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 비즈니스를 지원하라
커머스 모델이 진짜 돈이 오고 가는 리얼 비즈니스라는 건 앞에서 강조한 바 있다. 여기 또 하나의 좋은 소식이 있다. 커뮤니케이션 모델과 정보검색 모델은 그 결과가 ‘도 아니면 모(All or Nothing)’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처럼 완전히 성공하거나 아니면 완전히 실패한다. 거의 중간이 없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유사한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동시에 이용하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정보검색 모델도 비슷하다.
반면에 커머스 모델에서는 엄청나게 많은 틈새가 있다. 유선 인터넷을 살펴보면, 일단 신세계몰, 현대몰 등과 같은 오프라인 기반 사업자들의 서비스가 있고, 인터파크 등과 같은 종합쇼핑몰, 오케이아웃도어닷컴 등과 같은 전문몰, 지마켓 등과 같은 오픈마켓, 원어데이 등과 같은 공동구매몰, 그 외 숱하게 많은 소호몰들이 돈을 벌고 있다. 역시 리얼 비즈니스인 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사업자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돈을 벌고 있는 것이다.
머지 않아 스마트폰 기반의 커머스 시장이 큰 폭으로 확대될 것이다. 그리고 유선 인터넷에서 그랬던 것처럼 다양한 커머스 분야에서 여러 업체들이 등장하여 돈을 벌 것이다. 여기에서 현재 가장 잘 나가고 있는 서비스, 그리고 미래가 기대되는 서비스를 각각 하나씩 살펴보자.
◆ 그루폰(Groupon)
벤처에 관심이 있는 사람, 그리고 인터넷 산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들 그루폰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여기에서 그루폰이 1년반만에 13억 5천만 달러의 시가에 도달한 사실, 전세계 230여 지역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고, 연 매출액이 5억 달러에 육박하며, 한국에도 진출했다는 사실 등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겠다. 그루폰을 비롯한 소셜 커머스에 대해서는 필자가 블로그에 시리즈로 쓴 글이 있으니 그것을 참고하기 바란다.
그루폰은 원래 유선 인터넷을 기반으로 시작한 비즈니스다. 그런데 최근 스마트폰에서 주목할만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루폰은 그 비즈니스 모델의 특성상 스마트폰이 아주 중요할 수 밖에 없다. 그루폰 애플리케이션은 LBS 기능을 통해 사용자가 위치한 지역의 딜 정보를 보여주고, 구매할 수 있으며, 지도로 위치를 안내하고, 구매한 쿠폰 정보를 바코드로 표시하여 해당 소매업체에서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국내에 그루폰 유사 서비스가 100여개 이상이 있지만 그루폰처럼 쓸만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해주는 데는 없다. 구매, 결제, 사용까지 모든 것을 스마트폰만으로 편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최근 그루폰 애플리케이션은 앱스토어 무료 애플리케이션 상위 50위 내에 거의 항상 포함되고 있다.
2010년 11월부터 그루폰은 소매업체가 손쉽게 고객이 구매한 쿠폰을 파악할 수 있는 ‘Groupon Merchants’라는 이름의 애플리케이션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소매업체가 이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아이폰의 카메라를 통해 쿠폰 바코드를 인식할 수 있고 또한 쿠폰 소지자가 구매한 총금액을 입력함으로써 쿠폰 금액 외에 추가 지불 내역도 집계할 수 있다.
기존에 소매업체는 종이로 출력한 고객 명단을 보면서 쿠폰을 일일이 확인해야만 했는데, 이제 아이폰을 통해 바로 쿠폰 처리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고객은 아이폰으로 쿠폰을 보여주고, 업소는 아이폰으로 쿠폰을 처리한다. 아이폰이 상거래의 핵심 도구로 자리잡은 것이다. 아마도 향후에는 스마트폰을 보여줄 필요도 없이 앉은 자리에서 처리를 완료하는 형태로 진화할 것이다. 또한 그루폰은 얼마 전 그룹탭(GroupTabs)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오픈한 바 있다. 해당 서비스의 동작 방식은 다음과 같다. 사용자는 그룹탭에 가입 후 공동구매 목록에서 참여를 예약한 다음, 해당 소매업체에 가서 체크인을 하고, 예고된 시간 내에 포스퀘어(Foursquare)로 체크인한 최소 인원수를 넘으면 소매업체는 할인 또는 특별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실제 사례를 살펴보자. 뉴욕 맨해튼의 술집인 ‘매케너즈 펍’ 경우, 그룹탭에 가입한 사람이 10명 이상 방문해 포스퀘어로 체크인을 하면 맥주 1잔당 추가 잔을 공짜로 주는 이벤트를 한 바 있다. 그룹탭은 시범 서비스를 거쳐 2010년 12월에 그룹탭 2.0으로 거듭날 것을 예고하고 있다.
◆ 숍킥(Shopkick)
그루폰이나 포스퀘어에 비해 숍킥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필자는 숍킥을 주목하라고 말하고 싶다. 숍킥은 포스퀘어와 비슷해 보이지만 그 비즈니스 모델에 있어서는 포스퀘어보다 훨씬 탁월하다.
숍킥은 매장의 실시간 할인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사용자가 매장에서 숍킥을 이용할 때마다 소매업체는 일정 비용을 부담하게 되는데, 이는 온라인에서 검색광고의 클릭 시 비용을 부담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현재 메이시 (Macy’ 베스트바이(Best Buy), 타겟(Target) 등 여러 업체가 참여 중이며, 베스트바이는 2010년 10월까지 미 전역 250개 매장에서 숍킥 서비스를 확대 도입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재미있는 점은 숍킥이 보여준 발상의 전환인데, 일반적으로 스마트폰의 LBS 기능은 사용자의 위치를 몇 미터 단위로 정확하게 측정하지는 못한다. 그에 따라 모든 서비스에서 훼이크(fake) 체크인이 가능하다. 또한 실내에서는 실외보다 측정 오차가 더 클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숍킥은 GPS가 아닌 독자적인 위치 정보 메커니즘을 통해 실제 매장에 방문한 고객을 정확하게 파악한다. 숍킥은 매장 천장에 디듀서(Deducer)라는 장치를 설치해서 장치에서 나오는 신호(사람의 귀로는 들을 수 없는 주파수)를 스마트폰의 마이크가 인식하는 방법으로 자동 체크인을 구현하고 있다. 숍킥에 따르면 매장마다 다른 신호를 전송한다고 한다.
이러한 자동 체크인을 통해 사용자의 관심사에 맞는 제품을 추천하거나 할인 쿠폰을 제공하게 되고, 또한 구매 패턴 및 성향을 파악할 수도 있고 해당 정보의 일부분을 소매업체와 공유하게 된다. 사용자는 체크인의 대가로 사이버 머니인 킥벅스(Kickbucks)를 받게 되는데, 사용자는 킥벅스를 이용해 제휴 매장에서 결제를 하거나, 페이스북에서 아이템을 구매하거나, 아이튠즈 스토어에서 음악을 구매할 수도 있다.
이처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은 단순히 기능의 제공이 아니라 실제 비즈니스와 결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초기 단계의 애플리케이션 판매 수준이 아니라 수백, 수천억 원의 진짜 사업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고, 우리의 실생활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이다. 만일 그런 성공을 꿈꾼다면 기능이나 기술이 아닌 비즈니스 모델의 연구에 투자하라.
글 : 류한석
출처 : 1등 아이폰 애플리케이션의 비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 관한 이야기 “App Story”가 연재 중입니다. “App Story”는 “1등 아이폰 애플리케이션의 비밀”의 Special Column 내용을 바탕으로 연재됨을 알려드립니다. “1등 아이폰 애플리케이션의 비밀”에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면서 겪은 시행착오들과 팁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 책과 저자 소개
* 세미나 발표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