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한대로 배운대로 본능대로. 주먹을 뻗었다. 상대는 복싱 전설 매니 파퀴아오. 주먹이 코앞까지 날아들었지만 침착하게, 본능적으로 후진 스텝을 밟고 전열을 정비했다. 다시 레프트, 훅.
필리핀 전설의 복서 매니 파퀴아오를 게임 속으로 불러들인 건 이현욱 앱노리 대표다. 앱노리는 2017년 매니 파퀴아오와 정식 라이센스 계약을 맺고 VR 복싱게임을 선보였다.3D 스캔에 이용한 DSLR 카메라만 100대, 생동감을 살리기 위해 애니메이션이 아닌 역운동학(IK)을 구현했다. 이 대표는 “역운동학을 적용했을 때 충격에 따른 물리계산으로 캐릭터가 반응한다”며 “캐릭터의 관절운동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타격감이 그대로 전해진다”고 설명했다.
앱과 노리라는 뜻의 앱노리는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는 업체였다. 시작은 이 대표 혼자였다. 당시는 2010년, 아이폰이 국내에 상륙하며 앱스토어 시장이 새롭게 열리고 있을 때였다. 삼성 휴대폰 GUI 개발회사를 다니던 이 대표는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1인 게임개발을 시작했다. 6개월 동안 고시원에 틀어박혀 게임 개발에 매진했다. 당시 내놓은 토이샷은 한구간 앵그리버드라고 불리며 한국 앱스토어 전체 1위를 차지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를 계기로 게임빌로부터 투자를 유지하며 본격적으로 게임 개발에 돌입했다.
VR 스포츠 게임을 시작한 건 2015년 부산으로 터전을 옮기면서였다. 서울과 판교를 터전으로 직장생활과 사업을 이어가던 이 대표는 부산에 글로벌 게임센터가 생긴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게임 콘텐츠 개발 지원부터 마케팅, 글로벌 비즈니스, 글로벌 시장진출과 실무교육까지 게임에만 전념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다는 구상이었다. 부산은 매년 지스타가 개최되며 게임에 대한 열기가 높은 도시 중 하나였다.
다시 이 대표의 가슴이 뛰었다. 이 대표는 “당시만해도 VR 게임을 개발하는 곳이 드물었지만 VR 시대가 반드시 올 것이라고 에상했다”며 “모바일 게임 시작도 그랬듯 새로운 트렌드가 보이면 심장이 두근거려 참을 수가 없었다”고 회상했다. 이 대표는 고향인 부산으로 터전을 옮기기로 결심했다. 앱노리의 VR 게임 개발 여정이 시작된 것도 이 즈음이다.
결론적으로 잘한 선택이었다. 부산은 VR 스포츠 게임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 있었다. 이 대표는 “부산정보산업 진흥원과 부산 오렌지팜의 지원을 통해 정부지원사업을 이어나가고 스타트업에게 필요한 사무실, 투자연계, 마케팅, 전시회 , 교육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 부산 VR․AR 융복합센터에서 운영하는 ‘부산 VR인큐베이팅 프로그램’에 선정되며 바이브사로부터 직접 투자와 기술지원, 해외 마케팅 지원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최부산연합기술지주로부터 투자유치를유치하고 지역기반의 VR 개발사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VR게임으로 처음 선보인 베이스볼 킹즈VR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베이스볼 킹즈VR은 게임 속 타자 혹은 투수가 되어 경기를 운영할 수 있는 게임이다. 모바일 야구게임 베이스볼 킹즈를 VR로 구현한 게임으로 한국 VR 개발사로는 최초로 오큘러스 스토어 Top10에 진입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VR 게임의 몰입감과 현실감은 다른 모바일 PC게임과 비교가 되지 않을 뿐더러 스포츠 VR 게임은 제자리에서 플레이를 하기 때문에 멀미현상도 거의 없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VR 스포츠 게임의 신호탄을 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베이스볼 킹즈VR는대만 HTC사의 바이브랜드에 게임을 선보이며 해외 시장 진출도 엿보고 있다.
“스포츠는 폭력성과 선정성이 거의 없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장르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스포츠 VR 게임을 만들겠다” 현재 앱노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스포츠는 야구와 탁구, 테니스, 배드민턴, 복싱, 스쿼시, 양궁 등 7종목이다. 이 대표는 “아직 일반고객층은 VR 기기가 많이 보급되지 않아 오프라인 VR 아케이드 매장 위주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지만 VIVE, KT등과 같은 글로벌 기업과 퍼블리싱 계약을 통해 세계시장에 문을 두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오프라인에서 즐길 수 있는 아케이드용 VR 게임은 11월부터 동대문 일루션월드에서 만나볼 수 있다.
2020년 도쿄 올림픽도 겨냥하고 있다. 스포츠 종목을 농구, 볼링, 골프, 배구, 태권도, 하키, 승마, 펜싱 라인업 20개로 확대하고 ico와 연계해 올림픽 이벤트 VIVE와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2020년까지 세계 최고의 VR 스포츠 전문개발사로서 기업 브랜드를 확립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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