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죠. 재미있어서 시작했습니다” 삼일BNC 이현주 대표는 진동을 이용해 졸음운전을 예방 하는 스마트그립을 만들게 된 계기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삼일 BNC는 이 대표가 두 번째 창업한 회사다. 첫 창업은 콜백메세징시스템을 이용한 선거 솔루션 서비스. 첫 번째 회사는 두 번째 회사를 설립해도 될 정도의 성공과 금전적 여유를 가져다줬다. 정부 산하기관에서 15년간 근무하면서 쌓은 다양한 네트워크가 성공에 큰 역할을 했다.
“자신이 있었어요. 첫 회사에서 벌어들인 수익도 있었기 때문에 두 번째 사업도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했죠. 이번엔 재밌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해보자는 생각이 컸어요”
자동차에 원래 관심이 많았던 이 대표는 당시 웨어러블 제품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는 것에 착안, 차량에 웨어러블 기능을 접목한 제품을 만들어보기로 한다. 2016년 심장박동을 측정하는 핸들 커버를 제작했다. 그런데 생각과는 달리 주변에서는 ‘심장박동 측정?그것만 가지고 뭘 할 건데?’ 라는 반응이 대다수였다고 한다. 핸들 커버를 만드는 회사까지 인수한 상황에서 난감했다고. 이에 심장박동 측정보다는 졸음을 방지하는 핸들 진동에 더 집중하자는 생각으로 대대적인 피봇팅을 진행, 탄생한 것이 바로 스마트 그립이다.
스마트그립은 핸들 하부에 부착하는 모듈과 핸들 커버 두 가지 제품으로 구성된 졸음 예방 안전시스템이다. 핸들 자체를 교체하는 것이 아니라 진동 모터가 달린 핸들 커버를 씌우는 식이다. 진동의 세기는 핸드폰 진동의 세배 정도. 운전자가 졸음이 올 때 직접 수동으로 진동 모터를 작동하게 하면 된다. “장기운전을 하다보면 잠을 퇴치하기위해 음식을 먹거나 환기를 하거나 음악을 듣는데 이런 단순자극으로는 졸음을 퇴치하는 것이 어렵고 스마트그립처럼 지속적으로 진동 자극을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것이 이 대표 설명이다.
그런데 진동을 주는 것 만으로 잠을 퇴치할 수 있을까? 스마트그립은 재미요소를 가미해 운전 중 일정 데시벨 이상 소리 지르기, 단어 문장 읽기, 산수 문제 풀기 등 미션을 부여하고 달성에 실패하면 계속 진동을 발생시켜 졸음을 방지할 수 있도록 했다. 지속해서 자극을 줘 졸음의 상태를 벗어나게끔 돕는 것이다. 또 스마트폰과 블루투스로 연결해 작동을 제어하는 스마트그립은 네비게이션과 연동해 왼쪽, 오른쪽 방향을 전환할 때마다 개별 진동을 줄 수 있게 했다. 생각보다 많은 운전자가 방향 전환시 진동을 주는 것에 대해 재밌고 효과적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사실 제품 개발 초기에는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다. 잠을 깨울 만큼의 강한 진동 세기를 만드는 법을 찾을 수 없었던 것. 핸들 전체는 울리지 않고 진동으로 인한 소리는 너무 크지 않아야 했다. 고민하던 차 중소기업 기술상담 서비스인 SOS1379를 알게 된다. SOS1379는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의 기업공감원스톱서비스로 중소, 중견 기업의 기술애로를 해결해주는 무료 서비스다.
이 대표는 SOS1379에 대해 “처음에는 일반 사업 컨설팅 기관이라고 생각하고 큰 기대는 없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진동 세기와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제품 출시가 아예 불가능했기에 당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SOS1379의 문을 두드렸다고 한다.
이 대표는 “SOS1379에 도움을 요청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바로 전자부품연구원 지능메카트로닉스센터의 박사님을 소개받았고 진동 세기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고민한 지 한 시간 반 만에 해결책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해결 방법은 의외로 단순했다. 모터를 하나 더 달면 되는 것. 모터를 하나 더 달게 되면서 핸들 커버 재질 때문에 줄어드는 진동 세기도 적정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SOS1379의 도움으로 제품을 적기에 출시할 수 있게 되면서 예상 신규 매출액 15억 원을 달성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스마트그립의 진동 패턴은 약 100여 개로 자신이 원하는 진동을 선택할 수 있다. 재미를 추구하는 이 대표는
진동을 주는 방식에도 많은 고민을 했다. 그는 “트럭운전사들은 잠을 쫓기 위해 뽕짝 같은 흥겨운 음악을 듣는다”며”음악에 맞게 다양한 진동 패턴을 주면 잠을 깨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시제품 제작을 앞두고 있는 스마트그립은 내년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글로벌 시장에 맞는 카인포테인먼트 아이템으로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킥스타터 등을 통해 선보일 계획이며 가격은 약 12만 원 선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스마트그립과 더불어 시중에서는 볼 수 없었던 졸음운전 예방 솔루션도 준비 중이다. 울트라와이드밴드(UWB) 기술을 이용해 졸음이 오기 10~30분 전 미리 위험을 암시해주는 것이다. 자동차 내부에 장착하는 UWB 레이더를 통해 운전자의 심장박동과 호흡을 체크하고 변화가 생길 시 미리 경고하는 방식이다.이 솔루션은 운전 중 졸음을 퇴치하는 것과 동시에 졸음을 오는 상황을 미리 알려주고 알려주면 좋겠다는 고객들의 요구를 반영한 제품이다.
스마트그립은 수동으로 진동을 주는 방식이지만 2차 개발 솔루션은 졸음 위험성을 알아서 예측하고 자동으로 진동을 준다. 이를 위해 운전자의 졸음 패턴 정보인 운전 누적 시간, 운전 시간 대, 날씨, 운전자의 최근 수면 시간, 핸들 조작 정보, 피로도 등을 수집하고, 학습하도록 했다. 현재 심장 박동과 호흡 측정을 통한 졸음 예측 기술 개발은 한양대학교 연구진과 함께 R&D를 진행하고 있으며 정식 서비스는 내년에 출시될 예정이다.
“현재 진동으로 위험을 알려주는 솔루션은 고급차량에서만 제공되고 있어요.저희는 운전을 하는 누구나 이런 프리미엄 안전을 누릴 권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서비스를 통해서 운전자 누구나 안전 운전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하는 것이 저희의 궁극적인 목표입니다.두 제품 모두 내년 출시를 목표로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을 갖고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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