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디지털 콘텐츠 제작사인 72초TV, 와이낫미디어, 스튜디오 룰루랄라가 콘텐츠마케팅 컨퍼런스 c-로켓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콘텐츠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자사만의 전략을 공유했다. 기존 미디어보다 훨씬 탄탄한 팬덤을 보유한 이들이 취하고 있는 생존 전략은 어떤 것일까.
◇ 새로운 콘텐츠 포맷의 시도= 한동안 페이스북에서 특이한 영상 몇 편이 돌아다녔다. 광고처럼 보이는 이 영상에는 햄버거 구매자와 판매자로 보이는 두 여성만이 등장한다. 두 여자가 나누는 대화는 뜬금이 없고 따로 제품이 등장하지도 않는다. 엔딩 장면에 dxyz라는 이름만이 뜰뿐이다. 댓글에는 온통 신박한 아이디어라는 칭찬 일색이다. 도대체 내용도 맥락도 없는 이 영상은 뭘까?
뜻밖에도 dxyz란 의류브랜드 광고다. 영상을 제작한 회사는 모바일 디지털 컨텐츠 제작사로 유명한 72초TV. dxyz는 72초 TV가 만든 의류브랜드로 콘텐츠 제작사가 이제 제작을 넘어 브랜드까지 만든다.
72초TV는 등장하자마자 신선한 콘텐츠로 업계에서 주목받기 시작했지만 후발주자들이 비슷한 콘텐츠를 내놓으면서 새로운 수익 모델 발굴을 위한 노력을 해왔다. 72초 TV 성지환 대표는 “’72초TV 망한 거 아니냐라는 얘기도 들었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방식으로 신규 모델을 실험하고 있다”고 전했다.
dxyz 같은 브랜드 출시도 그 실험 중 하나다. 성 대표는 “dxyz는 콘텐츠가 아니라 브랜드”라며”콘텐츠 자체가 다시 브랜드가 되는 새로운 콘텐츠 포맷을 선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dxyz 같은 포멧을 ‘콘텐티드 브랜드’라고 부른다. 72초 TV의 대표 인기 웹드라마 두여자의 콘텐츠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dxyz 브랜드로 확장했으니 콘텐츠에서 출발한 브랜드인 셈이다.
72초TV는 콘텐티드 브랜드 모델이 새로운 수익 창출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웹드라마에서의 시도할 수 있는 수익 모델이 한정되어 있다보니 웹드라마의 브랜드 파워를 내새워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고 여기에서서 파생될 수 있는 콘텐츠, 제품, 상품 등으로부터 수익을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72초TV의 첫 번째 브랜드인 dxyz는 향후 다양한 제품 카테고리를 가진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로 확장하고 관련 공간도 오픈할 예정이다.
72초TV는 콘텐츠 장르별로 다른 수익화 전략을 진행하는 한편 dxyz를 포함해 정남향, 힙한 것들 등의 브랜드와 함께 콘텐티드 브랜드 수익모델의 가능성을 계속 실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밀레니얼과 IP에 집중= 와이낫미디어는 밀레니얼 세대가 직접 제작하고 소비하는 콘텐츠를 통해 브랜드의 가치와 영향력을 키우는 데 주력한다. 와이낫미디어의 대표 웹드라마 전지적 짝사랑 시점 역시 밀레니얼이란 키워드를 중심으로 콘텐츠를 제작해 팬덤을 확보하는 전략을 취했다. 실제 와이낫 미디어의 모든 콘텐츠는 20대로 구성된 제작팀이 만든다.
기존 방송사보다 빠르게 만드는 제작 능력 역시 와이낫 미디어의 경쟁 전략이다. 와이낫미디어 이민석 대표는 “모바일 콘텐츠에서의 스토리텔링은 캐릭터가 많거나 플롯이 복잡하면 안 된다”며 “가볍게 시작해서 캐릭터를 늘려나가고, 영상도 하나나 공들여 찍기보단 센스를 강조한다”고 말했다. 제작 전 기획의 견고함은 대표단에서 책임지지만 제작에 대해서는 20대 창작자들에게 전적으로 권한을 이양하는 방식으로 제작 속도를 높였다.
지식재산권(IP)는 와이낫미디어가 중요시하는 두 번째 키워드. 와이낫미니어는 2016년부터 34개 시리즈와 312 에피소드를 자체 제작하고 이에 대한 100% IP를 보유하고 있다. 와이낫 미디어는 파생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는 원천 IP 콘텐츠를 활용해 콘텐츠 프렌차이즈 모델도 시도한다. 기존 전통 미디어와 협력해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와이낫미디어의 콘텐츠를 파는 식이다.
와아닛미디어는 뉴미디어를 표방하지만 전통 미디어들이 어떻게 콘텐츠를 편성하고 채널 경쟁력을 유지하는지도 꼼꼼히 살핀다. 이 대표는 “TVN과 JTBC를 분석한 결과 모든 프로그램이 매번 히트할 수는 없고 예능과 드라마의 흥행이 번갈아 나타나기 때문에 드라마와 예능 여러 가지 재미 요소를 함께 배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와이낫미디어도 인기 IP를 중심으로 웹드라마나 웹예능을 연결하고 또 이를 커머스에까지 연결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 트랜스 미디어 시대= JTBC의 인하우스 스튜디오 룰루랄라는 트랜스 미디어를 지향한다. 지난해 7월 출범한 스튜디오 룰루랄라는 웹드라마, 웹 예능 그리고 TV형 콘텐츠를 제작한다. 대표 작품은 직장인 삶을 요리와 함께 재미있게 풀어낸 ‘상사3끼’다.
스튜디오 룰루랄라가 지향하는 트랜스미디어 콘텐츠는 공통의 세계관을 기반으로 각각의 이야기가 다양한 콘텐츠 형식으로 구현되는 것을 말한다. 하나의 원천 소스를 다양한 형태의 장르로 바꾸는 원소스 멀티 유즈와는 조금 다른 개념이다. 트랜스 미디어의 대표적 예는 마블 유니버스. 트랜스 미디어는 스토리, 형태, 플랫폼의 지속적인 변주와 확장이 가능해야하기 때문에 마블 유니버스처럼 여러 캐릭터가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또 필요에 의해 통합될 수 있는 형태가 되어야한다.
스튜디오 룰루랄라 박정재 팀장은 “마블 유니버스처럼 시청자를 몰입할 수 있게 하고 신규 시청자를 계속 확보할 수 있어 지속가능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트랜스 미디어의 핵심”이라고 전했다. 코어 콘텐츠를 만들고나서 어떻게 지속 가능한 콘텐츠로 확장할 것인지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트랜스미디어를 지향점으로 스튜디오룰루랄라는 TV프로그램, 기업, 스타트업, 타 제작스튜디오들과 다양한 콜라보를 시도하고 있다. 지금까지 아는형님, 넷플릭스, 직방, 72초 TV 등과 협력해 콘텐츠를 제작했다. 또 스튜디오 룰루랄라는 밀레니얼을 넘어 요즘 10대를 일컫는 Z세대를 위한 콘텐츠 제작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You must be logged in to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