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례에 따른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기 위해 수많은 양식이 필요하다. 혁신분야에 맞춰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강원도를 기반으로 기술·여행, 플랫폼 사업을 진행 중인 스타트업 대표가 말했다.
석종훈 창업벤처혁신 실장이 답했다.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는 문제가 현실과 동떨어진다는 의견을 많이 듣고 있다.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사업 영역이 다양해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 사업 내용별 업계 의견을 반영해 현실성 있는 사업계획서를 만들겠다.”
더 이상 불러도 대답 없는 메아리가 아니다. 스타트업이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자 정부 관계자가 답했다. 23일 디캠프에서 열린 ‘나와라! 중기부, 스타트업에게 듣겠습니다’ 행사에서는 스타트업이 겪는 다양한 현장 이야기가 정책 담당자에게 전달됐다. 현장에는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석종훈 창업벤처혁신 실장, 변태섭 창업진흥정책관, 이재홍 벤처혁신정책관, 조주현 기술인재정책관과 정부 정책 담당자가 참여해 스타트업의 이야기에 귀 기울였다.
통영에서 해양수상벤처기업을 운영하는 한 창업자는 평가기준의 다양성에 대해 토로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IR을 할 때도 숫자로 증명해야 한다. 당장 다음연도 성장률, 성과물을 제시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는 “최소 3년에서 5년까지 성장 시간이 필요한 분야도 있는데 평가 기준이 획일적”이라고 목소리를 냈다.
이에 대해 홍 장관은 “지금까지 해온 방식이 현실과 어긋난 부분도 있지만 그 나름의 (존재) 이유가 있다”며 현재 정부도 새로운 환경에 문을 열고 적극적으로 변화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경력과 실적 외에도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창업 환경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충북대 재학시절 스타트업을 시작한 한 대표는 “중기부와 지역창조경제혁신센터 등 창업기관의 지원을 통해 어느 때보다 창업하기 좋은 환경이 마련됐지만 창업으로 성공하기 좋은 환경인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보공유 플랫폼을 통해 사업체에 따른 지원 상황과 이에 따른 결과가 공유되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변 국장은 “정부가 낸 세금으로 지원한 자금이 어떤 기업에 흘러 들어가고 이에 따라 어떤 성과가 났는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점은 사실”이라며 “지원 기업과 이에 따른 결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답했다. 석 실장도 의견을 보탰다. 그는 “중기부 기업자료 데이터 플랫폼을 강화하고 있다”며 “국세청 데이터베이스를 통합하는 등 기업에게 자료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디지털미디어 고등학교 창업 동아리 학생도 발언대에 섰다. 창업캠프와 관련 대회를 통해 창업을 배워나가는 중이라고 밝힌 두 학생은 창업프로그램 개선에 입을 모았다. 스마트팜 모듈형 제품 개발했지만 정작 사업화까지 받을 수 있는 지원이 미비하다는 의견이었다. 두 학생은 “청소년을 위한 지원프로그램 다각화, 스타트업 종사자의 실질적인 조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석 실장은 “창업 교육은 단기간 효과가 나지 않을 수 있지만 창업 교육은 일자리를 마련하는 일만큼 중요하다”며 “내년 말까지 현장에서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식약처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제품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대표의 발언에 대해서는 중기청 관계자와 참가자 대다수가 공감했다. 특히 홍 장관은 낙상방지용 휠체어를 예로 들었다. 홍 장관은 “관련 기준이 없어 특허와 인증에 2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업체 측 토로에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 3박 4일 직원이 매달리니 풀리더라. 관련 문제를 풀어야 하는데 문제가 무엇인지 제대로 아는 사람도 많지 않았다”며 문제 해결에 관련 부처 공무원은 물론 정부가 적극 발 벗고 나설 것을 약속했다.
이밖에도 청년창업에만 치중된 지원 사업에 대한 지적과 4050 창업대책 마련, 청년 추가 고용 장려금. 업종제한 폐지, 대기업 기술탈취, 엔젤투자 활성화, 재기지원펀드, 평가 시스템 다각화 등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가 오갔다.
당일 즉답을 주지 못한 사안에 대해서는 담당자를 통해 답을 전하기로 했다. 홍 장관은 “기탄없이 이야기해야 좋은 정책을 만들 수 있다”며 “잘못된 정책을 전해주면 계속해서 고쳐나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석 실장은 또한 “정부 지원사업의 진정성이 부족하다거나 구조로 인해 답답함을 겪는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겠다고 생각한다”며 “이 자리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해결하지만 신뢰자본이 부족해서 해결되지 않는 문제는 오늘 같은 자리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지속적으로 해결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당일 행사는 페이스북과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 됐다. 행사에는 스타트업 대표와 투자자, 대학생, 청년 창업자와 중장년층 창업자 등 스타트업 생태계 구성원 약 100여명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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