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제약 포장 라스트 원마일 해결사”

알앤비는 RnB(Research and Build)의 약자다. 연구와 조사를 통해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의미를 담은 것. 세상에 필요한 걸 찾아 꾸준히 제작하는 걸 목표로 하자는 취지로 지은 이름이다. 알앤비가 창조하려는 새로운 건 바이오, 제약 분야 자동화 설비, 즉 제약품을 포장할 때 발생하는 불량을 확인할 수 있는 토털 솔루션이다. 알약 낱알을 확인하고 건조 등 중간 공정에서 행여 변형된 건 없는지 검사하는 건 물론 병이나 팩에 포장하면서 덜 들어가거나 잘못 들어간 게 없는지 확인하는 역할을 한다.

물론 이런 공정에 필수적인 자동화 기계 설비는 이미 오래 전부터 국산화되어 현장에 적용된 상태다. 알앤비는 여기에서 한 단계 넘어, 품질 관리 공정이 여전히 수동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공정 상에서 오류가 발생할 경우 불량품이 외부로 납품될 수 있고, 사고 발생 우려는 물론 제약사의 브랜드 이미지에도 타격이 발생할 수 있다.

알앤비가 제공하는 토털 솔루션은 외산보다 30% 저렴한 가격을 앞세웠고 손쉽게 배우고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점에서 아직 검사 설비를 도입하지 않은 제약사도 충분히 검토해볼 만한 시스템이라는 설명이다.

신종걸 알앤비 대표가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된 건 자동화는 제조업에서 중요한 화두지만 막상 고객과 상담해보면 QC(Quality Control)에 대한 요청이 많이 들어왔다는 데 있다. 거의 모든 기업이 생산 관련 자동화는 했지만 QC는 미흡하다는 얘기다.“이유는 현장에서 아직도 작업자의 눈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렇다”는 것.

앞서 밝혔듯 컨디션 차이나 불량을 판단하는 기준이 작업자의 판단이기 때문에 사람마다 미묘하게 다를 수 있는 것 등이 문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검사 결과가 일정하게 관리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자동화를 도입하면 24시간 365일 균일한 검사를 할 수 있고 검사 결과를 자동 산출하거나 관리할 수 있다. 기업 품질관리 담당자 입장에선 매력적일 솔루션인 것이다.

“여기서 또 문제는 기업별 맞춤형 장비 최적화가 어렵고 대부분 외산 설비인 탓에 고객 지원이 원활하지 않고, 가격까지 높으니까 기업들이 도입을 망설이는 현상이 발생하는 거죠.”

신 대표가 주목한 부분은 외신 고가 설비를 벤치마킹해 불필요한 기능은 없애고 대신 가격은 낮게, 사용성은 쉽게 만들어 경쟁력 있는 제품 개발에 집중하자는 것이다.

알앤비의 주 고객층은 실제 알약을 제조하는 제약사다. 신 대표는“대형 제약사는 우리같은 스타트업과 거래하는데 소극적이었지만 지난 1년간 부지런히 레퍼런스를 쌓은 덕에 최근 국내 대형 제약사와도 직접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처음엔 납품 실적이 적어 알앤비의 시스템 도입에 소극적인 곳이 많았다. 신 대표 표현을 빌리면“마치 경력 있는 신입을 찾는 것 같았다”고. 스타트업에게 레퍼런스를 요구하는 고객사가 많아 처음에 고민이 많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점차 실제 고객사 반응이 좋았고 외산 설비를 사용 중이었던 곳도 문제가 발생하면 대응이 안 되어 알앤비 시스템으로 교체하기도 했다고 한다. 신 대표는“훨씬 쓰기 쉽고 검사 성능이 뛰어나다는 평이 많았다”면서 납품 후 1년간 서비스 대응 요청이 없을 만큼 자사의 시스템이 잘 작동했다고 자평한다.

또 다른 고객은 알앤비의 공정관리 시스템을 자사 제약 포장 설비에 적용해 부가가치를 높이려는 자동화 설비 업체다. 신 대표는“이들 고객의 경우에는 이미 여러 제약사와 거래 중인 중견업체 영업망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도 귀띔한다.

현재 국내 제약·건강보조식품 제조기업 수는 1,000여 곳으로 추산된다. 여기에서 관련 포장 시장만 해도 1,500억 원 규모. 이 기운데 알앤비가 자사 솔루션을 제공할 만한 시장은 연간 20억 원 규모다. 알앤비 측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설비 라인업을 보강하는 한편 해외 시장 진출을 함께 검토해 시장 규모를 확대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신 대표는 알앤비의 강점으로“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자체 개발해 고객사 요구를 다른 업체보다 훨씬 더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것”을 꼽는다. 알앤비는 올해 새로운 개발 프로젝트를 예정하고 있고, 이를 모두 성공적으로 끝낸다면 기술 자산도 상당히 쌓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벤처기업 인증을 받았고 올 여름에는 기업부설연구소 인증도 받을 예정이다. 또한 설비 라인업을 양산체제로 바꾸고 설비 부가가치를 높여줄 소모품 개발도 계획 중이다.

신 대표는 “알앤비의 행보는 요즘 화두 중 하나인 스마트 팩토리와도 맥락을 같이 한다”며“전 세계적으로 자동화에 대한 중요성은 앞으로 더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또“자동화를 통해 사람들이 고부가가치가 있는 일에 집중하며 남는 시간에 행복한 삶을 누리는 세상이 오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바람도 덧붙였다.

※ 상기 기업은 인천경제산업정보테크노파크의 2018년도 스마트벤처캠퍼스 선정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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