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까지 전국 4개 거점에 스마트팜 혁신밸리를 구축할 것이다. 이곳에 유통, 생산, 교육, 연구를 집약해 스마트팜 시장 규모와 기술 수준을 끌어올리겠다.” 농림산업식품부 박상호 농산업정책과장이 26일 양재 에이티센터에서 개막한 귀농귀촌청년창업박람회에서 스마트팜 전망과 확산정책을 전했다.
스마트팜은 IoT, 빅데이터를 비롯한 ICT 기술을 활용해 최적 생육환경을 조성한다. 이를 통해 외부 조건에 상관없이 일정하게 고품질 농산물을 생산하게 하는 것. “투입재와 노동력 절감, 생산성 향상뿐 아니라 안정적 생산과 수요 기반 생산을 통해 수출 증대 효과도 누릴 수 있다. 또 전문재배사, 시스템 개발자를 비롯한 직업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박상호 과장이 말했다.
그러나 그는 “국내 기술력은 선진국과 비교하면 4~5년 정도 늦었다고 본다. 가성비가 좋다는 평을 듣고는 있지만 농업과 ICT 융합 기술 수준이 미국에 비하면 70~80% 가량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스마트팜 관련 기초연구와 민간 주도 R&D를 지원, 기자재 기업이 제품 테스트를 할 실증단지를 조성하겠다. 이를 통해 산업 기초 인프라를 구축하고 기술 혁신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2017년 정부는 전국에 스마트팜 혁신밸리 4개소를 2022년까지 구축하고 그 안에 스마트팜단지, 임대형 스마트팜, 농업인보육센터, 실증단지, 농산물산지유통센터 등을 설치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또 보육센터 수강 청년 대상 보금자리 주택 마련도 관련 지자체와 논의 중에 있다. 이미 경북 상주, 전북 김제가 지난해 거점 지역으로 선정됐고 최근 경남 밀양, 전남 고흥이 나머지 2개 지역으로 선발됐다.
혁신밸리 시설 중 실증단지는 자율·공공실증구역, 체험장, 전시관, 빅데이터센터와 스타트업 센터, 행동·분석센터로 구성된다. 해당 구역은 박상호 과장이 “스마트팜 기술을 개발하려는 기업이 자금과 인프라를 지원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곳.
먼저 실증구역은 스마트팜 기자재 개발 기업이 상품화에 앞서 제품을 테스트할 수 있는 공간이다. 제품 출시에 앞서 실제 농가에서의 검증이 필수적인 데 반해 일반 농가는 이를 환영하지 않는 점에 주목한 것. 전시관과 체험장은 각각 바이어, 투자사 대상 기자재 전시 및 상담과 학생 체험 프로그램을 위한 공간이며 나머지 시설에서는 수요맞춤형 R&D 바우처 제공과 민간투자 유치 컨설팅, 경제성 분석을 지원한다.
임대형 스마트팜은 농가에서 실제 설비를 마련하는 데 적게는 15억에서 많게는 30억 넘는 비용이 든다는 점을 수용, 초기 비용에 따르는 위험을 줄여주고자 마련한 방안. 2021년까지 지자체, 농어촌 공사 부지를 활용해 24헥타르가 조성될 계획이다. 박상호 과장은 “임대료는 운영비용과 기대소득을 감안해 합리적으로 산정할 것”이라며 “보육센터 수료생과 기업에 3년간 임대하며 평가를 거쳐 2년을 연장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그 밖에 수마트팜 수출사업 연구단을 통한 관련기술 연구와 실질 수출 지원, 중동, 중앙아시아 기술협력 추진 계획도 소개됐다, 또 빅데이터 수집·공유 체계, 그 중에서도 병해충 데이터와 환경·생육 데이터 수집·분석 체계를 강화해 병해충 예보·방체 의사결정 서비스와 품목별 최적 생육 환경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스마트팜 실제 적용과 보급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일부 농민단체는 스마트팜이 확산되면 생산량이 늘어 농산물 가격이 폭락할 거라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박상호 팀장은 “매년 과수농가가 2천 가구씩 줄고 농지면적은 1천헥타르 가까이 감소하는 추세”라며 “그래서 역량 있는 청년, 비농업 인구의 산업 유입을 위해서라도 정부가 나서서 스마트팜을 보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혁신밸리에 들어설 청년보육센터는 이론과 실습 교육 각각 2개월과 6개월, 이어 10개월 경영 교육을 제공하고 창농의 모든 주기를 지원하기 위한 시설이다. 교육에 이어서는 농업법인 취업 알선, 월 100만 원 영농정착지원금, 벤처창업센터 취업 컨설팅 연계도 지원할 계획이다. 박상호 과장은 “지난해 3개 시범운영기관을 선정했고 각각 교육생 50명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향후 전문인력을 500명 가까이 배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앞으로는 실내에서 농산물을 키워 바로 섭취하는 게 일반화될 것이다. 농업과 기술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어도 쉽게 작물을 키울 수 있을 만큼 스마트팜이 더욱 진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스마트팜이 여전히 예비 농업인과 현업 농업인에게는 낯선 것이 사실”이라며 “두려움이 없이는 희망도 없다는 말이 있다. 기업, 청년, 종사자가 모두 두려움을 극복하면 국내 농업에도 밝은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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