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파운디드는 창업자 6명 모두가 디자인을 전공한 사람들이 모여 만든 스타트업이다. 모두 디자이너 출신이다 보니 이 직군의 문제점을 누구보다 잘 꿰뚫고 있는 사람들일터. 그들은 소규모 창작자를 비롯한 디자이너를 위한 플랫폼 비즈니스를 전개해가는 중이다.
처음 시작은 디자인 컨설팅 회사로 출발했다. 기업이나 업체에서 의뢰한 제품의 컨셉을 잡아 디자인을 제안해 주는 작업이다. 두번째는 소규모 창작자를 위한 매니지먼트 플랫폼이다. 디자인 플랫폼 사업을 위해 아이디어를 낸 상황에서 멘토링을 통해 지금의 사업 모델로 완성했다.
외형적으로 보면 B2B와 B2C를 병행하고 있는 형태다. 현재는 투트랙 전략을 쓰고 있지만 회사 운영을 위해서는 어쩔수 없는 선택이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했다. 디자이너의 속사정은 디자이너가 가장 잘 알고 있다. 메이커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자금 조달이 가능하지만 소규모 창작자나 학생은 이런 방법 자체를 적용하기 어렵다. “자본과 시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보니 이들을 모아 프로젝트 단위로 창작 활동이나 교육을 진행하기 위한 플랫폼을 만들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지금의 회사를 만들게된 이유다.
개인이 전시회에 출품하는데 드는 비용은 통상 600~700만원 선이다. 선뜻 출품하기엔 꽤나 부담되는 금액임에 틀림없다. 파운드파운디드가 찾은 접점은 바로 이 부분이다. 출품 부담을 줄여 여러팀이 함께 프로젝트 단위로 움직일 수 있게 매칭을 해주고 제품 촬영을 위한 스튜디오를 공동으로 빌려 이용하는 형태의 비즈니스다.
교육도 플랫폼 비즈니스에서 한 축을 담당하는 중이다. 창업, 디자인을 준비하는 학생에게 실무 디자이너가 직접 멘토링을 해주는 단기간 교육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누구보다 디자이너의 고충을 잘 알아채는 팀이지만 문제점도 있다. 디자이너만 있는 회사라 다른 스타트업과 달리 공부해야 할 부분이 몇배나 많다. 예를들어 진행하고 싶은 아이디어가 있어 실행해 옮기기 위해서는 사업 관련 용어부터 시작해 투자, 마케팅 같은 전문 분야까지 전부 학습이 필요했다. 심지어 어떻게 사람을 만나야 하는지도 잘 몰라 사업 초기 애를 먹었다.
김준구 공동대표가 디자이너가 아닌 사업가를 위한 접점을 만들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멘토링 같은 교육 프로그램이었다. 마케팅 교육 프로그램도 자주 참여하는 편이고 주변에 창업한 사람을 만나기 위한 네트워킹 자리도 많이 방문하는 편이라고 한다.
옛시절 빛바랜 일기장을 다시 보면 민망함에 얼굴을 붉히는 경우가 많다. 그당시는 심각했지만 지금은 옛 에피소드가 웃어 넘길 꺼리도 안될 정도로 하찮은 일이 될 정도로 시간이 흐르고 성장했기 때문이다. “사업초기 만든 사업계획서와 지금이 많이 다른건 일단 타깃과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김대표 역시 멘토링과 각종 교육을 통해 성장했다고 믿고 있다. 물론 본질적인 부분은 흔들리지 않았다. 다만 이를 실행하기 위한 액션플랜은 기존과 많이 달라졌을 뿐이다.
지금까지는 디자인 컨설팅 업무를 통해 운영 자금을 조달하고 플랫폼 비즈니스 사업에 재투자 하는 방식으로 회사를 꾸려 나가는 중이다. 아직까지 외부 투자를 받지 않았다. 나름의 의미있는 지표를 만드는 게 급선무라 그들은 말한다.
아직은 플랫폼 서비스를 시작한지 반년밖에 되지 않았다. 창작자는 직접 찾아가 만나는 방식으로 고객 접점을 유지했다. 예전에 배달의민족이 일일이 발로 뛰면서 식당을 찾아 영업을 하던것과 같은 방식이다. 동시에 플랫폼 비즈니스를 위한 제휴사도 찾을 수 있다. 다행인건 디자인 기반으로 업력이 있다보니 디자이너 설득(?)은 쉬운 편이라고.
플랫폼 비즈니스의 수익 모델은 건당 부과하는 참가비다. 보통 스튜디오 같은 장소 대여의 경우 공간 제휴에 해당하고 전시회나 교육은 공동구매 형태로 이루어진다.
공급자와 소비자가 만날 수 있는 공간이 커뮤니티, 나아가 플랫폼이라면 파운드파운디드가 추구하는 플랫폼은 약간 폐쇄적인 성격을 띈다. 사용자가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방식이 아니라 중간에서 서로가 만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방식을 쓰기 때문이다.
꼼꼼히 따져보면 O2O에 근접한다. 조만간 선보일 플랫폼의 서비스명은 크래커. 과자처럼 재밌게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지속적인 창작활동을 돕자는 취지다.
고생길이 훤하지만 외부 인재 영입이 없이 오롯이 전직원을 디자이너로 구성한 이유 역시 이런 고집에서 나왔다. 회사의 뿌리가 디자이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금 진행하는 디자인 플랫폼 사업이 완성될 때까지 스스로 공부를 해가며 만들어 가는 게 옳다는 믿음이 있었다. 스타트업이니까 응당 그래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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