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개의 계단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계단 하나가 1미터라고 하면 계단의 총 길이는 30미터다. 그런데 계단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 어떻게 될까?” 다르미샤 루드 싱귤래리티 대학 시니어 프로그램 디렉터가 물었다. 다르미샤 디렉터는 “지구를 26번 돌 정도로 폭발적으로 늘어난날 수 있다”며 “기하급수적인 성장을 기술에 적용할 때도 마찬가지”라며 덧붙였다. 기하급수, 폭발적으로 기술이 발전한다면 우리가 할 일은 뭘까. 다르미샤 디렉터는 “오늘날 사회, 전 세계가 당면한 문제에 대한 답을 찾는 일”이라고 답했다.
전 세계가 당면한 문제의 답을 찾는 여정, 2018 싱귤래리티대학 한국 글로벌 임팩트 챌린지(SingularityU Korea Global Impact Challenge, 이하 ‘GIC’)가 14일 세운홀에서 개최됐다. 싱귤래리티대학은 10년 안에 10억 명의 사람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혁신 창업가를 육성한다는 목표로 설립된 실리콘밸리 민간창업대학이다. <특이점이 온다>의 저자 레이 커즈와일과 히터 디아맨디즈가 설립했으며 구글과 나사가 후원, 첨단과학기술과 창업을 집중 교육하고 있다.
2010년 한국인으로는 처음 싱귤래리티 대학 교육을 이수한 고산 에이팀벤처스 대표는 “내부에서 가속화되는 과학기술의 현 주소를 살피고 우리 인류가 당면한 문제를 살피며 미래를 투영해보게 됐다”며 당시를 기억했다. 고 대표는 “10주 동안 진행된 여정에 나도 모르게 기업가 정신이 고취됐었다”며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결국 창업으로 풀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 때의 경험은 2011년 타이드인스티튜트를 설립한 배경이 됐다.
타이드인스티튜트는 2016년 우리나라 최초로 싱귤래리티 대학 챕터 라이선스를 취득한 비영리 기관으로 올해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GIC를 개최했다. GIC는 싱귤래리티 대학에서 선정한 12가지 글로벌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된 대회다. 전 세계 55개국 100개 챕터에서 인류가 당면한 문제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있다. 올해 GIC에서는 서류평가와 인터뷰를 통해 선발된 9개 팀이 인류가 당면한 문제와 해결책을 제시했다. 최종 우승팀은 팜테이너와 엔벨롭스가 차지했다. 두 팀에게는 싱귤래리티 프로그램 수강 기회와 전액 장학금이 지급될 예정이다. GIC에 참가한 9팀을 소개한다.
◇블루스파인=잘못된 의료 지식과 처방, 운동으로 인한 척추 부상과 이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블루스파인이 내놓은 해결책은 자세, 움직임 이미지 트레이닝을 받은 AI 의사 진단 시스템이다. 1일 15분 재활프로그램을 통해 스스로 자세를 모니터링하고 척주질환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전략이다.
◇체인지 메이커스=정치 후원금 제도에서 발생하는 비효율을 해결하고자 한다. 현행 정치 후원금 시스템에서 유권자는 자신의 후원금이 용처를 파악할 수 없고 정치인 역시 자신을 지지하는 이유를 파악할 수 없다. 체인지메이커스는 블록체인에 기반 한 후원시스템을 제시한다. 후원금을 암호화폐 형태로 제공하고 사용이력이 기록으로 남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유권자의 정치참여를 높이고 공약에 기반한 정책을 펼 수 있도록 돕는다는 계획이다.
◇베이크 플라스틱=플라스틱 과잉 낭비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베이크 플라스틱의 아이디어는 폐플라스틱을 이용한 업사이클링. 재활용 업계, 식당 등 플라스틱 관련 업계와의 협력을 통해 폐플라스틱을 수집하고 완성도 높은 제품을 생산한다는 목표다.
◇블루코스트=해양쓰레기 수거 솔루션을 통해 전 세계에 발생하는 해양 오염을 해결하고자 한다. 태양열 패널을 장착한 쓰레기 수거 로봇이 바다에 부유하는 플라스틱을 수거하는 방식이다. 로즈마린이 MVP 모델로 실험한 결과 3.6시간 충전 시 바다에서 수거할 수 있는 해양 쓰레기 양은 약 257kg, 디바이스 91개면 우리나라 2017년 해양 쓰레기양인 8,200톤 이상 수거할 수 있다. 로즈마린은 친환경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해양 생태계 보존에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팜테이너=언제 어디서나 설치 가능한 컨테이너형 농업 시스템을 제안한다. 자연재해나 오염, 기후 등의 문제로 농업이 불가능한 지역에도 친환경 농업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AI로봇이 수확량을 관리하고 기존 농업 담수량의 5%만 이용한다. 이를 통해 인구 증가로 인한 식량 부족, 물 부족 사태를 해결한다는 목표다.
◇엔벨롭스=태양광 시스템 ‘솔라박스’를 통해 저개발 도상국가에서 발생하는 기후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솔라박스는 자연재해로 고립, 복구가 어려운 고립, 낙후지역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지향한다. 설치, 유지에 드는 비용은 기후 관련 암호화폐으로 마련할 예정이다. 엔벨롭스는 극한 기후 상황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 재생가능 에너지를 공급하고 개발도상국간의 격차를 해결하고자 한다.
◇프로섬=투자 시장에서 발생하는 전문투자자와 일반투자자의 정보비대칭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개인정보가 삭제된 금융데이터를 블록체인에 올리고 SNS를 통해 투자 관련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컨버지=분산되어 있는 의료데이터를 통합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안한다.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을 통해 데이터 제공자에게는 정당한 보상을 제공하고 의료 생태계 전반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옥시케어=전 세계 산소치료를 받는 인구는 1,300만명. 산소 치료는 보편적으로 행해지는 치료지만 선진국과 개도국의 치료 격차는 크다는 점에 주목한다. 산소 치료 조건 때문이다. 산소 유량과 농도가 환자에 따라 달리 적용돼야 하는데 의료 환경이 잘 갖추어지지 않은 국가에서는 산소치료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특히 신생아의 경우 잘못된 농도에 6분 이상 노출되면 사망률이 3배 높아진다. 옥시케어는 유리 공예 작업에서 아이디어를 착안, 산소 블랜더 작동방식을 제안한다. 기존 산소치료보다 저비용, 저전력 디바이스를 통해 유량, 농도, 산소를 조절하는 방식이다. 옥시케어는 산소치료를 시작으로 보건 프로젝트를 진행, 저개발 국가 신생아 치료에 힘쓴다는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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