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2년 만에 투자한 스타트업 2곳이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에 팔렸다. 글로벌 CVC 출신이 모여 만든 노틸러스벤처파트너스 얘기다. 2015년에 설립된 노틸러스벤처파트너스는 기술 기반 스타트업 투자에 특화된 벤처캐피털로 실리콘밸리 쿠퍼티노에 본사를 두고 있다.
노틸러스는 삼성벤처투자, 폭스콘 등 글로벌 기업 출신 CVC 투자 전문 인력으로 구성돼있다. CVC 2.0 이란 표어를 갖고 활동하는 만큼 CVC 의 단점은 줄이고 장점만을 살렸다.여기에 벤처캐피털의 빠른 의사결정 방식을 도입해 차별화를 꾀했다.
노틸러스벤처파트너스 한국지사는 삼성전자를 거쳐 삼성벤처투자에서 전략투자 업무를 진행했던 임성원 대표가 맡았다. 임 대표는 국내외에서 벤처 투자 25건을 진행하며 포도트리, 스와이프 등을 대기업에 엑싯한 경험을 갖고 있다.
노틸러스는 벤처캐피털의 빠른 의사 결정 모델과 CVC의 전략투자 모델의 장점만을 택해 LP에게는 원하는 스타트업을 소개하고 향후 M&A 단계에서 기업과 스타트업을 연결하는 브리지 역할을 한다.
“CVC의 단점은 의사결정이 느리다는 점이에요. 반면에 장점도 많아요. 기업이 보유한 글로벌 네트워크나 내부역량을 통해 투자 기업의 성장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줄 수 있다는 점은 강점이죠.”
노틸러스벤처파트너스 주요 투자 분야는 AI, IoT,바이오,헬스케어,핀테크 등이다. 2015년에 결성된 8천만 불 규모 펀드 1은 글로벌 기업인 폭스콘과 KDB산업은행 등이 LP로 참여했다. 펀드 중 70%는 북미 지역에 투자하고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에 나머지를 투자하고 있다.
지금까지 투자한 기업은 모두 16곳. 미국, 캐나다 등 북미 지역 스타트업이 대부분이며 이중 말루바(Maluuba)와 보크(Voke) 2곳이 투자 후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에 각각 인수됐다. 국내 기업은 개인 DNA 데이터를 가지고 약물 부작용 여부를 판단하는 스타트업 사이프롬(cipherome)과 플라스틱파이프에 무선으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기술을 가진 포인트2(Point2) 2곳에 투자를 진행했다. 두 곳 모두 글로벌에서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노틸러스벤처파트너스는 기술력과 글로벌 진출 가능성 여부를 가장 큰 투자 기준으로 잡고 있다.
“기술과 글로벌 가능성 두 가지가 만족되면 우리의 네트워크를 통해 미국 진출을 도와주고 있어요. 사실 미국 시장에 안착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에요. 저희가 가진 맨파워를 통해 큰 시장에 안착해 투자를 받고, 결과적으로는 엑싯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저희 목표에요.”
노틸러스벤처파트너스는 시장 규모가 작고 M&A가 상대적으로 적어 국내에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기술 기업의 글로벌 성장을 전방위로 지원한다. 투자 시점부터 실리콘밸리 기업들과 대등하게 평가받을 수 있는 수준으로 회사 구조와 펀딩구조를 함께 만들고 투자와 연계해 실리콘밸리에 진출할 수 있게 돕는다.
임 대표는 “청년 창업 활성화도 중요하지만, 전문 기술을 갖고 창업에 도전하는 경험 많은 창업자들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특히 기술 분야는 오랜 기간 투자해야 하는데 기술을 가진 창업자를 지원하는 생태계가 조성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국내 기술은 전세계에서도 탑 수준인데 지금까지는 기술을 가진 30~40 대 창업자들이 홀대 당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래도 최근 들어 기술 기반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노틸러스가 투자한 사이프롬과 포인트 2의 두 대표는 모두 현업 대학 교수로 관련 분야에서 오랜 연구와 사업경력을 쌓은 베테랑이다.
임 대표는 “국내 스타트업을 해외에 제대로 안착시키려면 양쪽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더욱 꼼꼼히 살핀다”고 전했다. 한국에서는 벨류가 높지만 해외에서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고 그 반대인 경우도 있어 투자 단계에서 신중을 기하지 않으면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좋은 기술 기업을 만나기 위해서 자기 세일즈도 서슴지 않는다. 먼저 알고 찾아오는 기업들도 많지만 좋은 팀에게는 먼저 러브콜도 보낸다.
“VC도 세일즈를 해야 해요. 우리도 스타트업을 보지만 스타트업도 저희를 평가해야 하는 거죠. 파트너 관계이기 때문에 VC와 스타트업의 궁합이 맞아야 투자하고 난 후에도 성공 가능성이 높아요.”
임 대표는 “2015년 결성된 펀드 1이 거의 소진돼 펀드 2를 조성하기 위해 요즘 많은 분들을 만나고 있다”며” 올 하반기 새로운 기술을 발굴하고자 하는 LP와 함께 기술 스타트업 2~3곳에 더 투자할 생각”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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