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중심에 핀테크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핀테크라는 말은 사용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우리 삶 깊숙한 곳곳에서 많은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정부도 그동안 우리경제 신 성장 동력인 핀테크 산업 지원을 위해 노력을 기울여왔다. 올해는 핀테크 산업 내실화를 위한 골든타임이다. 그동안의 노력 결실이 맺는 한해로 만들겠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16일 서울창업허브에서 열린 핀테크 현장간담회에서 핀테크 혁신을 위한 집중 지원을 약속했다. 지난해 금융위원회 내 핀테크 전담 주조직인 금융혁신기획단을 마련하고 금융혁신지원특별법과 인터넷전문은행법으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면 올해는 글로벌 핀테크 업체가 활약할 수 있도록 집중 지원에 나선다.
금융혁신지원특별법에 따른 금융규제 샌드박스는 올해 4월부터 시행된다. 이에 따라 혁신금융 서비스업자로 지정된 업체는 기존 규제가 유예되거나 면제된다. 상당 기간 배타적인 운영권도 부여될 방침이다. 100개 기업에는 총 45억 원 예산을 투입하고 혁신금융 서비스 지정부터 안착까지 전 과정을 지원할 계획이다.
핀테크 기업의 골칫거리로 지적되던 낡은 규제도 대거 사라질 전망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자은 “시대에 맞지 않는 낡은 규제는 계속 고쳐나가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며 “지난해 8월부터 약 2백여 개 규제 개선을 검토 중으로 1분기 내 만족할만한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답했다. 핀테크 현장 금요미팅도 매주 개최해 현장 목소리를 수렴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핀테크와 자본 시장 연계를 통한 핀테크 투자 확대, 핀테크 맞춤형 인력 공간 구축, 핀테크 프론티어 확산에 나선다. 마이데이터와 P2P 대출 등 현재 법규가 미비한 사안에 대해 관련 규제를 법제화하고 핀테크 사업이 뻗어나갈 수 있는 경계를 넓혀나가는데 중점을 둔다. 구체적으로 핀테크 인가를 세분화하고 새로운 플레이어가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춘다는 계획이다.
간담회에서는 핀테크 스타트업의 제언도 이어졌다. 작년에 이어 올해 세계 100대 핀테크 기업에 이름을 올린 간편송금서비스 토스 이승건 대표는 베타서비스 중이던 2014년 서비스가 폐쇄된 경험을 언급했다. 당시만 해도 생소한 개념인 핀테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벌어진 일이었다. 이후 금융 당국과 언론을 대상으로 핀테크 산업 이해를 위한 노력을 펼쳤고 2015년 금융위원회의 법령 해석이 이뤄지고 나서야 서비스가 재개됐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이후 거의 모든 IT 서비스가 간편송금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핀테크 기업이 규제샌드박스나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그동안 불가능했지만 새로운 혁신을 만드는 일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나아가 “핀테크 기업의 위상도 강화됐으면 좋겠다”며 “(핀테크 기업이) 더 높은 책임과 권한을 확보할 수 있다면 더 높은 수준의 편의와 혜택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카카오페이 모바일 거래가 늘고 있지만 오프라인 결제 비율은 온라인에 비해 낮다”며 모바일 지급결제 발전 방안을 제언했다. 현재 카카오페이는 계좌에 기반을 두고 있어 선불로만 결제가 가능하다. 오프라인에서 결제 시 반드시 현금이 계좌에 남아 있어야 하기 때문에 지하철과 버스 등 후불 교통 결제에서는 활용할 수 없다. 류 대표는 전자금융업에 소액 여신을 허용해주면 모바일 결제가 활성화되고 휴대폰만으로 경제생활이 가능한 환경이 구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혜성 와디즈 대표는 제도가 만들어지고 “법이 바뀌면서 다양한 지원을 받아왔지만 아직까지 핀테크 스타트업이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이 많다”고 전했다. 신 대표는 금융투자업자의 법적 지위를 예로 들었다. 현행법상 금융투자업자는 비금융사업이 제한돼 있어 투자자 보호를 위한 오프라인 활동에도 부족함이 있다는 의견이다. 신 대표는 “와디즈뿐 아니라 앞으로 핀테크 회사가 제도화되는 과정 속에서 유연한 규제를 적용해준다면 핀테크 회사가 가진 장점을 활용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효진 8퍼센트 대표는 법제화를 통한 소비자 보호에 적극 찬성했다. 당장 지켜야할 것이 많아지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소비자 신뢰를 얻어 더 성장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와 함께 소비자 보호와 혁신성장을 위해 금융기관의 투자를 허용하고 자기자본 대출을 제한적으로 허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금융기관 투자 시 비율 제한 없이 대출 채권에 100% 투자를 허용해야 실효성이 있을 것이라는 견해다. 이와 함께 “자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적시에 자금공급을 지원하기 위해 자기자본 대출이 일부 허용돼야 한다”며 “올해 올바른 방향으로 법제화를 통해 산업발전의 원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데이터 기반 돈 관리 서비스 뱅크샐러드를 운영하는 레이니스트 김태훈 대표는 “고객 정보를 오직 고객만을 위해 활용한다면 금융사와 고객이 받는 서비스가 혁신적으로 늘어나고 나아가 모든 사람이 자산 관리를 훨씬 쉽게할 수 있을 것”이라며 “데이터를 안전하게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신용정보보호법 국회통과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빠르게 해결될 수 있도록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핀테크 스타트업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겠다”며 새로운 산업을 하는 데 규제도 새로운 관점에서 보겠다”고 답했다.
한편 ‘핀테크, 금융이 바뀐다’를 주제로 진행된 간담회에는 금감원 수석부원장, 핀테크 기업, 금융회사, 투자자 등 약 500여 명 이상이 참석해 귬융규제 샌드박스와 핀테크 예산 등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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