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사회 전반에 ‘중국 다시 보기 열풍’이 불고 있는 것 같다. 하루가 멀다 하고 중국발 뉴테크(New-tech) 관련 기사가 쏟아진다. 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 메인 페이지에는 중국 최신 산업동향을 소개하는 전문 코너도 생겼다. 대형서점 한 코너를 중국 스타트업 관련 책이 뒤덮고 있는 건 물론. 스타트업 미디어도 중국 현지 제보원을 꾸준히 충원한다.
매체와 도서 다수는 중국 경제가 괄목상대할 만큼 바뀌었고 발전했다고 말한다. 글로벌 시가총액 Top10 기업 리스트에 알리바바나 텐센트 같은 중국 ICT 기업이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주요 도시 길거리에선 짝퉁 시계나 불법택시를 찾는 것보다 공유자전거나 차량을 찾는 게 더 쉬워졌다는 것에 주목한다.
하지만 이들 중 상당수는 단순히 중국이 놀라울 만큼 발전했다는 것을 주제로 독자의 흥미를 끄는 것에만 지나치게 중점을 둔 나머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과 대응방안 제시에는 소홀하다. 관련 인터넷 기사 말미에는 어김없이 “도대체 한국은 무엇을 하고 있나?” “우리는 어떻게 대응하면 되는가?”라는 식의 해소되지 않은 궁금증을 터뜨리는 말이 줄을 잇는다.
중국 창업과 현지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은 필자는 관련 기사와 도서를 매일 같이 찾아보고 있다. 하지만 정말 아쉬운 것은 수백 건씩 기사를 검색하고 수십 권씩 도서를 읽어봐도 ‘한국 스타트업이 중국에 진출할 때 검토할 수 있는 방법’이나 ‘스타트업이 중국에서 인재를 모으거나 자금을 조달하는 법’ 혹은 ‘스타트업이 중국에 진출할 때 고려해야 할 점’ 등 실질적인 방법에 대해 제시해 놓은 경우를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이와 관련해 2가지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콘텐츠 집필진의 중국 비즈니스 관련 경력이 전무한 경우다. 일부 매체나 출판사는 최소한의 자금과 인력으로 더 많은 콘텐츠를 만들어 내기 위해 단순히 중국어만 잘하는 혹은 중국에 살아본, 중국 학위가 있는 인원을 인턴이나 협력 기자, 통번역 채용 등 다양한 방식으로 동원해 집필진으로 삼는다. 이런 경우에는 집필진 자체가 스스로 작성하는 콘텐츠 정보에 대한 이해가 떨어져 당연히 독자에게 의미 있는 방향성을 전달하기 힘들어진다.
둘째. 앞선 얘기보다 좀더 일반적인 경우로 속 시원한 방향성 제시가 어렵거나 부정적인 내용을 언급해야 하기 때문에 집필진이 해당 부분 저술을 회피하는 경우다. 앞서 필자가 언급했던 주제(한국 스타트업이 중국에 진출할 때 검토할 수 있는 방법, 스타트업이 중국에서 인재를 모으거나 자금을 조달하는 법, 스타트업이 중국 진출 시 고려해야 할 점)가 이 부류에 속한다.
두 가지 경우 모두 이해하지 못할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현황을 당연하게 생각해 매번 와우이펙트(Wow effect)만 노리며 아무런 방향성 없는 일종의 가십성 콘텐츠만 담아내는 매체나 도서가 표준으로 여겨지는 것도 안 될 말이다.
중국 전문 콘텐츠를 정기적으로 다루는 매체나 출판사라면 여러 중국 비즈니스 장기 경험자, 중국 정세 전문가 분을 모시고 중국 기업 움직임의 행간에 숨겨진 다양한 의미를 분석해 보고 한국과 한국인이 갖춰야 할 자세와 방향성에 대해 심도 있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중국기업, 정부의 아주 작은 움직임도 한국 경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현황을 고려 할 때 오늘의 간단한 조언 한 마디가 훗날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 큰 기여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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