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소개서 첨삭 좀 해주세요!” 취업 관련 커뮤니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글이다. 구직자들은 서로의 자기소개서를 커뮤니티에 올리고 첨삭을 주고 받는다. 취업의 벽을 넘기까지 산 넘어 산, 토익, 학점, 자격증을 갖추고 서류관문을 뚫기위해 서로가 서로를 돕는다. 문제는 정보의 질. 서로가 주고받는 ‘카더라’식 정보가 얼마만큼 자신에게 유용한 것인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자신에게 적합한 직무에 지원하고 이를 적확하게 드러내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는다. 이 과정에서 겪는 좌절과 답답함은 오로지 구직자의 몫이다.
코멘토는 올 8월 구직자의 타는 목마름을 해결해줄 서비스를 내놨다. ‘AI 자기소개서 분석기’다. 코멘토 플랫폼 자기소개서를 입력하면 5초내 지원자의 성향과 지원한 직무가 요구하는 역량, 업무 적합도, 현직자가 강조한 업무 역량은 물론 자기소개서 보완점이 일목요연하게 나타난다. 주도/성취, 사교/표현, 책임/팀워크, 꼼꼼/분석 성향 그래프는 물론 본인의 강점이 13가지 요소에 따라 그래프로 표시된다. 자소서를 통해 인사담당자가 지원자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하진규 코멘토 이사는 “구직자가 지원하려는 직무와 본인이 적은 모습이 어떤 부분과 맞는지,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어떤 역량이 필요한지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만든 서비스”라고 소개했다. 하 이사가 소개한 좋은 자기소개서의 요건은 크게 둘. 첫번째는 지원하는 직무가 요구하는 성향이 드러나게 서술되어 있어야 한다. 두 번째는 경험이 얼마나 자기소개서에 묻어나도록 쓰는 것이다. 놀라운 점은 의외로 직무가 요하는 성향이 무엇인지도 파악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예컨대 소통능력이 필수인 직무인데 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거나 필수 역량을 인지하고 있더라도 이와는 동떨어진 내용으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단순히 합격과 불합격을 판가름하지 않고 지원자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해 선택과 집중을 돕는다” 열심히 작성하고도 헛수고가 될 수 있는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해 코멘토는 데이터를 적극 활용했다. 2015년부터 구직자와 현직자 멘토링 콘텐츠가 쌓여있었고 이 중 현직자가 첨삭한 자기소개서는 수 만건에 달했다. 하 이사는 “그 중에서도 합격 자기소개서 데이터를 가진 사람은 많지만 자소서를 평가한 데이터를 가진 곳은 개별회사를 제외하곤 코멘토가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자소서 데이터를 추리고 잘 쓴 자소서에 담긴 요소와 표현은 역량사전에 담았다. 구직자가 AI 자소서 분석기에 자소서를 넣으면 역량에 따라 표현값을 추출한 후 이를 지원자 자소서와 비교한다. 지원자의 역량과 직무에서 요하는 역량이 그래프로 나타나고 HR에서 사용되는 역량카테고리에 따라 지원자의 강점과 보완점이 드러난다. 7월 베타서비스를 거쳐 8월, 9일까지 사용자 수는 5,000명을 돌파했다. 올해는 기아자동차와 롯데, CK, CJ 등 대기업들이 채용 과정에 AI를 도입한다고 밝히고 있어 사용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코멘토의 파이프라인은 현직자 멘토링 콘텐츠가 쌓이고 이를 통해 구직자가 들어오는 구조다. 취업 콘텐츠로 구직자를 모아서 기업과 연결해주고. 이 과정에서 쌓인 데이터는 역량분석기에서 사용되고 있다” 코멘토는 구직자와 현직자를 연결하는 멘토링 플랫폼으로 시작해 로보리쿠르팅, AI 자기소개서로 영역을 확장해왔다. 하 이사는 “취업 시장에 존재하는 정보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시작한 서비스로 현직자가 가진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플랫폼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처음부터 서비스 확장을 염두에 둔 건 아니라고 밝혔다. 처음 주목한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새로운 문제를 발견하고 과정 속에서 해답을 찾게 된 케이스다.
AI자기소개서 분석기 이전에 선보인 로보리크루팅도 마찬가지다. 하 이사는 “구직자 대부분이 대기업을 가고 싶어하지만 현실적으로 모두가 대기업을 가는 것은 쉽지 않다. 대기업만이 답도 아니다. 그렇지만 다른 곳을 찾기엔 상대적으로 정보가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정보가 부족한 건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도 마찬가지라는 점이었다. 서로가 서로를 원하지만 구직자나 기업 모두 접점이 없었다. “다른 곳에서도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멘토링 과정에서 쌓인 데이터를 활용해 로보리크루팅을 선보이게 된 배경이다.
하 이사는 “타겟팅이 거의 없는 공고 형식의 채용은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찾기도 어렵고 지원자가 수많은 공고 중 자신에게 맞는 직무를 찾기도 어렵다”며 “로보리크루팅은 구직자가 멘토링을 받고 정보를 얻는 과정에서 자신에게 맞는 공고를 접하고 자연스럽게 기업과 매칭되는 경험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소위 말하는 취업 스펙을 쌓아야하는 등 구직과정에서 발생하는 비효율을 줄이고 온전히 자신을 표현하는 것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목표다. 코멘토의 목표가 현실로 이뤄지는 순간 ‘채용공고가 사라지는 세상이 오지 않을까.
멘토링 플랫폼에서 AI자소서분석까지. 코멘토는 도저히 끝이 보이지 않은 터널을 통과하는 누군가와 함께 걸어왔다. 이 과정에서 구직자와 기업이 겪는 문제에 귀기울이며 공존의 길을 찾고 있다. 하 이사는 “길을 가다가 진짜 문제가 발견하면 또 다른 비전이 생길 수도 있다”며 “채용 시장에서 다른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정한 신규 10만 구직자 모집 목표를 이미 달성한 코멘토는 협력 기업을 1,000곳으로 확대하고 채용 시장으로 한 발 더 깊숙이 다가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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