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으로 변곡점이 생기고 문제가 생길 때마다 이를 해결한 것은 변화에 대한 욕구와 집착을 가진 스타트업이었다. 우리의 사명 역시 계속 문제를 발굴하고 끝까지 해결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며 그 자체가 사회에 메시지를 보내고 긴장감을 북돋을 것이라고 본다.” 이남일 직방 CFO가 2일 삼성동 코엑스 C페스티벌 내 360도서울존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한 말이다.
이날 세미나의 주제는 유니콘의 등장이었다.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가 진행을 맡았고 이남일 CFO, 황희승 잡플래닛 대표가 패널로 나섰다. 예비 유니콘으로 꼽히는 스타트업 대표 3명이 이번 세미나를 통해 스타트업이 갖춰야 할 자세로서 강조하는 것은 크게 3가지다. 바로 솔직함, 임기응변, 끝없는 질문.
먼저 솔직함에 대해서는 이남일 CFO가 입을 열었다. “스타트업을 시작할 때나 지금이나 제일 어려운 부분은 사람이다. 처음에는 함께 사업을 시작할 사람을 모으는 게 힘들지만 성장기 전후로는 사내 충돌과 오해가 일어나기가 가장 쉽다.” 그러면서 그는 “솔직한 대화와 설득이 답”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를 통해 “실제로 오해를 풀고 동기를 부여한 적도 있었다”는 것이 이남일 CFO의 설명. 그는 이어 “직원을 키우고 유지할 방법은 회사가 크면서도 계속 고민해야 하는 지점”이라며 “직원에게 왜 회사에 남아있어야 하는지 설득하는 것도 매니지먼트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직방을 예로 들며 1, 2주에 한번씩 회의를 통해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인센티브나 인수합병 소식과 같은 이슈를 직접 대표와 직원이 얘기해볼 것을 권하기도 했다.
다음으로 임기응변은 이한주 대표가 강조한 자세다. 그에 앞서 이남일 CFO가 “사업을 시작하면서 특정 시점에 무엇을 하겠다는 이정표가 확실하게 있던 것은 아니다. 사업이 어떻게 흘러갈 지에 대한 계획이 있어도 그 방향으로 흘러간 적은 거의 없는 것 같다”고 말하자 이한주 대표가 “단기적인 결과가 예상과 다르더라도 장기적인 시각에서는 이를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는 기치가 필요하다”고 말한 것. “물론 거시적으로 회사가 어떤 목표를 향해 가려고 하는지 큰 흐름과 비전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성공한 회사라도 문제에 부딪히고 이를 풀어가는 여정은 계속되며 성공과 실패에 있어 확실한 것은 없다”면서도 “이것이 스타트업이 가진 묘미가 아니냐”고 되묻기도 했다.
질문하는 자세에 있어서는 황희승 대표가 발언을 이어갔다. “벤처와 스타트업의 차이는 주목받지 못한 문제점을 발견하거나 기존의 문제를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는 데 있다”며 “진정한 스타트업은 계속해서 질문하고 혁신적인 접근을 제안해야 한다”고 말한 것. 그는 “소비자는 가치가 없어보이는 것은 외면을 할 뿐 무엇을 원하는지 알려주진 않기 때문에 우리의 접근법이나 혁신책이 통할지를 예측하는 건 쉽지 않다”며 “시장을 보는 눈을 기르는 것뿐 아니라 끊임없이 검증하고 의문을 품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서는 이남일 CFO 역시 “회사가 커가면서 가장 두려운 것은 ‘왜?’라는 질문을 던지지 않고 무엇이든 당연하게 여기게 되는 것”이라며 “같은 맥락에서 우리가 가장 두려워하는 경쟁 상대는 현존하는 시장에 의문과 문제를 제기하며 등장하는 스타트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황희승 대표는 초기 스타트업에 조언을 전하기도 했다. “잡플래닛 초기에는 기업이 지원자에 대해 알아내는 만큼 지원자는 기업 사정을 속속들이 알 수 없다는 정보 불균형 문제에 집중했다. 하지만 데이터가 쌓이고 이용이 늘다보니 기업과 투자자가 이런 데이터를 활용해 개선을 모색한다는 수요를 발견했다.” 이를 통해 이용자와 비즈니스 확대에도 나설 수 있었다는 것. 그는 “큰 꿈을 갖기 위해서는 작은 필요를 발견해야 한다. 거기서 시작해 천천히 쌓아가다보면 사회적인 목표가 보이고 회사의 성장 기회도 덩달아 발견하게 된다”는 뜻을 밝혔다.
이남일 CFO는 “스타트업은 종교와 같다”며 “믿음이 없으면 한 발자국도 내딛기 힘들다. 자기 마음 속에 충돌과 갈등이 생겼다면 오히려 잘된 일이다. 이를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포기하지 않으면 잘 하고 있는 것이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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