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홀은 지금까지 하던 모든 것을 바꿨다. 기존 방식과 방향이 모두 틀렸기 때문이다. 0에서 1로 갈 때 맞았던 것이 1에서 10으로 갈 때는 틀릴 수 있다. 기업 정체성을 빼고는 모두 다 바꾸지 않으면 안 되는 때가 오고 성장 기업은 이런 경험을 계속한다. 여기서 혁신을 멈추지 않는다면 회사는 계속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1일 위워크 강남점에서 열린 ‘스타트업 한국을 말한다’ 대담에 참석한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장은 스타트업 성장에서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회원사를 대상으로 열린 이번 대담에는 장병규 위원장, 배달의 민족 김봉진 대표가 참여해 스타트업 혁신, 성장, 리더십, 규제 등 여러 주제를 놓고 스타트업과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대담 모더레이터는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가 맡았다.
두 사람은 성장과 혁신에 대한 지속적인 노력이 스타트업의 핵심임을 강조했다. 배달의 민족 김봉진 대표는 “처음 투자 유치하러 다닐 때는 100억이 가장 큰 숫자였지만 지금은 월 100억을 찍는 회사가 됐다”며” 우리가 성장하고 있고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을 무렵, 우리가 하고 있는 업에 대한 정의를 내릴 필요가 있었는데 그때 기술과 음식 영역을 융합하는 푸드테크라는 말을 처음 썼다”고 말했다. 그는 “업을 정의하고나니 주문만 하는 회사에서 성장하는 시장에서 성장하는 기업이 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성장을 위해 대표, 디자이너, 경영지원 할 것 없이 전 직원이 배달 주문을 받아야 했던 일화도 소개했다. 김 대표는 “경쟁업체에서 바로 결제 서비스를 선보였는데 우리는 그 서비스를 할 수 있는 리소스가 없었다”며 “인앱페이먼트로 전환할 거라 단언했는데 그것도 못해 발등에 불이 떨어졌었다”고 말했다. 이어 “어쩔 수 없이 앱으로 고객의 주문이 들어오면 마치 앱에서 주문이 바로 되는 것처럼 우리가 직접 식당에 전화를 돌리는 일을 했다”며 “시장이 커질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모든 직원이 낮에는 업무를하고 밤에는 전화를 돌렸다”고 회상했다.
장 위원장은 “스타트업의 성공은 마지막까지 가서야 오는 경우도 분명 있기 때문에 끝까지 가지 말라는 조언은 틀린 것일 수도 있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가서 신용불량자가 되는 불상사도 생길 수도 있다”며 “내 인생이 피폐해진다고 해도 이 일을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 계속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타인의 조언을 경청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교과서처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체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 사람이 왜 나에게 이런 조언을 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회사를 이끄는 리더십과 인사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김 대표는 승려와 수수께끼라는 책에서 나온 CEO 교체 일화를 언급하며 “회사가 5년쯤 됐을 때 나도 자격이 없으면 회사를 떠나야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작은 회사가 아니라 100~200명을 책임지는 대표이사가 되면 개인의 욕심이냐 조직이냐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 위원장 역시 “리더십이 1이면 그 조직은 1 이상으로 갈수 없다”며” 리더십이 끊임없이 성장하거나 아니면 내가 회사를 떠나야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 역시 블루홀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가를 생각하고 그렇지 않다면 떠나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에서 스타트업은 아직 마이너리티로 여겨지고 있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전했다. 김 대표는 “대통령의 발표 핵심 키워드를 보면 북핵, 최저임금, 위안부 등이지 4차산업혁명, 스타트업, 규제에 대한 내용은 없다”며 “밖에서 스타트업을 얘기하면 거의 모르고 국민들에게는 여전히 관심없는 주제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장 위원장은 “아직 스타트업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적기 때문에 우리가 부흥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스타트업이 성장하는 생태계가 마련되면 향후에는 일본처럼 자영업이나 작은 회사도 멋지게 자신의 사업을 펼치며 잘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규제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김 대표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공유경제모델, 원격진료 모델을 언급하며 “배달의 민족도 약 배달을 하면 좋겠다 생각했지만 이내 한국에서는 안될 것으로 단정하고 생각을 접었다”고 말했다. 배달의 민족뿐 아니라 이미 국내 스타트업은 스스로가 규제에 갖혀 먼저 안될 것이라는 생각을 일상처럼 하고 있다고 토로한 것. 최근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벤처활성화를 위해 벤처인증을 관에서 민으로 바꾸겠다는 결정에 바로 민간이 할 수 있겠느냐는 부정적인 의견이 나오는 것도 한 예라고 설명했다.
장 위원장은 규제에 있어 중국과 한국을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할 수는 없다는 의견을 전했다. 오히려 규제 문제는 사회 전체의 신뢰도의 문제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모르면 일단 믿어주는 문화가 생겨야 사회 신뢰 지수는 올라가고 규제도 없어질 수 있다”며”스타트업이 서로 뭉쳐 집단적 목소리를 내고 개방적으로 대화한다면 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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