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팁스 프로그램과 (액셀러레이터의 투자는) 따로 떼어 생각할 수 없다. 팁스 선정만을 목적으로 관계를 맺는 건 드물다” “투자할 여건이 마련되면 그 이후 팁스프로그램을 준비한다” 최재웅 퓨처플레이 심사역, 황희철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이사가 의견을 같이 했다.
팁스 프로그램은 2013년 중기청 시절 마련된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 프로그램이다. 민간 운용사가 기술 기반 스타트업을 선발해 최대 1억 투자를 진행하면 엔젤투자와 R&D자금, 사업화자금을 포함해 창업 팀당 10억까지 투자금을 확보할 수 있어 정부 지원 사업의 꽃으로 비유된다. 팁스 선발 기준이 기술창업과 글로벌 시장 경쟁력에 방점이 찍혀있는 만큼 팁스프로그램 선정은 그 자체로 가능성을 인정받은 것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팁스 프로그램 지원은 47개 민간운용사 중 한 곳의 추천이 필요하다. 스타트업과 운용사가 한 팀이 되어 사업계획서 작성부터 서면, 대면 평가 등 일련의 과정을 함께한다. 팁스 선정을 별개로 말할 수 없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한 팀이 되기 위해서는 액셀러레이터의 초기 투자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운용사는 어떤 팀을 선호할까.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한화드림플러스가 28일 주최한 스타트업 오아시스에서는 팁스 운용사가 참여해 투자, 팁스 지원 관점을 공유했다.
“완성되지 않은 아이템도 환영, 최초는 의미가 있다” 누적 팁스 추천 팀 59팀, 3년 연속 최대 팁스 운용사로 이름을 올린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아무리 작은 시장이라도 최초에 의미를 둔다는 입장이다. 실제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가 투자한 기업 95곳 중 최초로 투자한 곳은 98%에 이른다. 이 중 49개 기업이 1,200억 원 규모 후속투자를 유치했다. 황희철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이사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작은 범주, 기술이라도 최초를 선호한다”며 “이것들을 가지고 시장에서 의미있게 만들어낼 것인지를 고민한다”고 설명했다.
아이디어와 기술, 제품, 서비스, 비즈니스, 성장이 궤를 같이 하지 않는 다는 점도 강조했다. 황 이사는 “기술 창업을 준비하는 팀이 기술로 제품을 만들고 성장할 수 있는 막연한 연관성을 갖고 있지만 연관성이 전혀 없다는 걸 스스로 인지하고 받아들일 때 비로소 올바른 사업계획이 성립된다”고 강조했다. 사업계획은 결국 기술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 기회를 발견한 후 제품과 서비스를 구상하고 솔루션을 만들 때 필요한 기술을 떠올리는 일련의 과정이라는 것이다. 황 이사는 “시장 관점이 아닌 기술 관점에서 접근하면 없는 문제를 만들어내는 경우가 많다”며 “시장의 기회 고객의 목소리에서 기회를 찾는다면 사업계획 뿐 아니라 훌륭한 팁스 제안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람 X 시간 X 자금” 황 이사가 언급한 스타트업이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이다.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시장에 진입해 자원을 투입했다는 건 성공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세 가지 요건이 충족되면 투자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황 이사는 “서면 검토와 미팅, 예비 투심/ 발표, 내부 투심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미팅에 방점을 찍을 것”을 권했다. 미팅은 담당 심사역에게 사업을 소개하고 심사역이 사업을 하고 싶게 만들게 하는 중요한 순간이라는 게 황 이사 설명이다.
이후 투자가 확정되면 전담 이공계열 석박사, 스타트업 경력을 갖춘 전담인력이 시리즈A 투자 유치 전까지 밀착 지원에 나선다. 황 이사는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지나면 팁스 프로그램과도 연결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업 가치는 높이고 위험부담을 줄이는 일을 스타트업을 가장 잘 이해하고 지원하는 사람들이 함께 한다”고 덧붙였다.
퓨처플레이는 단일 기술을 보유한 팀보다 금융, 바이오, AI, VR, 로보틱스, 블록체인 등을 융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곳을 선호한다. 현재 류중희 대표를 비롯해 IPO, 글로벌 네트워크, M&A 전문가가 이와 관련한 혁신적인 기업을 발굴, 육성하고 있다.
팁스의 경우 모빌리티, 헬스케어, AI 스타트업 등 총 63개 팀과 함께했다. 이 중 61곳이 팁스 프로그램에 선정될 만큼 높은 성공율을 자랑한다. 퓨처플레이와 팁스 프로그램을 통과한 팀은 올거나이즈, SOS랩, 비트센싱, 휴이노 등이다.
최 심사역은 “초기 투자 관점에서 팁스 프로그램은 3년 이내 수익을 내기 어려운 테크 스타트업이 과도한 지분 희석을 방지하면서 R&D 자금을 확보하고 창업 생태계를 활성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며 팁스 프로그램을 권장했다.
퓨처플레이의 경우 초기 투자 단계에서 팁스 지원 의사를 확인한다. 최 심사역은 “딜소싱, 1,2차 미팅, 투자 결정으로 이어지는 투자 절차 중 1,2차 미팅에서 팁스 지원의사를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이후 팁스를 지원하면 심사역과 파트너, 매니저가 서면평가와 수정, 보완, 대면평가를 수행한다. 최 심사역은 이 과정에서 “풀고자 하는 문제 수준과 팀 구성원, 지원 분야, 지원 시점을 고려하라”고 조언했다. 퓨처플레이는 팁스 프로그램 추천 시 선발 팀의 과제계획서 첨삭 및 과제 중복 여부 확인, 해외 법인 지원, 아이디어 구체화 등을 돕고 있다.
한편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한화드림플러스가 주최한 2회 스타트업 오아시스에는 팁스 운용사 뿐 아니라 팁스 프로그램을 이수한 채한별 스마프 대표, 김도형 뉴아인 대표, 김기우 다나그린 대표가 참여해 팁스 프로그램 참여 경험을 공유했다.
You must be logged in to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