 직접 할 필요 없이 코딩 문법을을 끌어 당겨서 여러가지 시도해볼 수 있다는 것도 편했다. 짧은 체험을 마치고 사용 방법이 너무 쉽다고 하니 어른들은 이렇게 설명해줘도 어렵다고 할 때가 많은데 오히려 아이들이 이것저것 만들어보면서 생각지도 못한 것들을 만들어낸다는 답이 돌아왔다.
럭스로보 홈페이지에 가면 모디를 가지고 혼자서 여러 장난감을 만들어 볼 수 있도록 크리에이션북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모디 모듈을 응용해서 약 100개 정도의 장난감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그중 럭스로보가 직접 만들어 컨퍼런스나 행사장에서 선보였던 몇 가지 장난감도 이날 볼 수 있었다.
모디는 아직 국내에서는 구매할 수 없다. 지난해 킥스타터를 통해 후원한 구매자에게 이제 막 배송을 마친 상태다. 모디 가격은 큰 세트 기준 약 63만 선으로 책정될 예정이라고 한다. 국내에서는 찾아볼 수 없지만 영국 중고등학교에 SW 교구로 공급돼 실제 교육용 교재로 사용되고 있다. 모디는 아직 베타 단계라고도 볼 수 있어 올해 글로벌 진출과 서비스 안정화에 주력할 예정이다. 럭스로보 김석중 이사는 “영국을 포함해 두바이등 글로벌 시장에서 반응이 좋아 연내 여러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앞으로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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