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그게 뭔데?”
이다랑 그로잉맘 대표가 아이를 키우며 프리랜서 발달심리사로 일하고 있을 때였다. 출산 후 육아를 병행하며 소위 말하는 경력단절에서 막 벗어난 때이기도 했다. 상담사로서의 2막을 시작했지만 이 대표 마음 한 편엔 아쉬움도 남았다. 발달심리를 전공하며 쌓아온 커리어도 커리어지만 발달심리 상담사로 일하며 엄마들의 불편을 직접 목격한 터였다. 이 대표가 볼 때 아이에게 문제 증상이 나타나면 상담소를 찾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아이와 엄마의 심리데이터에 따라 맞춤형 교육·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면 어떨까. 이 대표의 남편은 스타트업을 해보라 권했다. 이다랑 그로잉맘 대표는 무작정 구글캠퍼스를 찾았다. 1년여간 준비과정 끝에 올해 3월 엄마와 아이 심리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교육·상담프로그램 그로잉맘을 선보였다.
자신 있게 서보인 서비스였지만 평가는 무심했다. 실제 육아를 담당하지 않는 남성 투자자의 경우 서비스 필요성에 대해 공감조차 하지 못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을 소재로 하고 있다는 점도 발목을 잡았다. 이 대표는 숫자로 증명하리라 마음먹었다. 그리고 올해 그로잉맘이 기록한 숫자(수익)는 두 가지를 증명했다. 엄마들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라는 점, 나아가 마음의 치유를 원하는 이들이 있다는 점이다.
엄마의 창업은 특별하다
“엄마인데 괜찮겠어요?”이 대표가 피칭을 마쳤을 때였다. 아이 때문에 창업을 포기할지도 모른다는 우려 섞인 시선이 섞인 질문이었다. 이 대표는 “절대 걱정할 일 없다”고 강조한다. 그에 따르면 엄마는 아이가 있기 때문에 창업에 소홀한게 아니라 그렇게 소중한 아이를 키우면서까지 창업을 결심한다. 모두가 목숨을 걸고 창업한다면 엄마는 목숨과 아이를 걸고 하는 배팅하는 셈이다. 이 대표는 “육아가 싫어서 뛰쳐나왔다는 오해대신 창업에 대한 진정성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창업을 꿈꾼다면 나 자신에 대한 정보를 아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엄마로 산 기간 동안 스스로에 대해 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엄마이기 전 스스로가 무엇을 잘했는지 좋아했는지, 어떤 사람이었는지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는 것이 기본”이라고 말했다. 나에 대한 정보를 아는 것은 스스로를 이해하기 위한 시작점이라는 설명이다.
다음 단계는 욕구를 아는 것이다. 심리학적으로 욕구는 나의 행동을 움직이는 동력이 된다. 이 대표는 “생각하고 있는 바가 실천이 되지 않거나 지지부진하다면 하고자하는 일이 욕구와 맞닿아있는지를 확인해보라”고 조언했다. 더불어 이 대표는 “통제감도 느껴보라”고 덧붙였다. 회사를 이끄는 대표가 가져야 할 중요한 역량 중 하나는 통제력이다. 내 주변 자원이나 상황을 컨트롤해야 안정감을 느끼는 성향이 여기에 속한다. 하지만 엄마 창업자에게 부족한 역량 중 하나가 바로 통제력이다. 아이는 계산대로 통제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엄마로 살아가는 동안 통제감보다 무력감을 많이 느꼈다면 작은 일에서부터 통제감을 느껴보라”고 권한다. 화분 키우기, 물고기 기르기 등 스스로 조련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나아가 스스로를 즐겁게 하는 방법, 일으켜 세우는 방법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크고 작은 시련으로 자신감이 떨어질 때 이를 견딜 수 있는 심리적인 견딜 수 있는 힘이 있어야 스타트업이라는 여정을 끝까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그래야 엄마로 일과 육아를 균형있게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Grow your motherhood”
그로잉맘의 슬로건이다. 엄마로 살게 된 시기, 그 순간의 나를 성장하게 한다는 뜻이다. 이 대표는 “엄마가 되었다고 지금부터 엄마가, 창업가가 되었다고 해서 창업가가 아니라 내가 살고 있는 인생의 기간 가운데 엄마로서의 기간을 살고 있는 것일 뿐”이라며 “엄마창업가의 특별함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로잉맘은 루트임팩트와 함께 경력이 일시중지 된 엄마들을 위한 취업 연계 프로젝트 ‘리턴십’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엄마창업가가 일과 육아를 균형 있게 병행하는 것을 돕고 엄마창업가의 내적 성장을 이끌어낸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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