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창업가만이 지닌 비즈니스 역량이 있다면? “여성과 남성이 크게 다르지 않다” 여성 중소기업 CEO, 창업자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2018 올리브영 우먼 리더스데이’에서 최희진 어스맨 대표가 답했다. 전 세계 남녀를 둘로 나눠 장단을 비교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그보다 최 대표는 “개개인이 가진 특수성이 더 큰 차이를 갖는다”고 말했다.
특히 “스타트업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본인의 꿈, 색깔, 장단점이 분명한 사람들일 것”이라며 “본인을 여성으로 국한해 생각하기보다 스스로가 어떤 사람인지, 그 안에 어떤 생각과 씨앗, 역량을 가지고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살피고 본인이 하려고 하는 사업에서 어떻게 발현시킬 수 있을지를 검토해보라”고 조언했다. 막막하고 불안한 20대, 막연히 하고 싶은게 있지만 무서워서 선뜻 나서지 못했던 그 시절, 최 대표는 그 시절을 회상하며 창업을 꿈꾸는 20대 여성에게 ‘어스맨’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공유했다.
최 대표는 2011년 5월, 1인 기업으로 어스맨을 시작했다. 어스맨은 사람이 중심이 되는 무역을 통해 지구촌 곳곳으로 지속가능한 삶을 확산시키는 공정무역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다. 개발도상국 생산자를 도움을 줘야하는 수동적 개체로 보는 것에서 나아가 동등한 관계에서 무역을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나아가 소비자에게는 공정무역 가치와 메시지를 전하고 일상 속에 공정무역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돕는다. 현재 먹거리, 패션, 생활용품 등을 국내에 선보이고 있다.
“어쩌다가” 최 대표가 밝힌 어스맨을 시작하게 된 계기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학교, 기업, 사회 진출까지 사람들이 좋다고 생각하는 방식대로 살아왔다. 하지만 회사 생활 3년 반, 풀리지 않은 갈증이 느껴졌다. 나는 어떤 사람이고, 어떤걸 좋아하는지, 어떤 것을 해야할지에 대한 생각이 깊어지던 시점 그는 생각했다고 한다. “존재하기 때문에 살아 있는게 아니라 생명력 넘치고 생생하게, 주체적으로 살고 싶다” 최 대표는 회사를 그만두고 인도로 떠났다.
8개월간의 방랑 생활이 이어졌다. 인도, 라오스 등 발길이 닿는 곳에서 생각했다. “원하고 고민하는 것을 실제로 하지 않으면 영원히 이 일이 내게 맞는지, 정말 하고 싶은 일이었는지 알 수 없을 것 같다” 그는 라오스에서 공정무역 인턴 생활을 경험하게 된다. 경영을 전공하고 종합상사에서 일하던 경험이 공정무역으로 이어진 셈이다. 한국으로 돌아온 최 대표는 어스맨을 설립했다.
만 7년간 어스맨으로 살아온 최 대표, 여성창업자로 느끼는 한계는 없었을까. 최 대표는 오히려 회사생활을 할 때 여성으로의 한계를 더 느꼈다고 답한다. 남성 중심적인 조직에서 오히려 스스로를 여성으로 인지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설명이다. 스타트업을 시작하고 나서는 상대적으로 자유도가 높아졌다. 문제가 생기면 문제 제기부터 개선까지 시간이 걸리는 큰 조직과는 달리 스타트업은 당장 바꿔나갈 수 있는 칼자루를 쥐게 된다. 최 대표는 “창업한 시점부터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사람, 파트너와 관계를 맺는다. 때문에 오히려 여성 리더들이 많아져서 여성 리더가 만드는 건강하고 색다른, 다양한 색깔을 가진 조직문화를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예측 불가능함으로 느껴지는 불안, 예측 불가능함을 컨트롤할 수 없을 때 느끼는 스트레스. 창업을 한다는 건 이 두 가지가 거의 매일 일어나는 일련의 과정을 겪는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스타트업을 한다. 마음 속 깊이 하고 싶었던 일이기에 혹은 살면서 꼭 풀고 싶은 문제이기에. 저마다의 이유와 사연이 묻어있다. 그리고 각각은 힘든 순간을 버티고 앞으로 나아가는 방법을 체득한다. 최 대표의 비법은 단단함과 유연함. 그는 “변수에 조급해하지 말고 스스로의 지향점과 신념을 가질 것, 더불어 모든 자원이 한정적인 상황에서 스스로가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 사이에서 유연함을 가지라”며 응원의 말을 전했다.
한편 미래 여성리더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2018 올리브영 우먼 리더스데이’가 1일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렸다.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올리브영이 개최한 이번 행사에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여성 리더의 경험을 공유하고 미래의 여성 사업가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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