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걸 갖추고 새로 시작하는 경우는 드물다. 창업도 마찬가지다. 시쳇말로 ‘돈을 쌓아놓고’ 시작하는 회사는 손에 꼽는다. 자본, 인력, 시간… 창업을 하면 모든게 부족하고 급한 마음만 가득해지기 마련이다. 창업을 가시밭길이라 부르는 이유다. 기술 관련 분야 역시 그렇다. 전문가를 일일이 불러 사업을 시작하는 게 스타트업 입장에선 언감생심이다.
기업공감 원스톱서비스 ‘SOS1379’는 지난 2015년 7월 출범해 대학, 정부출연 등 전문기관이 보유한 연구개발 성과, 인력 및 장비를 활용해 그동안 중소/중견 기업과 예비창업자에게 기술 자문 및 기술이전, 장비지원 등의 서비스를 해왔다. SOS1379 센터의 김송호 전문위원을 만나 보다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센터와 연계된 주요 전문 출연 및 대학은 지난 8월 기준 65개로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등이고 상담을 위한 전문위원은 모두 대기업, 정부출연구소 출신으로 창업 경력을 갖춘 IT, 기계, 전기/전자, 화학, 바이오, 소재 등 총 6개 분야 6명이 활동중이다.
주요 서비스는 기술 애로 지원을 위한 전문 기술 상담을 비롯해 기술 자문, 장비 지원, 인력 지원, 기술 이전 및 과제화 등을 주업무로 SOS1379 서비스에서 ‘1379’가 품은 의미는 전화 1379 한(1) 통화로 삼(3)일 이내 친구(79)가 된다는 뜻이다.
김 위원은 대학에서 화학 공학을 전공하고 시멘트를 비롯 다양한 화학 관련 산업분야에서 종사하다 은퇴 후 이곳에서 화학 분야 전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법은 여러가지 방법이 있다. 일단 직접 센터를 방문하거나 전화, 온라인 접수를 통해 상담 받을 수 있다. 접수가 되면 해당 분야에 알맞는 전문위원을 매칭해 주는 데 센터 개소 후 지난달까지 28개월간 총 4만여건의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 중 약 8,000여건은 주로 장비활용, 기술자문, 기술이전 등의 지원이 필요한 전문 기술 상담이었다.
필요에 따라서는 관련 자료나 연계기관을 찾아 추가로 매칭해주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일회성 지원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여러차례 지원이 되는 셈이다.
전문위원은 오랫동안 기업에서 직장인 생활을 해오다 창업까지 경험한 경우가 많아 누구보다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잘 헤아릴 줄 안다.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은 보통 겸직을 하는 경우가 많아 직무와 관련된 기술을 직접 경험하고 배울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까닭이다. 전체 콜 중에 20% 가량이 전문기술상담으로 연결된다.
이럴때는 보통 기업지원센터를 이용하면 되지만 어떤게 부족하고 어떤 도움을 받아야 하는지조차 모르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무엇이 부족한지 기업이 주체적으로 설명을 못하더라도 가려운 곳을 알아서 긁어주는 것 역시 전문위원의 몫이다.
“만약 제가 창업할 때 알았더라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을 부분에 대해 많이 이야기해주는 편입니다”. 상담하다 보면 정말 이해가 안될 정도로 말이 안되는 걸 물어보거나 궁금해 하는 경우가 많다고. 그만큼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장비지원 역시 마찬가지. 계측장비는 보통 고가인 경우가 많은 데 이를 위해 구입하는 건 기업 입장에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이럴때 관련 장비가 있는 기관이나 연구소를 찾아 기업과 매칭하는 것 또한 SOS1379 센터의 주요 역할 중 하나다.
관련 장비를 기업과 매칭하는 장비활용 부분은 전체 상담 건수에서 29.6%를 차지할 정도로 서비스에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기술자문은 전문위원이 본인의 역량을 발휘하는 고유의 영역이다. 연구/개발을 할 때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막히는 부분이 많아서다. 기업이 요구할 때는 현장으로 직접 인력지원을 하기도 한다. 보통 그 업계에서 경력이 높은 퇴직자를 인력풀로 활용해 자문 위원으로 파견을 보내는 형태로 운영된다.
정부기관과의 협력을 통한 기업 매칭도 서비스 업무 분야 중 하나다. 예전에 폭발물 탐지기를 개발한 어느 업체는 제품을 시험할 방법이 없다가 국방과학연구원(ADD)과 기업을 연결해 해결했다. 일반 기업이 정부 기관과 접촉하기란 그리 쉬운일이 아니다.
자금 부분에 대한 고민을 문의하는 경우도 많다. 방법에 대한 부분을 조언이 가능하지만 자금 운용을 하지 않다보니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심지어 기업이 보유한 기술을 이전해 달라는 요청도 있다. 보통 기술거래소를 통해 특허에 대한 상담을 권유하는 편이다.
일반적으로 기술관련 자문은 센터에서 상담을 받고 중기부를 통해 자금, 홍보, 세무 관련을 해결하는 프로세스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출연연이나 중기부로 오는 기술관련 질문은 다시 센터로 이관돼 넘겨 받는 경우다. 예전에는 센터가 아닌곳으로 연락이 오면 마땅히 처리할 창구가 없어 막혔지만 이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창구가 존재해 처리가 가능해졌다.
김 위원은 “기술자문과 매칭이 끝났다고 해서 관련 업무가 끝났다”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사후 관리 역시 중요하단 이야기였다. 상담이 끝난 기업이 관련 프로젝트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추후 연락해 점검하는 것 또한 중요한 업무라 말한다. 물론 도움을 준 부분으로 인해 기업이 지향하는 목표로 잘 진행되고 있다면 그 또한 보람을 느끼고 뿌듯한 일임에 분명하다.
어떤 기업이 센터의 문을 두드려야 하는지 물었다. 중견 기업 정도의 규모는 자체 네트워크가 있기 때문에 문제를 자력으로 해결할 수 있다. 보통 중견기업에서 의뢰가 오는 경우는 성능 시험에 대한 부분이 많다. 어느곳에 의뢰해야 할지 모를때다. 연구개발은 자체적으로 진행한다.
중소기업은 보통 인력란으론 인한 애로사항이 대부분이다. 인원을 별도로 구성해 연구를 할 여건이 안되는 경우다. 기술자료를 검색부터 기술자문을 비롯해 추후 상품화를 위한 후속지원까지 모든 것을 원스톱 지원한다.
예비창업자 역시 막막하긴 마찬가지다. 아이디어만 갖고 있다보니 상품화까지 가는 게 가시밭길처럼 험란해서다.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렇게 SOS1379 서비스를 이용한 기업은 문제가 생기면 곧장 센터를 찾는 경우가 많다. 기술에 특화된 서비스만 지원하기 때문에 다양한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하고 있고 처리 속도가 빠르다.
김 위원은 “기업의 문제를 빨리 해결하고 도와주면서 새로운 영역에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하는 게 SOS1379의 궁극적인 목표”라 말한다. 정확하게는 연구실, 실험실이 주타깃이다. 과학기술 기반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다. 기업이 신제품 개발을 하기 위해 새로운 프로젝트를 만들때 자연스럽게 일자리는 늘어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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