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위즈에서 연 매출 1,000억을 찍고 웹젠에서 또 다시 1,000억을 달성했다. 이번엔 모바일 플랫폼에서 세계적인 히트작을 만들고 싶다. 팝조이에서도 연 매출 1,000억 짜리는 만들어봐야하지 않겠나”
강지훈 팝조이 대표는 잠자는 시간 다음으로 가장 많은 시간을 게임과 보냈다는 ‘본투비게이머’다. 그는 2000년 올엠을 시작으로 네오위즈, 웹젠, 지금의 팝조이까지 19년 째 게임을 업으로 이어오고 있다. 대한민국 청소년을 축구에 열광하게 만든 네오위즈의 피파 온라인2, 웹젠의 메틴2 모두 강 대표의 손을 거친 작품들이다. 연매출 1,000억 연타석 홈런을 친 강 대표가 이번엔 모바일 플랫폼에서 도전을 시작했다. 카툰네트워크 IP를 활용한 실시간 전략 모바일 게임 ‘카툰네트워크 아레나’다.
카툰네트워크 아레나에는 엉클 그랜파, 벤 10, 어드벤처타임, 극강매직스워드, 파워파프걸, 위베어베어스, 스티븐유니버스 총 7가지 카툰네트워크 오리지널 캐릭터가 등장한다. 70여 종에 이르는 캐릭터, 건물, 스펠 등 유닛을 이용해 자신만의 덱을 만들고 먼저 상대 크리스탈 타워를 부수면 승리하는 게임이다. 게임은 플레이어 간 대결로 진행되며 상대방은 실시간으로 매칭된다. 2018년 출시한 카툰네트워크 아레나는 한국, 일본, 홍콩, 마카오, 싱가폴, 뉴질랜드, 호주, 인도,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6개 언어로 15개국에 선보이고 있다.
“글로벌 공략이라는 연역적 논리를 파고들었을 때 당연한 귀결이었다” 강 대표는 카툰네트워크 아레나 이전 데미갓도어를 비롯한 모바일 게임을 출시했다. 인도 시장을 겨냥한 SRPG ‘요다’로 신시장 개척에도 나섰다. 두 번의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통해 그가 깨달은 건, 결국 시장에 맞는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강 대표가 선택한 건 구체적인 시장이 존재하고 공략가능한 ‘전략게임’이었다. 강 대표는 “한국은 RPG 게임 시장 점유율이 60%를 차지하지만 북미와 유럽은 전략이 40%에 이른다”며 전략게임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북미와 유럽쪽 시장 규모는 약 7조 원 우리나라 전체 게임 시장에 버금가도록 큰 규모다.
시장을 뚫기 위한 열쇠는 IP였다. 친숙한 캐릭터로 유저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캐릭터간의 연결성을 통해 흡입력을 높일 수 있었다. 강 대표는 카툰네트워크에 문을 두드렸다. 카툰네트워크는 미국 타임 워너 계열의 애니메이션 전문 채널로 아태지역 42개국 14개 언어로 방영되고 있는 세계적인 IP였다. 북미, 유럽 10대는 카툰네트워크를 보고 자랐다고 해도 과연이 아닐만큼 친숙한 캐릭터로 알려져있다. 시청가구 수만 4억명에 이른다.
강 대표는 “한국의 작은 게임 스튜디오가 글로벌 IP를 염두에 둔다고 할 때 일각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고 전한다. 강 대표 또한 “무작정 IP를 달라고 해도 주는 곳은 없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가능했던 이유를 묻자 “누가 먼저 신뢰를 보여주느냐의 문제”라며 “그 동안의 게임 제작 경험을 토대로 신뢰를 얻은 것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IP 획득 이후의 여정은 가장 카툰네트워크스러운 게임을 만드는 과정이었다. 원작 스토리에 등장하는 캐릭터와 애니메이션은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게임 안에서 세계관을 구축하는데 초점을 뒀다. 단순히 캐릭터 겉면만 차용한 것이 아니라 캐릭터 고유의 특성이 게임 안에서 살아 숨쉬도록 구현했다. 재미 요소를 극대화하기 위해 게임 룰도 차별화했다. 바닥을 점령하는 땅따먹기 룰을 접목하되 3분 안에 게임이 끝날 수 있도록 구성해 친숙함과 박진감을 동시에 잡았다. 카툰네트워크 아레나는 2018년 초 구글인디게임페스티벌 TOP10, 모바일스타페스티발 최우수상, G랭크 서울챌린지상, Make in Korea 2018 우승작에 선정되며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기본이 갖춰지지 않으면 재미도 있을 수 없다” PvP(Player VS Player) 전략게임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접속 환경이 뒷받침돼야 했다. 모바일 플랫폼에서 랜선을 꽂고 게임을 진행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언제 어디서 게임에 접속하더라도 끊김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어야 했다. 팝조이가 소프트웨어엔진 개발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강 대표는 “실시간 멀티플레이 전략 장르게임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엔진 개발이 필수였다”며 “결과적으로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 엔진 개발을 통해 아시아 유저뿐 아니라 해외 시장으로 확장하기 위한 전제조건도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경쟁자는 특정 게임이나 회사가 아니다. 중요한 건 우리만의 색깔로 차별화하고 우리가 만드는 서비스를 좋아하는 유저를 끊임없이 찾는것이다. 두 가지를 병행할 것” 현재 카툰네트워크 아레나의 주 타겟은 전략게임을 좋아하는 북미, 유럽 지역 10대 층이다. 강 대표는 나아가 “실시간 대전전략류 게임 장르에서 먼저 성공을 거두면 다른 IP 홀더들이 먼저 제안할 수도 있고 우리만의 게임을 만들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토종게임, 온라인 게임으로 전 세계를 리드했던 리드업 종사자로서의 자존심같은게 있는거다. 시장이 커지고 국경이 허물어졌다. 글로벌 플랫폼이 지배하는 시장에서 해외 게임이 들어올 것 생각도 못해서 당한 상황이다. 반대도 가능하다는걸 보여주고 싶다” 팝조이의 목표는 다국적 글로벌 IP가 신뢰하는 게임 스튜디오로 시장에서 의미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팝조이만의 고유한 특색을 지닌 회사를 꿈꾼다. 강 대표는 “한국에 있는 회사인데 세계적인 IP와 콜라보하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회사가 될 것”이라며 “꼭 영어를 잘 써야만 글로벌 회사인가, 필요조건이지만 필요충분 조건은 아니다. 우리가 게임으로 증명해보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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