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이롭게 하는 혁신 기술을 통해 개발도상국의 개발 문제를 새로운 시장 기회로 삼는 스타트업이 늘고 있다. 이들은 전 세계 인구 40억, 경제 규모 5조 달러 BOP(Bottom of Pyramid, 하루 10달러 미만의 구매력으로 생활하는 저소득층 소비자) 시장에 주목해 포용적 비즈니스 성장을 추구하는 중이다. 코이카 이노베이션 데이와 함께 ‘CTS 프로그램 참가 기업의 사업성과 발표’ 세션을 통해 소개된 스타트업은 모두 사회적 기업으로 코이카의 지원을 통해 해외 개도국에서 활동 중이다.
◇ 트리플래닛(Tree Planet)=트리플래닛은 나무를 심어 숲을 만드는 게임으로 시작해 동안 12개국 170개 숲에 나무를 심어온 기업이다. 게임에서 가상세계에 나무를 심으면 실제로 그 지역에 나무를 심는 프로젝트를 통해 현재 몽골과 중국 사막을 초록으로 물들이는 중이다.
지난 2016년부터 네팔에 커피나무 심기를 지원하고 있다. 전세계 6조4,000억 시장, 세계 교역량 1위인 석유 다음으로 많은 제품이 커피임에도 불구하고 커피 농가의 2/3는 아직까지 절대 빈곤의 삶을 살고 있다. 5,000원짜리 커피를 한잔 마시면 커피 농가에는 25원이 돌아가는 열악한 유통 구조다. 네팔의 산림을 복구하고 주민의 소득을 안정화 하기 위해 크라우드 파밍으로 시작한 메이크 유어 팜 커피 프로젝트를 시작해 펀딩 3번으로 1,700여개 농장이 참가해 투자자는 펀딩한 만큼의 원두를 공급받고 남은 수익은 커피 창고를 만드는 데 쓴다.
◇ 에누마(Enuma)=전세계 2억 5,000만 명의 아이들은 스스로 자신의 언어를 읽고 쓰지 못하는 문맹인 상태로 자라고 있다. 그 중 1억9,000만 명은 학교를 다니면서도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시스템 때문에 여전히 아이들은 문맹의 늪에 고스란히 빠져있는 상황이다. 이를 위한 사회적 손실은 매년 125조원에 달하는 실정이다.
에누마는 장애를 가진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학습 시스템을 개발하던 회사로 이를 바탕으로 개도국 환경에 최적화한 아동교육 ‘킷킷학교’를 개발해 보급중이다. 학교/교사가 없는 곳에서도 인터넷 지원없이 초절전형 태블릿 만으로 기초 문법 및 수리 교육이 가능한 솔루션이다. 탄자니아/케냐 지역에서 필드테스트 및 콘텐츠 현지화를 2단계에 거쳐 진행했다. 다가오는 2019년 오픈소스로 공개해 공용어 이외에도 다양한 언어 지원을 통한 솔루션 개발을 적극 유도할 계획이다.
◇ 루미르(Lumir)=지금도 전세계 13억명이 빛으로부터 소외된 삶을 살고있다. 그리고 그들 소득의 30%는 오롯이 연료를 구입하는 데 쓰인다. 전기가 닿지 않는 곳은 여전히 등유램프에 의존해 매일밤 어둠과의 사투를 벌이는 중이다.
문제는 담배 40개비에 달하는 그을음을 발생시켜 공기질을 나쁘게 만들고 매년 200만명에 달하는 사람이 목숨을 잃는다. 10%밖에 안되는 낮은 효율성과 90%에 달하는 에너지가 공기중으로 사라진다는 점에 착안해 열을 빛으로 환원해보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로 나온 제품이 루미르K다. 열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바꿔 효율성을 높인 LED 램프로 식용유를 연료로 사용해 배터리 교체 없이 월 1달러의 유지비로 사용가능하다. 현재 1만 8,000개 이상의 섬으로 구성된 인도네시아 지역에서 필드테스트를 끝내고 2019년까지 10만개 보급을 목표로 지원 중이다.
◇ 제윤(Jeyun)=질병 치료의 핵심은 정확한 복약과 검진 및 진단, 그리고 올바른 처방에 있다. 하지만 치료과정은 철저한 분업화가 이뤄지기 마련이다. 처방 단계까지는 병원과 의료진의 역할이지만 복약은 환자의 자율의지에 달렸다.
제윤은 모로코 결핵환자의 복약관리를 돕는 스마트 약상자를 보급해 의지박약의 환자가 제때 투약을 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이다. 투약 순응도가 낮은 중증질환자 3명 중 1명은 복용 중단 경험을 겪는데 솔루션 도입후 모로코 결액환자의 복용율은 기존 77%에서 98%로 상승했다. 치료성공률 역시 덩달아 높아졌다.
현재는 만성질환 영역으로 넓혀 지속적인 바이오 데이터를 수집 중이다. 모로코 국가 보건 정보화를 통해 기존 복약 모니터링 시스템은 질병 관리 시스템으로 확장하고 추후 임상시험, 초기치매치료, 저개발국 공공보건영역으로 확대 예정이다.
◇ 스페이스워크(Space walk)=스페이스워크는 사회주택 공급을 위한 스마트 설계 프로그램 개발 및 보급사업을 하는 기업이다. 인류의 한정된 자원인 토지의 가치를 극대화 하기 위해 AI를 통한 건축계획 기술이 그들의 핵심역량이다.
건축계획을 위해서는 선정한 토지 위에 용도에 맞는 계획을 세우는 게 중요한데 전문가가 2주 정도 소요되는 부분을 단 20초 만에 해결해준다. 유엔(UN)이 선정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17개 중 11번째인 ‘지속 가능한 도시와 공동체 구축’ 정책의 일환으로 베트남 정부는 2020년까지 사회주택 90만호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공적 기금이 부족해 민간투자가 절실한 상황이므로 베트남 현지 사정에 맞는 수백가지의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해 베트남 지역의 법규에 맞춰 다양한 설계안을 제공하며 투자 유치를 돕는 중이다.
◇ 뷰노(Vuno)코리아=뷰노는 성매개 대표 감염병 4종에 대한 인공지능 진단 서비스 솔루션 업체다. 예전에 비해 완치율은 비약적으로 높아졌음에도 매년 신규로 4억명 이상이 감염된다. 성병 진단을 위해 매년 42억회에 달하는 검사가 이뤄지며 177조원에 달하는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APEC에서만 무려 75조원 시장이다.
뷰노는 몽골에서 시작했다. 국토 면적은 우리나라의 10배 이상 넓지만 인구수는 3~400만명 밖에 되지 않는 지역이다. 유목민 특성상 원활한 의료지원 서비스를 받기 어렵고 다양한 환경적 요인과 맞물려 임상부성병 유병율이 30%에 달한다. 뷰노는 인공지능을 통해 현미경을 똑똑하게 만들고 의사를 지원하는 것을 목표라 말한다. 현재 몽골 전역 10곳의 주요 의료기관을 통해 1만장 이상의 데이터를 수집해 질병 분석을 위한 머신러닝 빅데이터로 활용해 진단율을 높이고 있다.
◇ 닷(Dot)=WHO 조사에 따르면, 18세 미만 시각장애인 아이들의 90%가 아시아(인도, 중국 포함)와 아프리카에 거주 중이다. 이들 대부분은 점자보조기기를 만져보지도 못했고, 스마트워치와 연결할 수 있는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지도 않다.
더 중요한 것은 이들 대부분은 점자를 모르고 심지어 점자를 배울 의지가 없다는 사실이다. 턱없이 부족한 콘텐츠도 문제다. 신간 도서 중 점자도서로 나오는 비율은 0.1~2%에 그치는 실정이다. 점자책의 가격은 기존 책보다 5배가 높다. 점자 시계로 성공한 그들은 개도국 시각장애인을 위한 저가형 모듈을 만들고 스스로 점자를 배우고 책을 읽을 수 있는 수준에 이르러 홈스쿨링이 가능한 기기를 ‘닷 미니’를 만들었다. 케냐 나이로비 지역의 맹인 학생을 대상으로 필드테스트를 위해 처음 점자로 새긴 글을 찬송가인 ‘Amazing grace’였다.
◇ 노을(Noul)=WHO의 2015 세계 말라리아 보고서에 따르면 32억명의 인구가 말라리에 위험지역에 노출되어 있으며, 60~70만 명이 말라리아로 사망한다. 그 중 90%는 개도국에 집중되어 있을 정도로 감염 질환 문제는 심각하다.
노을은 전문가의 도움 없이도 신속하고 정확하게 말라리아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랩온어칩(Lab-on-a-Chip) 기술을 통한 ‘스마트 말라리아 진단 플랫폼(AIDMAT)’을 개발해 기존대비 5~20배 성능으로 20분 안에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기존의 진단법은 실험실에서 숙련된 의료진이 120분간 걸리던 일이다. 이 진단 플랫폼은 키트 1개당 1달러 미만으로 현지에 저가 공급이 가능하고, 말라리아 이외에 결핵(tuberculosis), 에이즈(HIV/AIDS), 에볼라(Ebola virus) 및 각종 기생충감염(parasitical infections) 진단키트로도 활용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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