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디자인진흥원×벤처스퀘어 공동기획- 스타일테크 슈퍼루키, 인프라 연재] “옷을 사고 싶다면 가장 먼저 지그재그를 떠올렸으면 좋겠다.” 지그재그 성장 속도를 본다면 서정훈 대표의 이 바램은곧 이뤄질 것 같다. 2015년 6월 정식 버전을 런칭한 지그재그는 4년만인 올해 6월 앱다운로드 1,700만, 월간 사용자 250만을 기록하며 1020대가 가장 선호하는 쇼핑몰 검색앱 1위에 올랐다. 입점 쇼핑몰만 3,400곳, 지그재그앱 안에서 이뤄지는 주문 거래액은 지난해 5천억을 넘었고 올해 7~8천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그재그가 제이커브를 그리며 빠르게 성장하게 된 데는 사용자 최적화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서정훈 대표의 일관된 목표에 그 이유가 있다. 기획 단계부터 소비자의 문제 해결에 가장 초점을 맞췄다. 서 대표는 “지그재그는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핵심으로 둔 가치가 달랐다” 며”직접 상품을 다루지 않기 때문에 양쪽 고객을 잘 매칭해주는 역할에 집중하자는 전략이었다”고 말했다. 타깃 고객에게 상품 팔고자 하는 셀러와 자신의 취향에 맞는 상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 간 매칭을 잘해주기 위해서 데이터를 어떻게 모으고, 해석하고, 전달 해야 하는지에 가장 집중했다.
이처럼 고객 데이터를 다룬다는 점에서 지그재그는 패션보다는 기술 스타트업에 가깝다. 패션에 기술을 접목해 사용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스타일 테크 기업인 셈. 특히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수많은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제공하는 개인 맞춤형 추천 서비스는 지그재그의 핵심 기술이다. 개인에게 최적화된 상품을 추천해 주기 때문에 서비스 지그재그의 첫 페이지 노출 상품은 개개인마다 다 다르다.
서 대표는 “맞춤형 추천 서비스를 위해 사용자를 대상으로 개인 고유 데이터 분석을 진행한다”며 “유저 패턴 분석을 통해 소비자가 특정 성향이 있다고 판단되면 비슷한 성향을 가진 상품을 매칭해주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성향 클러스터는 16개로 나뉘어있고 유저들의 패턴 반복성을 인지해 알맞은 쇼핑몰이나 상품을 소개해준다는 것. 이를 위해 처음부터 기업에게 필요한 유용한 데이터를 뽑는 것이 기술이다. 서 대표는 “스티치픽스도 스타일 테크의 좋은 예”라며 “인터넷에 범람하는 정보를 기술을 통해 정제해 보여주고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살 수 있게 돕는 것이 스타일 테크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측면에서 지그재그 역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입점 셀러나 소비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만족스러운 쇼핑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스타일 테크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저 중에서도 특히 1020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에 대해 서 대표는 “1020세대는 30대에 비해 아직 자기 패션에 대한 가치가 정립되기 전이라 다양한 스타일을 시도해보는 시기”라며 “지그재그가 이들 취향에 맞는 다양한 상품을 빠르게 찾아볼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선호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다양한 시도를 즐기는 10~20대는 자신의 취향이나 의견을 좋아요나 공유를 통해 잘 표현기 때문에 쉽게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얻게 된 것도 있다”고 덧붙였다.
쇼핑몰 플랫폼 대부분이 입점 수수료를 책정해 수익을 올리는 반면 지그재그는 입점 수수료가 없다. 지그재그 입점 조건에 부합한다면 어떤 쇼핑몰이든 입점 신청을 할 수 있다. 사실 처음엔 수수료모델을 시도했다가 사용자 반응이 좋지 않자 2주 만에 철회했다. 수수료 모델를 포기한 것은 업계 사이에서도 이례적인 결정이었다. 유료 서비스로 입점 쇼핑몰이 탈퇴한다고 해도 남아있는 입점 쇼핑몰만으로도 꽤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이였기 때문이다.
서 대표는 “사용자가 좋아하는 상품을 더 많이, 쉽게 찾는 환경을 만든다’란 지그재그 미션에 어긋났기 때문에 당연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입점 수수료 존재는 일종의 입점 허들로 모든 쇼핑몰을 지그재그에서 접할 수 있게 한다는 미션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대신 지그재그는 맞춤형 광고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인공지능 기반 빅데이터 분석 기술이 활용돼 모든 광고는 개인 맞춤형으로 제공된다. 기존 광고처럼 광고비용을 더 지불하면 상단이나 더 크게 노출되는 방식이 아니라 데이터분석를 통해 광고주는 노출 되길 원하는 타깃 연령층과 고객에게만 광고가 노출 되고 소비자는 자신의 성향에 꼭맞는 제품만 필터링해 볼 수 있어 광고주와 소비자를 동시에 만족 시킨다. 지난해 시작한 유료 광고 서비스는 누적 매출 200억 원을 돌파했다.
패션 플랫폼으로 국내 첫 유니콘이 될 것이란 업계에 긍정적인 전망에 서 대표는 “아직은 완벽하지 않은 서비스”라고 말했다. 그는 “처음부터 글로벌 기업이나 1조 가치를 가진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생각 없이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주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하나의 문을 여니 다른 문이 열리고 그렇게 여기까지 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창업은 자신이 갖고 있는 역량으로 세상에 기여하고 싶단 마음이 있으면 도전해볼 가치가 있다”며 “자신의 성향을 잘 파악한 후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도전해볼 것”을 조언했다.
올해 지그재그의 계획은 서비스 고도화. 더욱 정교화된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일본 진출 준비를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도 도전할 예정이다.
※ 해당 기사는 한국디자인진흥원과 벤처스퀘어가 스타일테크 산업 활성화를 위해 공동으로 기획한 시리즈 인터뷰 입니다. 스타일테크는 패션, 뷰티, 리빙에 AI, 빅데이터, AR/VR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융합한 산업으로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디자인진흥원은 2019년부터 스타일 산업 신생태계 구축을 위해 대·중·소 기업의 오픈이노베이션, 스타일테크 전용 공유오피스를 지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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