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트랙이 운영하는 린더(linder)는 관심 분야의 일정을 캘린더로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다. 야구팬이라면 내가 응원하는 구단의 일정을 모두 받아 볼 수 있고 아이돌 팬이라면 내가 애정하는 아이돌의 팬미팅 일정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자주 쓰는 화장품 세일 일정이나 스포츠 제품 출시 일정 등 관심 분야 일정을 놓치지 않고 받아볼 수 있다.
캘린더라는 단순한 아이템으로 필요한 서비스를 만든 히든트랙은 고려대학교 창업동아리에서 시작됐다. 오정민 대표를 비롯해 창업에 뜻을 둔 3명이 모였고 오 대표가 추가 인력을 모아 2017년 6월 정식으로 법인을 설립했다. 팀 평균나이는 약 27세. 젊은 피로 똘똘 뭉친 이들은 설립 1년만에 삼성전자, 아모레퍼시픽, 한화 등 굵직한 대기업으로부터 투자 및 협력 파트너로 인정 받는 스타트업으로 성장했다.
오 대표가 창업에 도전하게 된 것은 해외 공모전에 참가한 것이 계기가 됐다. 대학 시절 마이크로소프트가 주최한 국제 공모전에 참가할 기회가 있었고 거기서 새로운 자극을 받는다. 오 대표는 “그곳에서 만난 해외의 많은 또래 친구들이 사업을 하고 있어 놀랐다”며”그때 능력을 키운다면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욕심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무작정 창업에 도전하진 않았다. 학교에서 창업 관련 강의를 듣고 스타트업, 대기업 등에서 인턴을 하면서 경험을 쌓았다. 이후 학교에서 같은 비전을 지닌 팀원들을 만나 본격적으로 사업을 결심하게 된다.
히든트랙은 일정을 입력하면 캘린더로 연동해주는 챗봇으로 시작했다. 챗봇이 한창 붐일 시절이었다. 하지만 만들어놓고 사용자 테스트를 해보니 굳이 쓸만한 서비스가 아니라고 판단됐다. 챗봇이라고 했지만 수기로 일정을 입력해주고 있었던 것. 그러던 중 사용자 피드백 하나가 눈에 띄었고, 이 피드백이 지금의 린더의 구독서비스를 탄생시키는 계기가 됐다.
“피드백 중 하나가 1년 치 학사일정을 모두 캘린더에 넣어달라는 것이었어요. 아직 완벽한 서비스가 아니었기에 수기로 일정을 입력하고 있었는데 테스트 기간에는 사용자의 요구는 모두 들어주자는 생각에 그 많은 일정을 다 넣었죠.”
반응은 생각보다 좋았다. 학사일정을 수기로 모아 웹사이트에 구독하게 만고 기본캘리더에 넣어주는 구독형 캘린더가 괜찮은 모델 같았다. 찾아보니 해외에서는 캘린더 마케팅이라고 불리며 스포츠나 커머스쪽에서 활용되고 있는 서비스였다. 가능성이 있겠다 싶었다. 팀을 꾸리고 2달동안은 챗봇으로 실험을하다 해외 캘린더 마케팅 사례를 발견하고 피봇해 구독 솔루션 린더를 2달만에 출시한다.
린더는 웹서비스로 처음 시작했다. 웹으로 관련 분야의 일정을 구독하면 애플, 구글, 네이버, 아웃룩 등 본인이 사용하고 있는 캘린더로 일정을 받아볼 수 있게 했다. 승인 없이 일정 데이터를 쉽게 얻을 수 있는 아이돌 일정부터 시작했다. 생각지 못하게 팬들 사이에서 바이럴이 되면서 구독자 수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다음은 스포츠. 이미 팬덤이 형성되어있는 곳을 타깃으로했다. 일정 수준으로 린더 유저 수를 늘린 후에야 사업을 확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다. 스포츠 구단에서도 반응이 좋았다. 구단 입장에서는 경기일정은 물론 팬 이벤트 홍보도 가능하고 티켓 구매 링크도 삽입할 수 있어 손해볼 것이 없었다.
린더 사용자가 늘어나자 사용자의 편의성과 데이터 관리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 자체 앱도 출시한다. 오 대표는 “린더를 사용하기 위해서 일반 캘린더를 직접 다운받는 번거로움 그리고 일상캘린더와 분리해서 사용하고 싶다는 피드백도 수용해 앱을 출시하게 됐다” 현재 린더는 안드로이드와 IOS모두 사용 가능하다.
린더를 사용하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현재 아디다스, 나이키, 아모레퍼시픽, 현대, 제일기획 등이 린더를 활용해 관련 제품 출시 일정이나 세일 일정을 공유하고 있다. 일정뿐만아니라 구매링크를 제공하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 서비스를 홍보하는 데도 유리하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구매링크나 사이트를 일일이 찾지 않아도 돼서 편하다.
기업은 린더가 제공하는 파트너 대시보드를 통해 어떤 고객이 어떤 프로모션에 참가하고 어떤 링크를 클릭하고 언제 전환했는지 등 세부 통계 데이터를 받아 볼 수 있다.
현재 야구, 농구, 배구 등 스포츠 구단 까지 포함하면 약 20 여 개의 기업이 린더를 사용하고 있으며 일반 사용자는 20만 명을 넘어섰다.
올해 히든트랙은 구독솔루션을 기반으로 향후 타깃광고 플랫폼으로 전환하고 사용자 행동 기반 일정 추천을 위해 유저를 확보하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오 대표는 “일정 데이터를 통해 그 사람의 생활 패턴을 알 수 있고 나아가 맞춤형으로 일정을 추천해 줄 수 있도 있을 것”이라며 “아직은 일정데이터를 정리하는 기업이 없기 때문에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데이터가 충분히 쌓이면 AI기술을 활용해 개인에게 맞춤화된 일정을 추천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기업 파트너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서비스의 질은 사용자들이 판단하는 것이라고 생각하해요. 사용자가 좋아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향후에는 국내를 넘어 일본과 동남아 시장 진출까지 계획하고 있다.”
You must be logged in to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