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트-프히베 닷컴(Vente-privee.com)은 지난 2001년 문을 연 프랑스 온라인 재고품 쇼핑몰이다. 화장품과 의류에서 여행 패키지까지 온갖 브랜드 상품을 20∼40%까지 저렴하게 판다. 이 회사는 프랑스에서 인터넷 세대라면 누구나 즐겨 이용하는 쇼핑몰이라고 한다. 의류나 화장품, 가구는 물론 명품 브랜드 상품과 여행 패키지까지 없는 게 없고 가격도 파격적이다. 이 모든 걸 구입할 수 있어 프랑스인에게 오랫동안 큰 사랑을 받고 있다는 얘기다.
이 거대한 프랑스 이커머스 사이트는 자크-앙투완 그헝죵(Jacques-Antoine Granjon)이라는 창업자가 설립했다. 1962년 프랑스 남부 도시인 마르세유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부터 리더가 되기를 꿈꾼 당찬 성격의 소유자였다. 그의 가문에는 기업가의 피가 흐르고 있었는지 할아버지는 마르세유 상공회의소장을 역임했고 삼촌인 피에르 벨롱(Pierre Bellon)은 단체 급식 산업의 글로벌 리더인 소덱소(Sodexo) 창업자다. 이런 가족 배경 덕인지 자크-앙투완은 자연스레 사업가의 꿈을 키운 듯하다.
파리에 위치한 한 엘리트 고등학교에 진학한 그는 어느 순간 학업을 등한시했다고 한다. 한 인터뷰에서 “사춘기 시절 친구들과 나가 놀 생각만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학 입시에서 여러 번 낙방한 그는 간신히 유럽 비즈니스 스쿨(European Business School)에 입학하지만 강의실보단 파티에 더 자주 다녔다. 하지만 그는 그 시절을 회상하며 아무런 후회가 없다고 말한다. 이곳저곳 놀러 다니며 물건을 파는 일을 하는 친구와 사귀었고 파티를 위해 빨리 돈을 벌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말이다.
정말 그런 생각이 계기로 작용했는지 그는 같은 학교 친구인 줄리앙 소흐박(Julien Sorbac)과 함께 본격적으로 창업을 한다. 아버지를 졸라 2만 프랑(한화 1,000만 원대)을 빌려 회사를 차린 것. 자크-앙투완의 말에 따르면 첫 비즈니스는 꽤 쉬웠다고 한다. 비싸지 않은 재고품을 사서 되파는 게 재밌고 즐거웠다며 말이다. 친구 몇 명을 더 합류시킨 그는 다양한 브랜드 재고 상품을 되팔며 결국 유럽에서 가장 큰 재고판매상으로 거듭난다.
인터넷이 떠오를 무렵 그는 서비스를 인터넷으로 옮겨야겠다고 직감하고 방트-프히베 닷컴(vente-privee.com)을 연다. 브랜드를 대상으로 온라인 재고 유통 채널을 제공해주자는 아이디어였다. 브랜드 이미지를 떨어뜨리거나 기존 유통업체를 경쟁시킬 일 없이 재고를 빨리 해치울 수 있는 진정한 윈윈 시스템이었던 것. 2001년 문을 연 이 사이트는 2004년 ADSL이 일반 가정에 보급되면서 그야말로 커다란 성공을 거둔다. 성공은 사람 하나를 완전히 바꿔놓는다. 과거 파티광은 이제 스스로를 24시간 사무실에만 붙어 있는 일중독자로 자칭하게 바꾼다.
정장보다 청바지에 브이넥 티셔츠를 선호하고 록스타를 떠올리는 긴 머리로 괴짜 이미지를 풍기는 그는 오늘날 프랑스에서 67번째 부호다. 젊은 시절부터 갈고 닦은 역량과 경험에 돈까지 거머쥔 그는 이제 젊은 창업자를 양성하고 지원하는 데 온 힘을 쏟는다. 그자비에 니엘(Xavier Niel)과 마크 시몬치니(Marc Simoncini)와 함께 IT 인재 양성 기관(EEMI, Ecole Européenne des Métiers de l’Internet)을 설립하고 #101 프로젝트(#101 projets)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만 25세 이하 젊은층을 지원한다.
말썽쟁이던 젊은 시절 친구와 몰려다니다가 재고품을 판매하던 경험을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그는 일찌감치 맛본 작은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인터넷 물결에 빠르게 몸을 실어 지금의 유명 온라인 재고품 쇼핑몰을 일궜다.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업계를 경험하고 견고하게 사업으로 발전시켜 새로운 기술 트렌드까지 접목해가는 그의 방식과 감각은 다른 모든 창업자에게 좋은 본보기라고 할 수 있다.
이 글 통역번역대학원 출신 전문 번역사로 이뤄진 번역 스타트업 바벨탑이 조사, 번역한 것이다. 번역본은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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