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도 제주도 가듯 여행하는 시대” 홍성표 트리플 디렉터가 여행 트렌드를 이같이 비유했다. 홍 디렉터의 말마따나 여행 갈 마음만 먹으면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세상이다. 숙박, 항공, 놀 거리를 예약하기 위해 일일이 발품을 팔고 정보를 모으는 것도 이전보다 한결 간편해졌기 때문이다. 모바일 앱은 떠날 채비를 돕는 일등공신이다. 지금 이 순간도 더 빨리,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여행을 떠나기 전 펼쳐지는 지난한 과정이 줄어든 만큼 망설임도 줄어든다.
14일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맥스서밋 2019에는 망설임이 사라진 세상을 설계하는 세 팀이 한 자리에 모였다. 유리나 마이리얼트립 팀장, 김헤정 야놀자 브랜드마케팅 실장, 홍성표 트리플 디렉터는 모바일이 가져올 여행 산업의 변화와 미래를 주제로 각 사의 성장 전략과 마케팅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여행시장은 빠르게 변하고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세 사람은 여행 산업의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만 해도 해외여행 인구는 3,000만 명을 웃돌았다. 김혜정 야놀자 실장은 여행인구가 늘어난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로 달라진 사회분위기를 꼽았다. 저출산, 소득수준 향상, 주 52시간 근무제 등으로 여가시간이 늘어나면서 놀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와 함께 소확행과 워라벨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단순히 즐기는 것이 아니라 여가의 질을 생각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야놀자의 경우도 2018년 예약 데이터를 살펴보면 예약 건 당 투숙일 수는 소폭 감소했지만 지불 금액을 오히려 증가했다. 비용을 더 들이더라도 조금 더 나은 질을 추구하기 시작했다는 방증이다. 단순 관광에서 나아가 특별한 경험을 추구하게 된 것도 같은 선상에서 볼 수 있다. 현지 액티비티, 투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한 예다. 유리나 마이리얼트립 팀장도 “마이리얼트립 내 투어와 액티비티 이용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며 “항공권만 예약하고 떠났다면 요즘에는 현지 생활을 즐기는 추세로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생존을 넘어 성장으로=역동적으로 팽창하고 분화하는 시장에서도 역시 생존과 성장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른다. 각각의 서비스는 어떤 모습으로 성장해왔을까. 해외여행 가이드앱 트리플의 주성장 동력은 콘텐츠다. 여행 전 미리 정보를 찾는 것에서 나아가 여행 중 필요한 정보를 즉각적으로 얻을 수 있도록 접근했다. 여행 중 구글맵과 바로 연동돼 정보를 쉽고 빠르게 얻고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홍 디렉터는 “맛집, 숙박, 명소를 찾기 위해 포털과 SNS, 여행 책을 검색하는 지난한 과정을 없애고 한 공간에서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성장 배경”이라고 밝혔다. 2017년 8월 첫 선을 보인 트리플은 1년 반 만에 가입자 수 350만 명을 확보하며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2005년 포털 커뮤니티에서 태동한 야놀자, 당시 정보 제공 위주 서비스를 운영하며 연매출은 6,000만 원대를 기록하고 있었다. 성장 변곡점을 그리기 시작한 건 O2O 개념이 본격화되면서 부터다. 오프라인 영역에 있던 숙박을 디지털 영역으로 끌고 들어온 것이 주효했다.
김 실장은 “기존 여행에서 숙박, 특히 모텔 같은 경우는 온라인에서 예약을 한다는 콘셉트 자체가 없었다“며 ”오프라인에 있던 서비스를 디지털화 하는데 야놀자가 많은 부분 기여를 했고 스마트폰 성장과 맞물려 폭발적으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모바일 앱 출시는 또 다른 변곡점이다. 3년 전 모바일 앱을 출시한 이후 야놀자는 매년 1.5~2배씩 성장을 일궈냈다. 지난해에는 앱스토어 다운로드만 1,000만건, 누적 예약 건수는 1,500만 건을 기록하고 있다. 김 실장은 “월 400만 건이 사용하고 있는 야놀자 앱에서는 2초 당 한 건씩 예약이 발생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현재는 모텔뿐 아니라 호텔, 펜션, 게스트하우스 예약은 물론 액티비티 서비스, 해외 숙소 예약서비스를 제공하며 종합여가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2012년 현지 가이드와 한국여행자를 이어주는 가이드중개 플랫폼으로 시작한 마이리얼트립은 항공, 숙박, 액티비티로 카테고리를 확장하며 성장 곡선을 그렸다. 유 팀장은 “교통패스와 테마파크 입장권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반영해 자연스레 영역을 넓혀나갔다”며 “소비자 요구에 따라 카테고리를 넓혀나간 것이 성장비결”이라고 밝혔다. 마이리얼트립 가입자는 170만으로 지난해 거래액 1,200억 원을 돌파했다. 현재 690개 도시에 18,000개 투어 액티비티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성장을 부르는 마케팅이란…=마케팅은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하는 열쇠다. 김 실장은 “오프라인 예약을 온라인에서 하는 문화처럼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콘셉트들, 좋은 숙박, 잠깐여행 등 여가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아젠다를 화두로 전했던 것이 통했다”고 말한다. 지난해 여름 성수기부터 겨울성수기에 진행된 초특가 야놀자 캠페인도 대표적인 사례다. 중독성 강한 춤과 노래로 ‘초특가 야놀자’라는 개념을 각인시켰다. 김 실장은 “많은 사람이 쉽게 기억하고 초특가 야놀자를 연상해준 덕에 야놀자가 타겟팅했던 중심 고객보다 폭넓은 연령층에서 사랑받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고 전했다.
사용자가 ‘초특가 야야야야야놀자’를 자신도 모르게 따라부를 때에도 마케팅 단에서는 고민이 이어졌다. 김 실장에 따르면 소비자 구매결정 프로세스(Consumer decision journey)에서 봤을 때 고객이 구매를 결정하는 요인과 이 때 떠오르는 브랜드로 가장 먼저 자리 잡도록 하는 것, 그 이후 높아진 인지도를 실제 행동으로 변환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축이었다.
초특가 야놀자 캠페인은 전자에서는 성공적이었다고 볼 수 있지만 효과 유무를 검증하기 위해서는 퍼포먼스 마케팅과 유기적인 연계가 필요했다. 김 실장은 “내부에서는 무엇이 초특가이고 언제 초특가 야놀자를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연결고리를 설계하는데 주력했다”며 “퍼포먼스 마케팅과 연결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마이리얼트립은 항공, 숙박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새로운 이용자 모객을 위한 마케팅을 펼쳤다. 지난해 배우 정유미 분이 등장한 영상 CF도 이런 배경에서 진행됐다. 일종의 브랜드 런칭 마케팅인 셈이다. 항공, 숙박을 예약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펼쳤던 니치마케팅에서 항공과 숙박, 액티비티를 원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마케팅이 필요하게 되면서 인지도를 높일 필요가 있었다는 것.
마케팅에 중점을 둔 마이리얼트립 상품 그 자체였다. 현지 가이드라는 다소 생소한 카테고리가 있고 이 분야에서 마이리얼트립이 가장 두드러진다는 점을 부각하는데 점을 찍었다. 유 팀장은 “리스본에서 아트투어를, 바르셀로나에서 쿠킹클래스가 이뤄지고 이 모든 것을 모바일로예약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크리에이티브 자체라고 생각했다”며 “CF를 봤을 때도 당장은 하지는 못하지만 마이리얼트립으로 이러한 경험이 가능하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상품이 크리에이트가 되는 전략을 짜고 있었고 이러한 콘텐츠가 퍼포먼스 쪽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며 “브랜드 마케팅과 퍼포먼스 마케팅이 엮일 수 있도록 시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22년까지 IPO, 여행계 구글 이룬다=“글로벌 원스톱 여가플랫폼으로 거듭나는 것, 이제 시작단계다. 가장 유사한 모델은 디즈니다. 많은 사람들이 야놀자에 오면 뭔가를 기대하게 하는 것이다. 나아가 고객과 소통하면서 기대를 충족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실장이 밝힌 야놀자의 지향점이다. 김 실장에 따르면 야놀자는 올해 2.5배 성장을 목표로 글로벌 액티비티에 필요한 솔루션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위한 글로벌 리딩브랜드 제휴, 인수도 준비돼있다.
2022년 전까지 IPO를 통한 주식상장도 염두에 두고 있다. 김 실장은 “다행인 건 야놀자 내부에서도 기업 성장과 본인 개인 성장을 함께 가져가고 싶어 하는 인재들이 모여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여가산업, 놀이에 대해 궁금증이 있을 때 스스로 놀이를 찾아나서는 능동적 고객이나 주말, 연휴 놀거리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언제나 그에 대한 해답을 제공하고 여가에 집중하는 여가 플랫폼으로 넓이와 깊이를 가져가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덧붙였다.
“국내 1위 자유여행 플랫폼으로 도약하는 한 해, 마이리얼트립을 통해 해외여행원스톱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목표” 유 팀장은 “마이리얼트립을 통해 항공권을 구매한 사람이 투어도 자연스레 예약하는 고객경험을 유도할 것”이라며 “대부분의 액티비티 카테고리에 진출해 있는 만큼 물 흐르는 듯 한 고객경험을 유도하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향상된 고객 경험을 바탕으로 성장하고 국내 1위 해외여행 자유여행 플랫폼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다.
“여행계의 구글, 네이버가 되어보자” 지난해 120억 투자를 유치한 트리플은 최근 시리즈B 투자 유치 준비를 마쳤다. 투자금이 늘어나는 만큼 올해부터는 호텔, 투어, 티켓 분야로 서비스를 확장할 예정이다. 홍 디렉터는 “플랫폼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을 만들어나갈 것”이라며 “여행을 도와준다는 서비스 본질을 지켜나가면서 커머스와 맞물려 나가다보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맥스서밋 2019가 14일 양재동 엘타워에서 막을 열었다. 올해 5회째를 맞는 맥스서밋의 주제는 ‘마케팅, 애드테크 그리고 변수들’로 마케팅과 애드테크 외 폭넓은 주제들로 확장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세션은 브랜딩, PR, 미디어, 콘텐츠, 데이터, UX/UI, 크리에이티브를 주제로 꾸려졌으며 전문가와 실무가가 현장을 찾았다. 15일까지 개최되는 맥스서밋에는 구글, 유튜브, 페이스북, 모로코, 위메프, 왓챠, 원티드, 앱스플라이어, SMR, 크몽, 뱅크샐러드, 코차바, 튜터링, 마이리얼트립, 야놀자, 트리플 등 업계 전문가 60여 명이 연사로 참여해 마케팅과 애드테크 관련 인사이트를 공유할 예정이다. 현장에서는 맥스서밋 어워드 2019 시상식도 진행된다. 맥스서밋 2019의 자세한 일정은 공식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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