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정부 차원에서 스타트업 육성 전략을 펼쳐 성공적으로 창업 생태계를 구축한 국가다. 2010년 런던 동쪽 지역에 거액을 투자해 테크시티를 조성하고 기술 기업들을 끌어들여 혁신 창업 생태계를 만들어 냈다. 현재는 테크시티 전략을 전국적으로 확대한 테크네이션 전략을 통해 영국 전역에 창업 열풍을 불어넣고 있다.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액셀러레이터인 테크스타즈(techstars)역시 테크시티 정책의 도움을 받아 글로벌 탑티어 액셀러레이터로 성장한 케이스다.
전 세계 12개국에 지사를 운영하는 테크스타즈는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 및 투자를 진행하는 글로벌 액셀러레이터로 지금까지 1,599개 스타트업에 6.2억 달러를 투자했다. 국내 스타트업 중에는 포티투마루, 코노랩스, 에디터 3곳이 테크스타즈 정식 프로그램에 선발된 바 있다.
한국을 방문한 테크스타즈 런던 디렉터 애먼 케리를 만나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애먼 케리는 연쇄창업자 출신으로 유럽, 중동, 아시아, 미국 등에서 오랜 기간 스타트업 멘토이자 엔젤 투자자로 활동해 왔다. 케리 디렉터는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는 그 어떤 아시아 국가보다 활발하고 기술력을 가진 팀이 많아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등 한국의 역동적인 스타트업 생태계가 인상적”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은 6번째 방문이다.
지난 4월에는 창업진흥원의 주선을 통해 영국에 진출을 희망하는 국내스타트업을 직접 만나 멘토링을 진행했다. 사전에 국내 스타트업 60곳의 자료를 받아 테크스타즈가 직접 선별한 20개의 국내 스타트업을 두명의 디렉터가 각각 20분씩 1:1 멘토링을 진행했다. 케리 디렉터는 “당시 머신러닝, VR 등 기술력을 가진 2~3개 팀 등이 인상에 남았다”며 “실질적으로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거나 대기업 등 검증된 기업과의 협업을 진행하고 있는 팀 등 레퍼런스가 있는 곳도 유심히 봤다”고 말했다.
그는 “기관이 직접 금액을 지불하고 해당 국가의 액설레이터를 방문해 일정 기간 프로그램을 수료하는 방식의 액샐러레이팅은 테크스타즈에서는 진행하지 않는다”며 “지난 만남은 한국 스타트업을 직접 만난다는데 의의를 뒀고 투자나 프로그램 선발과 연관되어 있는 것은 아니였다”라고 전했다.
테크스타즈 프로그램을 수료하는데 한국 스타트업이 가진 어려움은 없을까. 케리 디랙터는 “영어가 가장 큰 장벽이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앞서 테크스타즈 프로그램을 수료했던 한국 스타트업은 큰 문제가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영국에서 프로그램을 듣는 동안에 놀라울 정도로 영어 능력이 향상되는 것을 보기도 했다”며 “한국에서 만난 수십개의 스타트업 중에 영어 소통이 어려웠던 곳은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오히려 한국 팀은 기술력 등에 자신감을 갖고 소통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테크스타즈는 싱가포르에 아시아 지사를 갖고 있다. 다른 아시아 국가 스타트업과 한국 스타트업이 가진 차별점은 무엇일까. 케리 디렉터는 “일본과 한국은 성향이 매우 다르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일본 보다 활동적이며 역동적인 분위기가 있다는 것. 그는 “한국은 정부의 지원 정책이 더해져 활발한 스타트업 생태계가 조성돼 있고 스타트업들 자체도 글로벌 지향적인 점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케리 디렉터는 “한국에 올 때마다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기 위해 최대한 많은 공공기관과 민간기관을 만난고 네트워크를 넓힌다는 생각으로 여러 스타트업을 만났다”고 말했다. 케리 디렉터는 “한국은 정부 지원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 유럽의 국가도 정부 주도 지원 정책을 펼친다. 정부 지원금이 안 좋은 결과를 낳기도 하지만 초기 스타트업 생태계를 활성화 시키기 위해서는 필요악이기도 하다”며 “이를 잘 활용하면 건전한 생태계 조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테크스타즈는 최근 테크스타 코리아 프로그램 시작을 공식 발표하고 2020년 6월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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