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슬칼럼] 얼마 전에 예비창업자와 초기창업자를 대상으로 강의를 한 적이 있었다. 사전 준비를 하면서 교육 대상자들을 이해하기 위해 창업기업실태조사 보고서를 다시금 펼쳐 보았다. 2017년 발표 자료에 의하면 흥미로운 점들을 알아 볼 수 있었다. 조사 대상인 창업 후 1년부터 7년까지의 약 2백만 개의 창업기업의 창업자 연령대를 보게 되면, 40대가 33.8%, 50대가 32.3%이며 60대 이상도 17.5%를 차지한다. 의외로 30대 및 20대 이하를 합치면 16.3% 정도로 상대적으로 작은 수치를 보여 주고 있다. 이전 자료인 2016년 자료를 보아도 그 숫자는 크게 차이가 나질 않았다.
업종을 보면 도매 및 소매업 27.25%와 숙박 및 음식점업 25.38%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16년 자료에도 역시 비슷했다. 우리나라의 실제 창업 상황을 보면 소상인 위주의 창업이 전체를 끌고 가는 것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 여러 경제적 이슈에 의해 이들이 사업을 끌고 가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하니 걱정이 앞서는 것은 사실이다.
많은 예비창업자나 초기 창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들은 이 분야가 아니지만 사회적, 경제적으로 선도할 분야에 대한 투자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정책 방향과 실행 또한 무게감이 이쪽으로 쏠리고 본인 역시 조금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상기 2개 업종을 제외하고라도 수리 및 기타개인서비스업과 교육서비스업이 각각 5.3%와 7.8%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니 창업업종의 비중을 보면 4개 업종이 약 65%를 차지한다. 돌이켜 보면 이 분야는 너무도 경쟁이 몹시 심한 레드오션이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 분야에서도 여러 다양성, 차별화, 경쟁력 등을 가지고 생존하며 성공사례를 찾아볼 수는 있겠지만, 확률적으로는 다소 약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제조업이 8.9%로 전체 3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멘토링 또는 교육프로그램에 참여를 하게 되면 제조업과 관련된 기업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가치사슬 관점에서 보면 이를 설계하고 관리하여 경쟁력 있게 시장에 출시하기가 창업자 입장에서는 수월치 않아 보인다.
필자가 제조업을 새삼 거론하는 이유는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전쟁 때문이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연이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고,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은 이에 맞불을 놓은 바람에 대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수출 경기에 악영향이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사태가 벌어지는 배경에는 중국의 “제조 2025” 라는 전략 목표와 내용이 미국의 심기를 건드리고 위기감을 조성하는 주요 원인 중의 하나임을 많은 이들은 알고 있다. 사실 중국은 제조 분야에서 미국을 1등급, 독일과 일본을 2등급, 한국을 비롯하여 중국, 영국, 프랑스를 3등급으로 나누어 결국 제조 강국이 되려는 야심찬 계획 하에 있고 소기의 성과를 이루어 내고 있으며, 미국은 자연스럽게 이를 경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있음을 많은 전문가들이 거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4차 산업혁명에 연관된 분야에서 길을 찾고자 하고, 금년 창업 지원 분야도 무게감이 이 방향으로 실리는 것을 현장에서는 느끼고 있을 것이다. 전략을 선택과 집중의 측면에서 보면 당연한 방향과 설정이라고 할 수 있으며, 많은 창업자들이 고무격려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작년 말, 정부에서는 4차 산업혁명 대응 계획을 발표하여 진행하고 있지만 어느 정책이나 전략이든 아쉬움이 있기 마련이다. 실제 창업 일선에서는 4차 산업혁명 변화에 따른 기존 산업이나 업종에 대한 영향에 대한 대책이 다소 미흡하거나 현재 변화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무시하지 못하여 과감성이 결여되는 측면은 여전히 존재한다. 일각에서는 우리나라가 기존에 유지하고 있는 제조 분야의 상대적 우위 요소가 희석되고 있지 않는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독일이나 중국은 기존의 자기네 고유 장점 내지 역량을 집중 공략하여 다른 분야로의 파급 효과를 도모하고 있음을 보고 있듯이 우리도 제조 분야 및 이와 연관된 분야가 함께 발전하고, 많은 관련 창업기업들이 생겨나 관련 산업의 발전과 함께 성장할 기회를 갖기 바라는 마음이다. 정부 정책을 자세히 살펴보면, 스마트 팩토리를 비롯한 제조 로봇, 드론, 자율 자동차, 자율운항 선박 등에 중점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고 이를 잘 활용하면 창업 기회가 얼마든지 창출될 수 있을 것 또한 파악할 수 있다.
제조 분야를 강조하였기에 다른 분야를 무시한다는 뜻이 아님을 얘기하고자 한다. 이미 우리가 갖고 있는 우위 역량을 바탕으로 살펴보면 앞서 얘기한 창업 업종의 구조적 변화와 내실이 건전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창업기업의 지속성에서 조금 더 개선이 되지 않을까 하는 필자의 자그마한 희망이다. 그래서 필연적으로 해외 의존도가 강한 우리나라 경제에서 앞으로도 지속 발전을 뒷받침할 창업기업이 속출되기를 기대해 본다.
엔슬협동조합은 대기업 은퇴 임직원들이 설립한 비영리협동조합으로 조합원의 풍부한 경험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스타트업에 필요한 사업화와 시드투자를 제공하고 있으며 투자법인 엔슬파트너스를 설립하여 중기부 등록 액셀러레이터, 도약패키지 지원사업의 주관기관으로 창업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엔슬멘토단의 경험과 전문성이 담긴 칼럼은 벤처스퀘어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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