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앱 스타트업인 스크루바와 제이피브라더스가 카피캣 논란에 휩싸였다. 스크루바는 10월 1일 자사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제이피브라더스가 선보인 최신 앱인 스냅킼(Snapkik)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
스크루바 측은 “1회용 필름 카메라 앱인 구닥(Gudak)은 상당 노력과 비용이 투여된 결과물로 안드로이드 버전 구닥 출시를 목전에 두고 있다”면서 “제이피브라더스가 이를 앞두고 내놓은 스냅킼이 구닥과 유사한 이미지와 컨셉트를 통해 많은 유저로 하여금 구닥 앱 안드로이드 버전이 출시된 것으로 오인, 혼동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스크루바 측은 카메라앱 선도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있는 기업이 신생업체 제품을 카피캣하는 건 과거 단순 베끼기 행태와 다를 게 없다고 보여져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또 법무법인과 법률 검토를 진행한 결과 제이피브라더스의 행위가 부정경쟁방지법과 관련 법 위반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언급했다. 어울러 제이피브라더스 측에 “추석 연휴 기간까지 이 건과 관련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법률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제이피브라더스 측도 빠르게 반응했다. 스크루바가 입장을 올린지 5시간 만에 마찬가지로 페이스북 페이지에 반박글을 올린 것. 이에 따르면 제이피브라더스 측은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으로 “구닥은 1회용 카메라 컨셉트를 적용한 최초의 앱” “구닥 고유의 디자인을 따라했다”는 2가지로 정의하고 이에 대한 자사 주장을 달았다.
먼저 구닥이 1회용 카메라 컨셉트를 적용한 최초의 앱은 사실과 다르다며 2016년 6월 17일 나온 1회용 앱 링크를 덧붙였다. 제이피브라더스는 “앱을 확인해보면 알지만 제한된 크기 브파인더에서의 촬영, 필름 단위 인화, 인화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3∼10일 걸리는 등 구닥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고 밝히고 있다.
적어도 스크루바가 올린 제이피브라더스 관련 글에는 자사 제품이 1회용 카메라 컨셉트를 적용한 최초 앱이라는 표현은 없다. 그럼에도 제이피브라더스가 이 같은 설명을 넣은 이유는 회사측 설명처럼 “작은 뷰파인더와 인화시간 등 1회용 카메라를 오마주한 여러 앱에서 찾아볼 수 있는 공통적 기회 요소”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는 구닥 고유의 디자인을 따라했다는 지적에 대한 반론. 제이피브라더스 측은 “구닥 측이 코닥의 펀세이버 디자인을 오마주해 디자인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하며 자사의 스냅킼 역시 1회용 카메라 제품을 설계하는데 고려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1회용 카메라를 실제로 사용하는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기존 제품의 디자인 요소를 일부 참고하게 됐다”는 것.
제이피브라더스는 스크루바의 법적 대응 방침에 대해 “이미 시장에 나온 보편적인 앱 형태임에도 법적 조치를 언급하는 걸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악의적 비방이나 도넘은 여론몰이가 아니라 1회용 카메라의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스마트폰 유저에게 줄 수 있는 건설적 노력과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마무리지었다. 다만 스크루바 측의 법적 대응에 대해 상응하는 조치는 밝히지 않았다.
이번 카피캣, 표절 논란은 지난 9월 30일 제이피브라더스가 구글플레이에 스냅킼을 내놓으면서 시작됐다. 지난 7월 스크루바가 앱스토어에 선보인 iOS용 구닥을 그대로 베꼈다는 반응이 나온 것. 더구나 스크루바 측은 앱스토어용 구닥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었다.
카피캣은 말 그대로 잘 나가는 제품을 그대로 따라 하는 미투 제품을 뜻한다.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도 카피캣 문제는 자주 발생해왔다. 지난해 7월 스타트업 시어스랩은 자사가 개발한 롤리캠을 네이버의 스노우가 표절했다는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또 파킹크라우드는 카카오파킹이 도입하려 한 차량번호 인식 기술이 자사 서비스를 따라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같은 문제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인 스냅의 경우 스냅챗이나 페이스북, 구글 등 대기업이 유사 서비스를 내놔 고전한다는 뉴스가 올라오기도 했다. 한 전문가는 “카피캣 대상이 대기업이나 정부기관 등 덩치 큰 곳이어도 문제지만 스타트업끼리 발생하는 카피캣 문제는 스타트업 생태계 성장을 위협할 수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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