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관련 사업을 벌이는 스타트업의 사업계획서를 코칭중 ‘배드민턴 시장이 과연 매력적인가’란 질문이 나왔다. 사업계획서라면 일단 답변은 ‘예’로 시작하고 근거를 찾아내기 시작해야 한다.
아마 사람들의 일반적인 선입견으론 축구, 야구, 농구, 배구 등 인기종목이 먼저 떠오를 것이다. 그러나 인기 스포츠와 실제로 사람들이 많이 즐기는 종목은 다를 수 있다. 배드민턴은 성별과 연령을 초월해 많은 여성들과 많은 장년층이 직접 즐기는 종목으로 시장의 크기와 잠재력도 당연히 더 크다.
일단 이 사실을 간단하게 보여주면서 프레젠테이션의 초반을 시작하는 게 목표였다. 시각적으로 인기종목인 축구나 야구보다 훨씬 저변이 넓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남성들에게 편중되지 않고, 인구가 많은 50~60대 장년층까지 넓게 퍼져있다는 사실 말이다.
최초 아이디어는 연령별, 성별 인구분포 그래프에 야구와 배드민턴의 영역을 아래와 같이 면적으로 표시하는 것이었다. 아마도 실제 면적은 배드민턴이 야구를 두 배쯤 능가하지 않을까 예상이 되었다. 그 스타트업 담당자도 만족스러워 했다.
실제로 위와 같은 느낌일지 실제 자료를 조사하기 위해 국가통계포털에 들어갔다. 코칭을 하다보면 많은 분들이 자신이 상상한 그대로의 자료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찾다보면 있을 것 같은데 찾지 못하고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가 잦다. 내 경험으론 비슷한 원자재를 찾아내면 그걸 가공해 내 걸로 만드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고 시간도 단축된다.
이번 경우에도 그랬다. 10년 단위로 합산된 남녀별 최신 인구통계는 찾기 힘들었다. 대신 모든 연령에 대한 남녀인구수의 2018년 최신자료가 있었다. 이 정도라면 매칭율 90%에 육박하는 자료다. 이 자료를 엑셀로 가져와 10년 단위로 인구를 합산했다. 여기 걸린 시간은 딱 30분 정도.
이 자료를 통해 먼저 배경을 그렸다. 처음 손으로 그린 아이디어에서 달라진 점은 x축과 y축을 바꿔 남녀를 좌우로 배치했다는 점이다. 중요한 데이터지만 주인공은 아니어서 엷은 회색으로 단색 처리했다. 이 배경위에 그림의 주인공이 등장할 예정이다. 2018년 기준 40대인구가 가장 많은걸 볼 수 있다.
이 배경위에 야구와 배드민턴을 넣어보자.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배드민턴의 면적이 야구면적보다 확연히 넓으면 목적달성이다. 최대한 단순화 시키려고 했지만 여기서 단순화할 수 있는 부분을 더 단순화해도 된다.
더 단순화하고 색상에도 변화를 준 모습이다.
아마 검토자가 30대 남성이라면 50∼60대 여성 상당수가 맹렬하게 배드민턴 클럽에서 활동하는 사실을 모를 수도 있다. 게다가 그가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는 한 배드민턴 인구와 시장이 더 크다는 사실을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다. 내가 설득하려는 주요 청중들이 30∼40대 남성이라면 나는 이 그림에 더해 50∼60대 여성이 활동하는 배드민턴 클럽의 수와 사진을 보조로 준비할 것이다. 나는 그 사실을 지인에게 어렴풋이 들어와서 알고는 있었지만 1인당 용품구매액이 배드민턴이 가장 높은 종목이라는 사실은 처음엔 정말 믿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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