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권하는 시대다. 정부 정책이나 민간 프로그램, 대학에서는 청년이 창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청년창업이 시대의 화두로 등장하면서 창업인프라는 갖춰졌지만 현실적인 고민은 남아있다. 청년을 위한 스타트업을 바라보는 기성세대의 시선과 스타트업으로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 무엇보다도 극심한 취업난 속에서 등 떠밀린 창업은 아닌지에 대한 질문이 이어진다. 청년이 마주한 현실에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장이 답했다.
“창업, 가급적 하지마라” 7-8년전 강연만 해도 20대에게 창업을 권하던 장 위원장이었다. 그런 그가 되레 창업을 말리는 이유는 따로 있다. 지난 정부부터 마련된 창업지원방안은 청년 일자리 마련의 일환으로 부각되면서 취업회피책으로 변질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에 따르면 스타트업 성공사례가 부각되면서 창업을 쉽게 생각하는 인식도 생겨났다. 장 위원장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스타트업으로 성공하는 사람은 100명 중 1명”이라며 현 상황에서 창업을 권하지 않는 것이 맞다“고 잘라 말한다. 다만 적절한 환경에서 스타트업을 경험하는 것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장 위원장은 ”실패하더라도 배울 수 있는 검증받은 스타트업에서 반년 이상 진로를 탐색해 볼 것”을 권했다.
“성장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절대. 천재를 제외하고는“ 스타트업에 있더라도 당장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은 금물이다. 성장은 보이지는 않지만 꾸준히 이뤄진다. 장 위원장은 본인의 대학시절을 예로 들었다. 그가 프로그래밍을 시작한건 대학교 2학년 동아리에서였다. 프로그래밍 경진대회 출신 인재가 수두룩한 상황에서 다른 사람보다 늦게 시작한 셈이다. 처음 프로그래밍 아르바이트로 벌어들인 수익은 10만원, 네오위즈 설립 직전 수행한 프로젝트에선 열 배가 뛰었다. 장 위원장은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 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5년“이라며 ”스스로 배우는 실전학습이 필요하다”고 힘줘 말한다.
디지털 시대 경영 사이클은 많은 경우 플랜 없이 이어진다. 린스타트업 전략처럼 수집한 데이터에 기반해 빠른 결정과 실행이 이뤄진다. 더불어 주어진 일을 수행해야하는 기업과는 달리 창업은 ‘내 일’이다. 업무범위가 넓고 변수에 대처해야 하기에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다. 장 위원장은 “처음 스타트업을 하면 모르는게 많을 수밖에 없다. 스타트업은 시행착오의 과정”이라며 “주당 100시간의 힘을 쏟아 붓는 스타트업은 열정과 몰입이 키워드가 된다”고 밝혔다. 다만 몰입하는 동안에도 주기적으로 스스로 되돌아보는 과정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어느 때보다 큰 불확실성을 안고 산다. 불확실성의 시대 삶의 궤적은 제 각각이다. 장 위원장은 “남들과 다른 걸 불안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괜찮다”고 말한다. 그는 “변화하는 환경에서 불안한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자존감이 흔들릴 수도 있는 상황에서 스스로를 믿으라“고 조언했다.
개발자, 경영자, 사업가, 투자자, 행정가를 두루 거친 장 위원장, 그를 끊임없이 전진하게 한 동력은 뭘까. 장 위원장은 의외로 “인생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없었다”고 답한다. 네오위즈 당시엔 네오위즈, 현재의 자리에서는 현재의 모습, 눈앞에 있는 것을 바라보며 살았다는 설명이다. 장 위원장은 “많은 사람이 자기 인생을 관통하는 단어를 찾기 위해 시간을 허비한다. 하지만 눈앞에 있는 것을 바라며 사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전한다. 다만 ”자신의 삶을 움직이는 동인은 시시때때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면 좋겠다”는 전언이다. 그는 “너무 먼 미래의 일보다는 앞으로 3년의 화두를 잡고 전진하길 바란다. 그러다보면 어느 순간에는 본인의 삶을 관통하는 키워드가 떠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전국에 창업문화를 확산하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스타트업을 발굴 및 지원하기 위해 실시하는 실전형 창업 지원 프로그램 정주영 창업경진대회는 3월 6일을 시작으로 전국 11개 지역에서 정주영 차업경진대회 지역설명회를 열고 있다. 설명회에는 장병규 블루홀 의장을 비롯해 멋쟁이사자처럼, 원티드, 지그재그 등 국내 대표 스타트업 대표가 연사로 참석해 창업에 관한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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