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이 처음 마주한 순간 운명공동체가 될 줄 알고 있었을까. 투럭 공동창업자 김승용 대표, 김동관, 안강엽 연구원 이야기다. 이들은 한양대 산업공학과 10학번 동기로 만나 차례로 현대자동차에 입사하게 된다. 캠퍼스에서, 회사로 한 울타리에 있었지만 세 사람이 마주할 기회는 드물었다. 김 대표는 베트남 수출 트럭을 기획하는 상용프로젝트팀에, 김 연구원은 소형 트럭을 양산하는 울산 공장에, 안 연구원은 쏘나타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중형PM에서 흩어져 있었다. 이들이 다시 뭉치게 된 건 2017년 말 현대자동차가 내건 사내 스타트업 모집 공고에 지원하면서부터다.
현대자동차 사내 스타트업 조직 H스타트업팀에 배치된 세 명은 2018년 4월 새로운 사내 스타트업 조직에서 서비스 개발을 시작했다. 화주와 차주를 연결하는 플랫폼 ‘투럭’이다. 기존 화물 운송시장이 화주와 이를 연결하는 주선사업자, 실제 운송을 담당하는 차주로 이뤄졌다면 투럭은 중간 단계를 없앴다. 화물을 옮기려는 화주와 차주를 직접 연결하면서 화주와 차주 모두에게 온전한 수익을 돌려준다는 구상이다.
타겟시장은 베트남 호치민시티와 근방 위성도시 동나이와 빈증이다. 코트라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베트남 물류 시장은 2016년 기준 연평균 성장률 15~20% 대다. 베트남 내 분포해 있는 중소, 중견기업은 약 7,000여 곳이었다. 하지만 시장 성장성에 비해 발전은 상대적으로 더뎠다. 베트남 물류 산업은 운송 및 창고, 저장과 같은 기본 물류 서비스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전문화된 서비스 제공 부족해 수출입 물량 증가에 따른 고객의 요구에 대처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 대표는 베트남 시장에 주목했다. 그도 그럴 것이 현대자동차 상용 부문의 수출이 상당 수 베트남 지역을 향하고 있었다. 여기에 상용차에 대한 관심도 더해졌다. 입사 이후 여러 업무를 담당했지만 수많은 모빌리티 서비스 중 트럭과 관련된 비즈니스 모델은 다소 적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엿보던 차였다. 가능성 있는 시장과 비즈니스 모델이 맞물리면서 자연스레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할 수 있었다. 김 대표는 “베트남 물류와 트럭이 맞물리며 기회를 엿볼 수 있는 시장이라는 판단이 섰다”며 서비스 개발 배경을 밝혔다.
투럭은 베트남에서 활동하는 한인계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시장을 열고 있다. 법률과 언어적 장벽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인 시장을 돌파구로 시장에 안착한다는 전략이다. 이용자 확대를 위해 이용방법도 간소화했다. 웹이나 앱에 화주가 운송에 필요한 정보를 기입한 후 신청하면 주문이 트럭 기사에 전달되고 매칭이 완료되는 방식이다. 화주와 트럭기사는 서로의 정보를 열람할 수 있다.
“작은 내수 시장을 탈피한 비즈니스 모델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겠다. 베트남 내 한국계 스타트업의 영향력을 발휘할 것” 김 대표는 “포화된 내수 시장과 경쟁이 과열화 된 국내에도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우수한 인력이 많다”며 “투럭이 세계 시장 문호를 열어가는 초기 주자가 되겠다”고 전했다. 나아가 개발도상국의 모빌리티 시장을 열고 승용차 대비 열악한 화물차 환경을 개선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상대적으로 낙후된 개발도상국에 기술적, 사업적 우위를 통해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며 “동남아시아의 풍요와 발전을 이끌겠다”고 덧붙였다. 투럭은 2020년 분사를 목표로 서비스를 가다듬고 베트남 시장 안착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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