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 신발, 액세서리 등. 가죽 소재의 물건은 일상생활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익숙하게 사용하는 것만큼 쉽사리 보이지 않는 것들도 있다. 가죽 상품화를 위해 공장형으로 사육되거나 잔혹하게 죽임을 당하는 동물, 윤리적 문제 외에도 가공과 제작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문제가 그렇다. 동물보호와 환경문제가 문제로 대두되면서 행동으로 신념을 표현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공장형 사육 시스템에 반대하며 채식으로 실천하는 채식주의자, 비윤리적 공정 과정을 거친 상품 불매하는 운동이 대표적인 예다.
마리스 파인애플은 우리가 마주하는 문제와 정면으로 마주한다. 이들이 내놓은 해결책은 가죽 대신 파인애플 잎으로 만든 가방이다, 외형은 가죽 소재의 일반 백팩과 다를바 없지만 재료는 오직 파인애플 잎, 100% 비건 소재 활용한다. 동물성 부산물, 동물 실험을 거친 재료는 찾아볼 수 없다.
마리스파인애플이 제품 개발에 나선 건 2016년 12월이었다. 영국 디자이너 카르멘 히요사가 5년의 연구 과정을 거쳐 개발한 ‘파나텍스’를 소재로 파일럿 제작을 시작했다. 파나텍스는 카르멘이 세계 최대 파인애플 생산지 중 하나인 필리핀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개발한 것으로 셀룰로우스 섬유질을 추출해 만든 소재다. 겉으로 보면 가죽처럼 보이지만 동물 가죽 무게에 약 4분의 1정도로 가볍고 유연하다. 글로벌 브랜드 퓨마는 파나텍스를 소재로 제작한 신발을 선보였다.
파나텍스의 가장 큰 장점은 자연에 무해한 소재라는 점이다. 동물 가죽 1kg을 만들기 위해 1만 7,000리터에 달하는 물이 소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파나텍스를 만드는 과정에는 파인애플 경작 외 추가적인 물이나 농약, 화학제품 등이 전혀 사용되지 않는다. 더구나 연간 4만 톤 이상 버려지는 부산물로 만들기에 필리핀 농가에는 경제적 도움으로 돌아간다.
마리스 파인애플 측은 “무분별하게 쓰이고 버려지는 자원, 비윤리적으로 자행되는 생산과정, 필리핀 농가의 낮은 소득 등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지속가능한 소재를 찾게됐다”고 소개했다. 물론 새로운 소재인 만큼 생산양과 소재를 다루는 방법과 기술 등에서 아직 보완해야 할 부분도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으로 형성돼 있어 소비자 접근성이 낮았다. 마리스 파인애플은 가격의 30%에 달하는 중간 유통 수수료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택했다.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유통과저에서 발생하는 거품을 걷어내고 마케팅비용과 재고부담 또한 최소화했다는 설명이다. 펀딩가 구성요소는 모두 공개돼있다.
마리스 파인애플은 측은 “친환경적이고 동물 친화적이면서도 기능적으로 가죽보다 우수한 혁신적이고 지속가능한 소재를 국내에서도 접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윤리적이고 지속가능한 디자인 제품을 만들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리스 파인애플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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