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의 탄생은 기술 산업 전 분야에 영향을 미칠 만한 움직임을 불러왔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찬양론자는 이를 두고 웹3.0 시대가 도래했고 전통 비즈니스 모델은 쇠퇴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런 주장의 배경에는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신념이 자리 잡고 있다. 월드와이드웹의 탈중앙화로 인해 공룡기업의 전유물이던 막대한 수익과 권력이 온전히 소비자 몫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라는 믿음 말이다.
웹3.0 생태계는 벌써 3,000개가 넘는 암호화폐와 900개 이상 탈중앙화 앱(Decentralized Apps or DApps)을 형성하고 있다. 이런 댑은 각자 목표로 하는 산업 분야를 뒤흔들기 위해 전념하고 있다. 아직 초기지만 시장 규모는 벌써 800조 원대에 달한다. 이런 숫자는 시장이 실재한다는 걸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 자유·평등·박애…=19세기 프랑스 혁명 당시와 마찬가지로 블록체인 혁명은 권력을 지닌 소수로부터 불평등을 느낀 수백만 명의 좌절감에서 비롯됐다. 지금까지의 웹은 기업이 통제와 이익을 독점하는 비옥한 토대를 제공해왔고 동시에 불만을 야기했다.
인터넷 공룡은 통제를 강화하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다. 페이스북 CEO인 마크 주커버그는 아프리카처럼 인터넷이 흔하지 않은 국가에 공짜로 인터넷 접속 가능한 방안을 마련했다. 물론 좋은 의도도 있겠지만 페이스북이 인터넷에 대한 접근권을 입맛대로 통제하려는 의도도 엿볼 수 있다.
기업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쓰곤 한다. 페이스북 뿐 아니라 아마존 CEO인 제프 베조스 역시 워싱턴포스트를 인수하면서 정치적 문제에 대한 보험을 들어 놨다. 2,500억 원으로 반독점 조사를 피하며 700조 원 손해를 면한 셈이다. 이런 예는 자유적이며 평등한 인터넷이 현존 기업과 지도자에게 우려의 원인이 된다는 걸 증명한다.
◇ 격변의 시대=반부패적이고 반검열적이면서 믿을 수 있는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건 필연적일 뿐 아니라 피할 수도 없는 변화다. 예를 들어 거래소의 경우 비트코인 4,600억 원을 도난당한 암호화폐 거래소 마운트곡스 사례가 있다. 소비자는 중앙집권화된 거래소를 믿었지만 피해로 돌아왔다. 반대로 중앙기관이 없다면 누구도 중앙기관이 지닌 결점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
비교적 최근에 나온 비트피넥스나 이오네스피넥스 같은 탈중앙화 거래소는 중앙기관이 갖던 약점을 없애고 그 틈을 신뢰로 메운다. 불변성은 소비자가 직접 상호작용을 할 수 있게 해주고 값비싼 금융 거래는 스마트 계약으로 자동화한다. 빠른 결제 시간과 훨씬 저렴한 수수료를 통해 마이크로나 매크로 결제를 수행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또 이제 ‘Storj, Filecoin, Maidsafe’ 같은 분산화 저장 공간 댑이 시장을 주도한다. 기존 경쟁업체보다 가격은 낮추면서 보안은 강화했다. 사용자는 자신이 안 쓰는 컴퓨터나 서버 저장공간을 노드로 제공하고 대가로 암호화폐를 받는다. 전문가들은 소비자가 점차 분산화 저장공간 댑을 쓸 것으로 전망한다. 보안성과 개인정보보호를 강화한 저장공간을 더 낮은 가격대에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메시징과 소셜네트워크. 터키나 중국에 사는 사람이라면 검열과 제한적 콘텐츠 이용에 익숙할 것이다. 터키 대통령이 트위터를 막고 중국 주석은 자신을 곰돌이 푸와 비교하는 모든 이를 배척한다. 서양 문화라고 크게 다른 건 아니다. 구글은 지난해 비공개 구글 문서를 스캔하는 코드를 이용해 필요한 경우 사용자 접근에 제한을 뒀다. 자유 언론은 전 세계적으로 필수지만 현재 인터넷이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권력 불균형 탓에 인터넷이 기업이나 정부기관에 이익이 가게 조작될 수 있다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다행스럽게도 이젠 ‘Steemit, Akasha, Status’ 같은 분산화 SNS 플랫폼이 개인 정보를 지켜주려 나서고 있다. 중앙기관 없이는 계정 접근이나 제한을 가할 수 없어 모든 콘텐츠가 사용자 손에 맡겨져 있다고 볼 수 있다.
보험이나 뱅킹과 같이 돈과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있는 곳에는 항상 부패나 내부자 거래, 탐욕과 같은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지금까지 대안이 없었고 맹목적으로 금융 시스템을 신뢰해야만 했다. 결정은 언제나 소비자가 볼 수 없는 곳에서 일어난다. 이런 폐쇄적인 집단이 왜 기업 붕괴와 스캔들 부문에서 상위를 차지하는지 아는 건 어렵지 않다.
P2P 산업은 비영리조직이 어떻게 장기간 지속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모질라나 위키피디아를 보면 왜 중앙집권적이고 수익 창출이 목적인 기업을 필요로 하지 않는지 알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은 진정한 P2P 산업을 추구하며 스마트 계약을 통해 분산 통제와 신뢰를 제공한다.
다음은 영상 스트리밍. 2005년 유튜브는 사용자 제작 콘텐츠를 대중화하면서 소비자가 인터넷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180도 뒤집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들도 수익 목표를 달성해야 했고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우린 많은 변화를 느끼고 있다. 무료라지만 무의식적으로 쇼핑과 브라우징 습관 같은 개인 정보를 대가로 제공한다. 심지어 지금의 유튜브를 만든 콘텐츠 제작자도 광고로 인한 수익을 극히 조금 얻을 뿐이다.
이들의 광고나 검열 정책은 모호하다. 수많은 콘텐츠 제작자는 자신의 창작물이 부당하고 일관성 없게 박탈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구글은 분당 400시간이 넘는 콘텐츠가 올라가는 탓에 항상 올바를 수는 없다고 인정한다.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이 이를 처리할 수 없다면 중앙기관이 소비자에게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음악 스트리밍 역시 월드스타가 아닌 아티스트라면 중매업자 수수료는 치명적이며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유의미한 수익을 낼 수 없는 일이 허다하다. 거의 모든 아티스트가 이렇게 부패한 시스템에 익숙해져 있다. 탈중앙화 웹은 아티스트가 창작물의 진짜 소유자라는 걸 인정하고 이들에게 최대 수혜가 돌아가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웹 3.0은 중개자를 없애 광고주와 시청자, 창작자가 서로 직접 참여할 수 있게 한다.
이 같은 예를 보면 탈중앙화 시대가 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특정 산업 분야의 앱이나 장점은 아직 대다수 사용자에겐 알려져 있지 않다. 규제나 편견, 진입장벽 등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는 얘기다.
하지만 역사를 보면 미래가 보인다. 힘과 통제의 남용은 오래 지속될 수 없다는 걸 루이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가 보여줬다. 당시 사람들이 외치던 혁명처럼 지금 우린 또 다시 권력에 도전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 곳곳에서 데이터와 개인 정보, 디지털 자산의 완전한 소유권을 보장하는 사용자 중심 웹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일어나고 있다. 이 글에 대한 원문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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