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은 남의 일인줄만 알았다. 그런데 그 일이 실제로 우리한테도 일어나더라” 김창희 브이알리더 대표가 VR 연애시뮬레이션 앱 ‘모두의 연애’를 내놓은지 두달이 채 지났을 때였다. 앱은 출시 두 달만에 만팔천 다운로드를 돌파하고 있었다. 2014년 처음 VR 콘텐츠 세계에 발을 디딘 이후 처음으로 ‘타이밍이 왔다’고 여긴 시점이었다.
김 대표는 “2014년 처음 VR을 하겠다고 마음먹었을 때도 VR콘텐츠가 일반적인 아이템은 아니었다. VR재난안전교육, 외국어 회화교육 솔루션을 선보였을 때도 대중의 인식보다 한 템포 빨랐다”며 “지난해 7월 모두의 연애가 나왔을 때 이제야 기대했던게 나왔다는 반응이었다”고 기억했다. 그런 모두의 연애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을 때 그의 심경은 어땠을까.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김 대표의 대답이다. 의외로 담담한 그의 반응에 괜찮았냐고 되묻자 “어차피 잘됐다”고 말한다. 너무 초기였으니 제대로 다시 만들면 된다고 생각했다는 것. 다시 만드는 김에 촬영 기법을 개선하고 콘텐츠 질도 끌어올렸다.
제작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플랫폼도 이 시기에 만들었다. 누구나 VR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VR 메이커스다. VR카메라로 촬영한 영상과 시나리오를 플랫폼에 업로드하면 시퀀스가 자동으로 만들어지는 툴이다. 영상에 어울리는 선택지를 고를 수 있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무엇보다도 콘텐츠 제작과 개발에 몰두하느라 사업에 속도가 나지 않았던 브이알리더 스스로의 한계에서 기인한 툴이다. 이용자도 함께 콘텐츠를 만들면서 VR 판을 키우자는 것이다. 김 대표는 “사용자가 직접 제작에 참여하면서 VR 콘텐츠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이를 통해 양질의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VR메이커스 개발이 완료되면 무료로 배포할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사업적인 변화도 있다. 본격적으로 엔터테인먼트 사업으로 확장한다. 중소형 연예기획사와 협력해 아이돌 VR콘텐츠 제작, 공연을 주도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큰 회사는 뭐든 할 수있는 인프라가 갖춰져있지만 중소형 엔터테인먼트은 사정이 다르다”며 작은 집단이 효율을 낼 수 있는 인프라가 마련되면 사정은 달라질 수 있다”고 봤다. 주먹구구식이 아니라 시스템 안에서 대중과 만날 수 있는 접점을 만들겠다는 목표다.
새로운 사업 형태는 아이돌 육성과 음반 제작은 연예기획사가 맡고 이를 제외한 오퍼레이션과 수익창출 부분은 브이알리더가 맡는 그림이다. 언뜻 보면 전혀 다른 분야로의 사업 확대라고 볼 수 있지만 큰 그림으로 보면 VR 대중화와 맞닿아있다. 대중에게 접근성이 좋은 아이돌이 콘텐츠에 등장하면 VR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VR콘텐츠를 통해 더 많은 아이돌을 대중과 만날 수 있도록 연계할 수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엔터테인먼트에 구축해놓은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엔터테인먼트와 연계할 스타트업 찾는다” 엔터테인먼트 관련 신사업은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염두에 두고 있다. IP를 활용한 제품 제작, 아이돌과 연계한 마케팅 등은 인지도가 약한 스타트업에 자신의 서비스를 알릴 수 있는 통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방탄소년단을 필두로 한 아이돌 아티스트가 국내외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는 것도 긍정적인 신호다.
신사업이 자리를 잡으면 엔터테인먼트 전문 액셀러레이터로도 활동한다는 계획이다. 엔터테인먼트와 결합했을 때 시너지가 나는 사업모델을 발굴하고 보육한 후 해외진출까지 연계하는 방향으로 보고 있다. 김 대표는 “스타트업과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두고 있다”며 함께 성장할 스타트업을 찾을 것”이라며 “향후 2년 내, 2020년쯤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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