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핀테크 시장은 2015년을 기점으로 빠르게 성장하기 시작해 현재 국내에는 400개가 넘는 핀테크 기업이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이중 실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기업은 시장 선점에 성공한 소수 기업인 것이 사실. 핀테크 기업이 급속도로 증가하던 2015년에 비해 새로운 기업이 등장하는 속도는 갈수록 더뎌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해외 시장에서 기회를 찾으려는 기업은 늘어나는 추세다.
해외 진출 희망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국핀테크센터가 핀테크 기업 해외 진출 세미나를 23일 공덕 서울창업허브에서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국내 핀테크 시장 현황과 해외 진출 전략 등을 공유하는 자리로 스위스 자산관리 플랫폼 아발록과 공동 개최했다.
‘국내 핀테크 산업 현황과 해외 진출 필요성을 주제’로 발표한 이성복 국내자본시장 연구원은 국내 핀테크 기업이 해외로 진출해야 할 이유를 세 가지로 꼽았다. 첫째는 국내 경제 규모다. 그에 따르면 국내 금융 발전 수준은 미국과 비슷하지만 경제 규모가 작기 때문에 핀테크 기업이 국내에만 머물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
고령화 시대에 접어든 국내 인구구조도 핀테크 기업에는 유리하지 않다. 핀테크에 익숙한 연령대는 20~40대이지만 국내는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어 디지털금융에 익숙한 연령층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설명이다. 밀레니얼 층이 이끌어가는 미국이나 젊은 층 인구가 국내보다 월등히 많은 동남아 같은 곳으로 진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핀테크 특성상 비대면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국경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해외 진출을 가능하게 하는 이유다. 과거에는 국내에서 성공한 후 해외에 진출했지만 금융의 디지털화로 순서를 구별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것. 그는 “디지털 금융의 특성상 해외진출이 어려운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이제 해외 진출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라고 말했다.
국내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21개 기업이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고 30개 이상 핀테크 기업이 해외 진출을 준비중이다. 주로 지급결제와 보안 분야 기업이다.
그렇다면 해외 진출전략은 어떻게 짜야 할까. 이 연구원은 “국내 핀테크 기업이 독립적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며 “해외에 이미 진출해있는 국내 금융회사를 활용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말했다. 현지 진출 금융회사는 이미 현지 금융업라이센스를 보유했고 로컬 문화도 이해하고 있어 독자적으로 진출했을 때보다 해외 시장 안착이 쉽다는 설명이다. 기술력이 있는 경우 현지 금융기업과 직접 협력하는 방법도 있다.
한국 핀테크 현황과 해외 진출 전략에 대해 발표한 박정재 아발록 벤처 아시아대표는 해외 진출 시 B2C와 B2C별로 다른 진출 전략을 짜야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B2C의 경우 일반 스타트업은 단독 진출은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이어 “기술기업이라면 금융기관들과 협력하고 B2B2C 방식을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국내 핀테크 기업의 경우 가장 부족한 부분은 영어다. 박 대표는 “기술이 좋으면 영어는 적당히 하면 되지 않을까 하지만 기본적으로 의사소통이 안되면 설득이 힘들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진출 국가에 대한 리서치, 현지 파트너 찾기, B2B라면 네트워킹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박 대표는 올해 말 시작되는 오픈뱅킹을 기대하고 있다. 국내 금융생태계 자체를 바꿀 수 있는 제도라는 것. 그는 “과거 은행은 패쇄적이었지만 앞으로는 디지털 금융 기업과 협력하지 않으면 안되는 환경에 노출되고 이는 핀테크 기업에게 더 많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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