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는 귀하다. 혹자가 말했듯 ‘자식 낳는 심정’으로 빚어낸 창작자의 시간과 노력이 응축된 산물이다.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기도 어렵지만 그보다 더 보기 어려운 건 콘텐츠가 묻혀버리는 일이다. 한 번 보고 잊히는 게 아니라 콘텐츠를 원소스로 다양한 산업군과 연계한다면 오래두고 보고 듣고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연극, 여행, 거리 예술, 동영상 콘텐츠를 소재로 산업군에서 재탄생하고 있는 스타트업 4곳을 소개한다.
◇ 뮤지컬을 원소스로 다양한 산업군과 연계=문화공작소 상상마루는 뮤지컬 콘텐츠를 원형 모델로 캐릭터, 애니메이션, ICT 전시사업, 엠디, 관광 상품 등으로 확장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문화예술 스타트업이다. 뮤지컬, 연극을 원소스로 다양한 산업군과 연계해 수익모델을 확장해나간다.
엄동렬 상상마루 대표는 “대학로에는 120개 연극 공간이 밀집되어 있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지만 공연까지 보고 가는 문화로 연결되지는 못했다”며 “동대문과 문화네트워크로 연결, 브로드웨이에서 공연을 관람하듯 외국인 관광객도 즐길 수 있는 공연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상상마루의 첫 작품은 수학을 소재로 삼은 가족 뮤지컬 ‘캣조르바’다. 수학적 사고방식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고양이 탐정 스토리를 통해 2년 만에 해외 시장 진출의 포문을 열었다. 다음 작품은 한국 목욕 문화를 기반으로 한 ‘배쓰맨’이다. 엄 대표는 “세신 문화는 우리만의 독특한 문화로, 해외 관광객의 시선을 끌기 충분하다”며 “캐릭터화, 목욕제품 브랜드화, 온천 문화와 연결 등을 통해 콘텐츠와 지역 브랜드를 연계한 관광브랜드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장애인 맞춤형 여행 시장 공략=어뮤즈트래블은 장애인에게 특화된 여행상품을 제공한다. 일반 관광객에게 제주 성산일출봉에 오르는 여행상품을 제공한다면 시각장애인에게는 시각 외적인 감상을 느낄 수 있는 콘텐츠를 함께 제공한다. 스토리텔링을 통해 해당 지역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식이다. 오서연 어뮤즈트래블 대표는 “장애인 가족이나 당사자 또한 여행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그럼에도 이동이나 현장 변수로 인해 여행에 도전하지 못하고 있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오 대표는 또 “물리적으로 일반인과 같은 방식으로 보고 듣고 느낄 수 없는 부분을 장애인을 위한 맞춤형 콘텐츠로 극복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어뮤즈트래블 여행 상품2016년 9월 설립한 어뮤즈트레블에는 지난해만 250명의 고객이 찾았다. 입소문이 나면서 최근 전화 문의도 늘고 있다. 오 대표는 “개개인의 필요사항과 요구에 맞는 여행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여행 현지인과 여행객이 연결되는 플랫폼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첫 시도는 12일 공개되는 ‘어뮤즈스페셜 기획 발리여행’이다. 체크인부터 관광까지 발리 현지 호스트가 장애인 맞춤형 여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풀컨시어지 서비스다. 어뮤즈트레블은 발리 상품을 시작으로 일본, 태국, 유럽 등으로 장애인 여행 상품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 동영상에 나온 그 옷 뭐더라?=엠랩은 비디오태깅 서비스 플랫폼 엠스터브를 제공한다. 엠스터브는 동영상에 나온 정보를 검색하고 상품 구매, 장소 안내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홍의재 엠랩 대표는 “사람들은 동영상 위주로 콘텐츠를 소비한다”며 “집단 지성 자동 구축기술을 통해 동영상 속 인물, 장소, 사물 등에 대한 정보를 한 곳에 모아두면 정보를 검색하거나 구매 등의 서비스를 이용하기 수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엠스터브(mSTUV) 제품 구매 실행화면엠스터브 키태그 기능을 활용하면 시청중인 동영상과 매칭되는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일반 메신저처럼 영화 감상 중 장면에 실시간으로 자신의 의견을 달 수 있는 것은 물론 영상에서 원하는 부분을 빠르게 검색할 수도 있다.
현재 엠랩은 베트남과 터키, 핀란드 온라인 판매 회사와 영국, 프랑스, 이스라엘 미디어 채널과 업무협약을 채결하고 해외 시장 진출에 나섰다. 국내와 중국 런칭은 올 4분기로 예정되어 있다. 홍 대표는 “웹에 존재하는 동영상 정보를 수집하고 동영상을 매개로 한 올인원 서비스 구축할 것”이라며 “콘텐츠 사업자와 미디어 서비스 운영자, 상품 판매자가 이곳에서 적합한 고객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엠랩은 내년 말까지 60억 개 이상 데이터를 수집한다는 계획이다.
◇ 예술, 불타오르네=예술불꽃화랑은 불과 불꽃을 이용해 공연을 창작하는 불꽃연출단체다. 우리나라 유희문화 중심에 있던 불꽃공연인 ‘화희’를 재창작한 화산대, 시가 ‘공무도하가’를 불꽃과 공중퍼포먼스로 구성한 ‘신 공무도하’ 등 불과 타악, 무용, 음악을 결합한 공연을 선보인다. 한·불수교 130년 기념행사에서 프랑스 창작단체 까르나비에와 공동 창작한 ‘길&Passage’을 통해 거리예술 대표 단체로 주목받고 있다.
예술불꽃화랑 화산대 공연 모습하반기에는 7월 세빛둥둥섬에서 진행되는 한강몽땅축제를 시작으로 포항불빛축제, 8월 통영한산대첩축제, 9월 대구수성페스트벌 등 전국 곳곳에서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주연 화랑 기획팀장은 “해외 관광객이 한국에 올 때 꼭 보고가야 하는 공연 나아가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 상품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한편, 2017 콘텐츠코리아랩 기업지원센터 입주 스타트업을 소개하는 행사가 11일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렸다. 이 날 행사에는 문화공작소 상상마루, 엠랩, 어뮤즈트레블, 예술불꽃화랑이 참여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코리아랩 기업지원센터는 콘텐츠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사무공간부터 콘텐츠 기획·제작, 투자유치, 마케팅, 해외 진출까지 원스톱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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