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China] 지난 7월 21일 중국 항저우에 위치한 한 백화점에 무인 화장품 자판기가 등장했다. 알리바바 산하 B2C 플랫폼인 티몰(天猫)이 ‘티몰 색조 메이크업 축제’를 맞아 설치한 것. 자판기 화면에서 가상 메이크업 체험 서비스를 제공해 방문객은 물론 브랜드의 큰 관심을 끌었다.
중국 뷰티 업계에도 ‘신소매(新零售)’ 열풍이 불고 있다. 신소매는 알리바바 창립자인 마윈(马云)이 2016년 주창한 개념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물류가 결합하는 새로운 소매 형태를 말한다. 화장품은 온라인으로 체험할 시각적인 요소가 많은 데다 모바일 세대인 젊은 층을 주 고객으로 하기에 다양한 마케팅 기법을 시도하기 적합하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성공하기 어려웠던 브랜드엔 새로운 기회다.
뷰티 브랜드 로레알은 지난 618행사에 신소매의 선두주자 알리바바와 손잡고 주목할 만한 사례를 남겼다. 인터넷을 소비자와 소통하는 매체로 활용하는 전략을 쓰면서 티몰에서 매출액 1위를 차지했다.
놀랍게도 로레알은 그동안 중국 젊은 세대에게 큰 인기를 끌지 못한 브랜드였다. 80~90년대 분위기에 적합한 어른 세대가 쓴다는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 젊은 층을 공략해야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판단한 로레알은 그들의 관심이 몰리는 618행사에서 티몰을 전략적인 파트너이자 고객과의 접점으로 삼았다.
로레알은 티몰에 왕홍(网红) 등 KOL(Key Opinion Leader)을 대거 섭외해 상품을 소개하는 실시간방송을 진행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티몰이 사용자 개인의 취향을 파악해 최적화된 상품을 보여주는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효과는 더욱 컸다.
로레알은 또 티몰에 독점 콘텐츠를 제공하기도 했다. 칸 영화제 레드카펫 현장을 실시간으로 방송하며 영화제에 참여한 리위춘(李宇春) 같은 유명 인사 인터뷰도 전했다. 티몰은 실시간 방송을 사이트 메인에 노출해 구매 전환을 유도했다.
로레알이 618행사 캠페인으로 이뤄낸 성과는 이전부터 꾸준히 신소매 마케팅을 시도해 얻어낸 결과이기도 하다. 로레알 산하 브랜드인 라로슈포제가 진행한 ‘고양이 스캔(扫猫)’ 마케팅이 대표적이다. 소비자들은 라로슈포제 판매 매장에서 AR 기능을 통해 게임 ‘포켓몬고’처럼 라로슈포제 캐릭터 고양이를 찾고 할인권도 받았다. 젊은 층에 흥미를 유발하며 브랜드 이미지를 높였다는 평이다.
사실 이 캠페인도 알리바바의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지난 광군절에 알리바바가 스타벅스, KFC 등 소비자가 자주 찾는 매장에 티몰의 마스코트 고양이를 찾는 게임을 진행해 인기를 끌었기 때문.
한편 티몰은 단순히 상품 판매 채널이 아니라 브랜드가 의도한 사용자 경험을 극대화하는 테크 서비스 업체로 기능하고 있다. 알리바바 CMO 동번홍(董本洪)는 신소매 시대의 새로운 마케팅 방법론으로 설명한 유니 마케팅(Uni Marketing, 全域营销)이 그 출발점이다. 알리바바의 시스템 내에 저장된 소비자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한 전략을 짜고, 이를 확산 및 운영한다는 개념이다.
로레알차이나의 브랜드 관리 총괄 담당 마란(马岚)은 “모든 사고의 방향을 신소매에 집중시키고 있다”며 “사용자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하되, 판매는 자연스럽게 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사용자가 온·오프라인이 융합한 경험을 통해 구매를 결정하게끔 연결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로레알을 비롯해 신소매 국면에 돌입한 발 빠른 브랜드는 기존 소매 방식을 혁신적으로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알리바바 마윈이 말한 대로 30년 내 전자상거래는 신소매로 대체될 전망이다. 새로운 시대를 위한 마케팅 방식에 대해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위클리 차이나는 중국 마케팅 전문 기업인 투에이비가 제공하는 정보를 바탕으로 한다.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중국 관련 소식도 매주 제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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