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로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글로벌 투자 플랫폼 아브라(ABRA)가 암호화폐로 주식, ETF(상장지수펀드) 등을 사고 팔수 있는 서비스를 내놨다. 전 세계 최초다. 아브라를 통하면 암호화페로 아마존, 애플, 알리바바, 코카콜라, 페이스북, 리프트, 스포티파이, 우버, 줌, 슬랙 등 100곳이 넘는 기업의 주식을 살 수 있다. 실제로는 주식을 사서 소유하는 개념이 아니라 해당 주식 가치에 상응하는 비트코인을 받는 것이다. 아브라에 입금되는 돈은 모두 비트코인을 기준으로 저장된다.
아브라 플랫폼은 단순히 암호화폐로 투자를 할 수 있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은행 계좌가 없는 소외 계층에게도 투자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금융 민주화를 위한 서비스인 셈이다. 빌 하바이트 아브라 대표는 “아브라의 가장 큰 장점은 가난한 농부에서부터 부유층까지 투자에 있어서 같은 권리를 갖게 해준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해외 사업 거점 국가로 필리핀을 선택한 것 역시 은행을 이용하지 못하는 계층이 많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필리핀에서 아브라의 가능성을 타진한 후 개발도상국가에는 아브라 같은 서비스가 필요할 것이란 확신이 섰다.
하바이트 대표는 CIA, NASA, 골드만삭스, 넷스케이프 등을 거쳐 금융 서비스 앱, 모바일 뱅킹 앱 창업을 하며 전통 금융 시스템에 대해 전문가 수준의 이해력을 갖출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전통 금융 시스템이 가진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형태의 모바일 금융 서비스 아브라를 2014년 설립했다. 아브라의 가능성에 폭스콘,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정글 벤처 등이 35억 달러를 투자했다.
아브라는 오랜 기간 변화하지 않았던 은행 시스템을 대체하는 새로운 서비스다. 하바이트 대표는 “기존 은행의 문제점은 중앙화된 은행이 개인의 자산을 관리한다는 점 그리고 금융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이 한정적이란 점”이라고 말했다. 아브라는 논커스터디얼 지갑으로 개인에게 자산 소유권이 있고 은행 계좌가 없는 사람도 200달러가 넘는 아마존 주식의 일부에 소액 투자할 기회를 제공한다. 투자를 시작하는데 5달러밖에 들지 않는다. 기존 은행을 통해서는 가능하지 않았던 일. 실제 아브라 사용자의 평균 투자금액은 49.18달러로 소액 투자 용도로 아브라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 특히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아브라를 이용한 소액투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아브라 사용 가능 국가는 150개국. 취급하는 암호화폐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라이트코인을 포함해 30여 종이다. 아브라를 통해 50개 국가의 법정화폐 투자도 가능하다. 아브라는 금융 서비스 소외 계층에게 금융 서비스 혜택을 제공하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둔 서비스인 만큼 아브라 실제 사용 계층은 세부적으로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다. 하바이트 대표에 따르면 필리핀의 아브라 사용자 반 이상은 은행 계좌가 없는 사람들이다. 그는 “창업자가 명심해야 할 점은 서비스의 필요성”이라며 “아브라의 사용자들은 당장 내일 아브라가 없어지면 어디서 투자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한다”고 말한다. 그는 “우리와 같은 서비스는 당분간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기술력에 대한 강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탈중앙화는 비용이 많이 들고 비효율적이지만 특정 분야의 문제를 풀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그 분야중 하나가 바로 금융분야”라고 말했다.
하바이트 대표는 “우리는 지구상의 가장 중요한 문제를 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아브라를 통해 모든 사람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것이 우리의 목표” 라고 강조했다. 그는 “언제 어디서든 쉽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왓츠앱처럼 아브라가 금융 서비스의 왓츠앱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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