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근거가 없는 상태에서 무언가를 결정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상대방과의 관계가 규율되고 관계로 인해 자본이 움직일 때 결정은 더욱 신중해지기 마련이다. 매출을 비롯해 수치상 자료가 없는 초기스타트업은 어떻게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을까. 벤처캐피털과 엔젤투자자가 말하는 실제 투자사례를 소개한다.
◇투자는 결혼이다=상대방을 만나 서로를 탐색하고 운명공동체가 될 때까지 서로를 알아간다. 쉽게 무르는 수도 없는 계약을 통해 운명공동체가 된다. 상대방이 뜻하는 바를 이룰 수 있도록 지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강신혁 쿨리지코너 인베스트먼트 이사는 투자를 결혼에 비유하며 “일단 최대한 많이 만난다. 대표가 어떤 사람인지 관계를 유지하며 살핀다”고 말했다. 이후 투자처 발굴부터 사업계획서 접수, 투자심사보고서 작성까지 심사숙고하는 과정을 거친다. 투자를 결정하면 배우자가 사업을 잘 이어나갈 수 있도록 내조한다. 사업 특성에 맞는 액셀러레이팅은 물론 시리즈B 투자 유치까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피투자팀을 지지한다. 쿨리지코너 인베스트먼트가 결혼(투자)을 결심한 팀들의 투자사례를 소개한다.
BCNX는 사람을 보고 투자한 케이스다. BCNX는 2010년 쿨리지코너 인베스트먼트 1회 경진대회 대상을 수상한 팀으로 쿨리지인베스트먼트는 1억 6,000억 원 초기 투자를 집행했다. 이후 액셀러레이팅 과정에서 팀빌딩과 비즈니스모델 수정을 함께했다. 서비스 완성 후에는 유저 확대를 위해 합병을 주선했다. BCNX는 2014년 옐로 모바일에 인수되면서 쿨리지코너 인베스트먼트의 첫 번째 엑싯 팀으로 기록됐다.
이큐브랩은 쿨리지코너 인베스트먼트 3회 청년기업가 창업경진대회 우승팀으로 쿨리지코너 인베스트먼트 인큐베이팅 교유과정 3기 수료팀이다. 쿨리지코너 인베스트먼트는 2012년 이큐브랩에 5억 원 투자를 집행했다. 4억 5,000만 원 규모의 2차 투자는 2014년에 진행됐다. 이큐브랩은 중기청 팁스 프로그램 선정에 이어 2016년 말 100억 밸류로 후속 투자를 받았다. 지난해 기준 예상 누적매출은 5백만 불이다. 현재 해외 투자 유치를 준비 중이다.
모노리스는 제주도 테마파크 사업을 진행한다. 무동력 레이싱 테마파크로 제주도에 14만㎡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모노리스는 아이템과 기술력 등 성장 가능성은 충분했으나 2가지 리스크가 있었다. 수백억에 달하는 공사자금과 인허가 여부였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위험부담을 안고 시작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었다. 쿨리지인베스트먼트는 2016년 5억 원을 투자하고 모노리스는 2017년 토지 인허가를 완료했다. 이어 UTC인베스트먼트와 SC인베스트먼트, SJ인베스트먼트 등 6곳의 벤처캐피탈과 개인투자자에게 152억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마련했다. 모노리스는 올해 테마파크를 완공하고 사업 진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래봐야 예쁘다, 피투자자도 그렇다=우원명 코사인인베스트먼트 상무가 밝힌 투자 요소는 대표의 역랑과 전문성, 시장성이다. 코사인인베스트먼트가 투자한 마크베이스의 경우 투자를 결정하기까지 1년의 시간이 걸렸다. 투자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건 전문성과 대표이사의 성품이었다. 대표이사는 소프트웨어 업계 10년 근무 이력을 가지고 있었다.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IoT빅데이터 처리 툴을 선보였다. 사업 진행 과정을 눈으로 함께하는 동안 투자자의 호감도는 증가했다. 코사인인베스트먼트는 투자 후 컨설팅을 함께 진행했고 마크베이스는 2016년 한투파트너스와 스마일게이트에서 30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반려동물 커뮤니티 올라펫 또한 팀원과 아이템을 보고 투자를 결정한 케이스다. 올라펫 역시 회계사로 10년 이상 근무 활동한 팀원으로 구성됐다. 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것은 물론 투자 고려 시점이었던 2015년 올라펫은 3년차 스타트업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당시 트렌드와 맞아떨어진 점도 주효했다. 우 상무는 투자를 고려했던 2015년 주변에 동물병원과 상점이 늘어난 점을 감지했다. 코사인인베스트먼트는 2015년과 2016년 두 차례 투자를 집행했다.
아샤그룹은 창업과 동시에 투자를 집행했다. 사람도 아이템도 보지 않고 투자를 집행한 이유는 시장성에 있었다. 아샤그룹의 아이템은 비디오커머스로 창업자는 MCN과 비디오커머스 경력을 갖추고 있었다. 20,30대를 타겟으로 한 모바일 시장은 시간과 장소적 한계가 분명한 홈쇼핑을 대체할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 해외 비디오커머스 성공사례도 존재했다. 코사인먼트 인베스트먼트는 창업자의 전문성과 시장성을 근거로 아샤그룹에 총 5억 원을 투자했다.
◇네트워킹이 성장의 키=고벤처포럼 또한 ‘사람’에 집중한다. 더 구체적 살펴보면 네트워킹 능력이다. 이상학 고벤처 엔젤클럽 감사는 “초기기업의 가치상승은 많은 부분 네트워킹에 좌우된다. 네트워킹을 잘하는 기업이 시리즈투자도 받는다. 지속적으로 사람을 보고 투자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밸류에이션 단계에서도 사업모델보다 팀빌딩에 더 중점을 두고 살핀다.
고벤처포럼은 닷컴 버블 이후벤처창업자의 어려움에 주목하면서 시작됐다. 게임과 소셜 데이팅, 메디컬 하드웨어, 바이오, 피투피, O2O, 초신선육 유통 등 현재까지 약 26개 기업에 투자했다. 고벤처포럼은 오픈이노베이션을 운영원칙으로 초기기업에 대한 정보 제공은 물론 투자 기업 공개를 진행한다. 현재 임팩트투자 조합 결성을 진행 중이다.
한편 15일 팁스타운에서 개최된 2018 엔젤리더스포럼에서는 국내외 엔젤투자 현황과 동향, 투자사례 및 노하우 공유, 우수기업이 소개됐다. 엔젤투자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마련된 엔젤리더스포럼은 매월 두 번째 월요일에 개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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