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벤처를 키워서 내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간 기업들이 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도 중요하다.” 솔티드벤처 조형진 대표는 서울 역삼동 팁스타운에서 열린 사내벤처 활성화 간담회에서 “창업 초기 지원뿐만 아니라 사내 벤처로부터 분사한 후에도 성장할 수 있는 환경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솔티드벤처는 삼성전자 사내벤처 씨랩에서 스핀오프한 기업으로 2017 CES 혁신상을 수상하며 사내벤처 성공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중소벤처기업부 홍종학 장관을 비롯해 중소벤처기업부 사내벤처 육성사업 운영기업으로 선정된 현대자동차, 롯데액셀러레이터, 수자원 공사, 신한카드, 이노션 그리고 벤처기업 등이 참여해 사내벤처 활성화 및 오픈 이노베이션 문화 확산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달 31일 개방형 혁신 (오픈이노베이션) 확산을 위해 사내벤처육성 프로그램에 참여할 22개 기업을 선발하고 올해 100개 팀에 2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홍 장관은 “지난 70~80년대에 삼성, 현대와 같은 혁신 기업이 나타나 한국경제의 성장을 이끌어왔지만 90년대 이후부터 이런 기업이 등장하지 않고 있다”며”앞으로의 성장 모멘텀을 위해서는 경제 구조의 대변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정부의 막대한 지원이 있었음에도 결과는 미흡했다”고 평가하며 “혁신성장을 위해서는 민간의 창의성과 혁신성이 자유롭게 발현될 수 있도록 민간 기업과 협력하는 개방형 혁신, 오픈이노베이션 문화를 확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운영기업들의 사내벤처 운영 활성화 제안이 이어졌다. 롯데액셀러레이터 이진성 대표는 “롯데의 자회사인 롯데 액셀러레이터의 경우 금산 분리 원칙 때문에 불리한 점이 많다”며”내부 펀드를 가지고 투자를 하는데 CVC에 대한 예외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대기업 계열 기업벤처캐피탈(CVC)로 활동하는 롯대 엑셀러레이터의 경우 투자 제약을 받고 있다는 것. 사내 벤처에게 더욱 많은 해택이 가게 하려면 현행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공공 기관은 사기업보다 사내벤처를 활성화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일반기업은 사내 벤처가 자유롭게 생길 수 있는 제도의 도입이 유연하지만 공공기관은 본연의 고유 목적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사내벤처에 대한 외부 시각이 곱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인큐베이팅 기간 동안에는 공공기관이 본래의 목적을 추구하지 않더라도 용인해줄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대다수 운영사는 관련 기관이 한곳에 모여 정보를 나누고 교류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작은 회사일수록 벤처 육성에 대한 정보를 얻기가 어렵고 시간도 오래 걸리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도록 서로의 경험과 정보를 공유하는 기회를 정부가 마련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창의개발센터 이재일 상무는 정보교류를 위한 개방형 플랫폼을 정부가 만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이 상무는 “관련 정보를 모으는 것이 힘들다”며 “정부가 정보도 교류하고 만남도 이뤄질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신한카드 최인선 부사장은 “신한카드는 사내벤처를 육성한 지얼마 되지 않았다”며”사내벤처에 대한 지원이나 육성 방법 또 외부기관과의 협업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단일 플랫폼이 마련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홍 장관은 “대기업, 중소기업, 벤처기업이 정보 교류를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를 많이 하고 있다”며 “파티 문화 도입의 필요성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중국 북경의 중관춘을 방문하고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며”국내에도 많은 청년이 창업에 나설 수 있도록 젊은 층과 기업을 연결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여러 기관이 함께 성과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며”새로운 생각과 제안을 주면 사내벤처 활성화 정책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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