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자영업자 비율은 6%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25.4%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미국은 식당 창업을 사업으로 보지만 우리나라는 장사라고 생각하는 인식의 차이로 인해 외식업 창업을 가볍게 생각하는 측면이 있다. 기업가 정신 부재도 문제다.” 김기웅 위쿡 대표는 10일 공덕 서울창업허브에서 개최된 넥스트키친 네스트 푸드 포럼에서 “최근 국내 자영업자들이 무너지고 있는 현상은 최저임금탓만은 아닐 것”이라며”이미 외식업 시장은 포화상태인 데다 창업가의 기업가 정신 부족도 그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영업자 폐업률을 줄이기 위해서는 기업가 정신을 키우고, 식당 창업 전 미리 성공 가능성을 실험해볼 수 있는 공유주방과 키친 액셀러레이터의 역할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공유주방은 쉽게 말해 외식업에 필요한 공간과 설비를 렌탈해주는 서비스다. 여기에 외식업 창업에 필요한 교육까지 진행하면 키친 액셀러레이터라고 부르게 된다. 외식업 창업자는 공유주방을 통해 실제 창업을 하는 비용보다 훨씬 더 적은 비용으로 서비스를 런칭할 수 있고, 액셀러레이터의 도움을 받아 서비스의 성공 또는 실패 가능성을 사전에 예측해볼 수 있다.
공유주방 서비스는 미국, 유럽, 중국 등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사업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에서는 유통 채널을 겸비한 유니온 키친을 비롯해 2010년부터 공유 키친 서비스들이 증가하기 시작해 10여 개가 넘는 기업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에 비해 국내 공유 주방 사업은 아직 초기 단계다. 위쿡과 같은 민간 기업과 정부산하의 공공 기관들이 함께 시장을 구축해가고 있다.
◇정부 주도 지원 줄여야= 김 대표는 “해외와 달리 국내는 지방 자치단체 등 공공 기관 중심으로 청년들의 외식업 창업을 지원하는 공간 지원 프로그램이 많은 편”이라며”대부분 푸드 코트형이 많고 이 모델은 자영업 시장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는 지원 방식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주방공유 인큐베이터는 다양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지만 국내는 레스토랑/푸드코트형 인큐베이팅에만 집중하고 있어 다소 정형화되 있다는 우려다. 위쿡은 이와 달리 공유주방과 액셀러레이팅이 합쳐진 모델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위쿡이 운영하고 있는 서울창업허브 내 공유 주방은 위쿡이 위탁을 맡기 전 푸트코트형으로 설계되어있어 위쿡의 방식이 아닌 푸트코트형으로 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는”여러 지자체에서 서울창업허브 내 공유주방 모델을 참고해 비슷한 프로그램을 만든다”며”키친 인큐베이터의 모델은 목적에 따라 다양하며 우리의 모델이 표준 모델이 되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자영업 폐업률 줄이는 공유주방=자영업자 폐업률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외식업 창업을 지원하는 서비스가 늘어나는 것은 문제가 아닐까. 위쿡은 이같은 우려를 긍정적으로 풀고자 한다. 김 대표는 “위쿡은 외식창업을 돕는 액셀러레이터지만 역설적이게도 내부에서 창업가를 실패시키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적은 비용으로 사업 실패를 경험할 수 있게 하고 있다는 것.실제로 위쿡 프로그램 참여 창업자 중 80%정도가 중도에 포기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외식업 시장은 이미 포화돼있고 높은 임대료, 초기 투자비용, 인건비 등으로 고정비는 계속 증가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사실상 창업을 해도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김 대표는 “공유주방을 통해 린 스타트업을 실행해봄으로써 실제 시장에 나갔을 때 실패의 확률을 줄여줄 수 있고 창업 교육을 통해 기업가정신도 배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비 창업자 입장에서는 초기비용없이 멤버십 비용만 내고 실패든 성공이든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김 대표에 따르면 미국 키친액셀러레이터를 거친 기업의 5년 생존률은 90%다.
끝으로 김 대표는 공유주방 사업의 시장기회와 위협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국내에 우수한 자영업자풀이 존재한다는 점과 트렌드에 민감한 시장환경 그리고 기업창업문화확산 현상은 공유주방 사업이 가진 기회지만, 기존 자영업자체제에 대한 보호와 변하지 않는 정책들은 공유주방 사업에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어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책적인 변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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