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페이스북 CEO 마크 주커버그는 고객 정보 유출 스캔들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영국 컨설팅 기업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를 통해 페이스북 사용자 8700만 명의 개인 정보를 불법 수집하고 미국 대통령 선거에 활용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 페이스북 사상 최대 정보유출 사태가 분노로 이어지면서 집단 탈퇴 움직임까지 대두되고 있다.
#DeleteFacebook 운동이 유행처럼 번져나가고 있는 상황이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탈퇴 운동이 일시적인 이탈 현상일 뿐 페이스북 중심 인터넷 생태계에 치명적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그도 그럴 것이 페이스북은 이미 20억 명 넘는 가입자를 보유했고 쉬우면서도 간편한 로그인 기능도 널리 퍼져 있기 때문.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2014년 검찰이 요구한 사이버 검열에 다음카카오가 응해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당시 사용자의 반발을 샀던 것. 보안이 철저하게 유지되는 텔레그램으로 망명하는 사용자가 늘어났고 카카오톡 탈퇴 열풍이 불었다. 하지만 모두 알다시피 카카오톡은 망하지 않았다. 한 순간 신뢰를 잃었지만 여전히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과거 경험에 빗대어 보자면 이번 스캔들도 단순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농후하다. 하지만 그때는 없고 지금은 있는 것이 있다. 블록체인이 바로 그것이다.
블록체인 플랫폼 중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스팀잇은 분산화 SNS로 서비스 사용자는 포스트 작성과 공유, 추천을 통해 암호화폐를 받는다. 스팀잇은 스팀과 스팀달러, 스팀파워 등 암호화폐 3종류로 생태계가 유지되는데 사용자 입장에선 다소 복잡한 토큰이코노믹스가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필자는 일반인이 블록체인 기술의 수혜를 직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는 것에 의의를 두고 싶다.
스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댑(Daap. 분산앱)도 나오고 있는데 디튜브와 디매니아, 먹스팀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같은 방법으로 암호화폐를 받을 수 있다. 최근 인스타그램을 대체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애픽스도 투자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스팀잇 창업자 네드 스캇은 최근 스팀잇 위에 앱을 만들 수 있는 스마트 미디어 토큰을 개발했는데 이를 활용하면 누구나 쉽게 암호화폐를 기반으로 하는 자신만의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됐다고 완벽한 것은 아니다. 스팀잇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탄생한 프로젝트도 있다. 중요한 점은 이들 모두 분산화를 추구하며 사용자가 창출한 가치에 대한 수익과 개인 정보에 대한 권리를 온전히 사용자에게 돌려주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사용자가 새로운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고 이는 중앙집권화 시스템이 한계점에 봉착했다는 것을 시사한다. 당장 편의를 위해 페이스북으로 돌아갈지언정 이용자는 더 이상 플랫폼을 신뢰하지 않는다. 영원할 것만 같던 왕좌 자리에는 빈틈이 생겼고 사용자에겐 한계를 돌파할 새로운 도구가 손에 쥐여졌다. 인터넷 공룡들이여 박수칠 때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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